'동료 평가' 두려워 문제 제기 못해
업체 "폭언 쇼호스트 2명 출연 정지"
채널A는 유명 홈쇼핑 채널의 쇼호스트들이 참여하는 단체 대화방에서 요즘 군대에서도 보기 힘든 '군기 잡기'가 선후배 간에 벌어졌다고 7일 보도했다. 이 대화방에서 선배 쇼호스트들은 휴게실 이불이 더럽다면서 "빨래해두라"고 지시하는가 하면 연말 정산 방법을 정리해 올리라는 요구도 했다.
유명 홈쇼핑 채널 쇼호스트 단체 대화방에 올라온 대화 내용 재구성[이미지출처=채널A 보도 캡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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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은 자정이 가까운 늦은 시간에도 "카톡도 회사 업무의 연장이니 메시지를 주말에도 항상 확인하라"라거나 선배의 생일 축하 멘트를 작성해 올릴 것을 후배에 강요했다. 이에 한 후배가 생일 축하 멘트를 올리자 이를 두고 '이모티콘이 이상하다' '더 정중하게 쓰라'고 세세한 것까지 흠을 잡으며 지적했다.
이 회사 관계자들은 과도한 '기수 문화' 때문에 후배 쇼호스트들이 피해를 보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 회사 관계자 A씨는 채널A에 "(후배에게) 욕하는 건 기본이고 막말도 많이 한다"며 "그냥 복종해야 한다"고 토로했다. 이어 "조금이라도 마음에 안 들면 엄청 뭐라고 하는 선배도 많다"고 털어놓았다.
선배들의 무리한 요구에도 후배 쇼호스트들이 회사에 문제를 제기할 수 없는 이유는 '동료 평가' 때문이다. 쇼호스트들은 2~3년 단위로 재계약을 해야 하는데, 동료 평가를 잘못 받으면 재계약에서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
해당 홈쇼핑 업체는 내부 신고를 통해 이러한 내용을 확인한 뒤 지난달 진상 조사에 들어갔다. 조사 결과 후배들에게 폭언한 사실이 확인된 쇼호스트 2명은 출연 정지를 당한 상태다. 업체 측은 이들에 대한 계약 해지도 검토하고 있다. 이 업체는 "소속 쇼호스트에게 갑질 행위가 적발되면 계약을 해지할 수 있다는 서약서를 받는 중"이라고 밝혔다.
김현정 기자 khj27@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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