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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보고 영어로 설명하세요" 美시민권 시험 더 어려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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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미국 독립기념일인 4일(현지시간) 초대 대통령인 조지 워싱턴의 자택인 버지니아주 마운트버넌에서 열린 귀화식에서 새로 미국 시민이 된 이들이 충성 선서를 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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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시민권 취득을 위한 시험이 앞으로 더 어려워진다. AP통신은 5일(현지시간) 영어 실력이 부족한 이들이 미국 시민이 되는 게 쉽지 않아질 전망이라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미국 시민이민국(USCIS)은 2008년에 마지막으로 변경한 시민권 시험을 15년 만에 업데이트한다. 새 시험은 올해 후반기에 도입할 것으로 예상된다.

새 시험에서는 영어 말하기 영역이 더 어려워질 전망이다.

현재는 시험관이 시민권 신청자를 인터뷰하면서 영어 말하기 능력을 평가하는 데 응시자가 이미 귀화 신청 서류에서 답한 개인 정보에 대해 질문하기 때문에 답변하기가 쉬운 편이다.

그러나 새 시험에서는 시험관이 날씨나 음식, 행동 등 일상적인 상황을 담은 사진들을 보여주면 응시자가 그 내용을 영어로 묘사해야 한다.

또 미국 역사와 정부에 대한 지식을 시험하는 영역으로 문제 양식을 현재의 단답형에서 선다형으로 바꾼다.

예를 들어 지금은 시험관이 ‘미국이 1900년대에 치른 전쟁 하나를 대라’고 하면 응시자는 1차 세계대전, 2차 세계대전, 한국전쟁, 베트남전쟁, 걸프전 등 5개 정답 중 아는 전쟁 하나를 답하면 된다.

그러나 새 양식에서는 응시자가 직접 질문을 읽고 남북전쟁, 멕시코-미국 전쟁, 한국전쟁, 스페인-미국 전쟁 등 미국이 1800년대에 치른 전쟁 3개를 포함한 4개 선택지 중 하나를 골라야 한다.

정답을 맞추려면 질문을 먼저 이해하고, 1900년대에 치른 전쟁 5개를 모두 알아야 하기 때문에 난도가 더 높다.

전문가들은 영어를 잘 못 하거나 교육 기회를 누리지 못한 난민, 고령 이민자, 장애인 등이 새 시험을 통과하는 데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보고 있다.

연방법은 대부분 시민권 신청자에게 일상적인 영어 말하기, 읽기, 쓰기 능력과 미국 역사와 정부에 대한 지식을 입증할 것을 요구한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임 기간인 2020년 시민권 시험을 더 길고 어렵게 만들었으나 이후 조 바이든 대통령이 취임하고서 원상 복구한 적이 있다.

시민이민국은 올해 새 시험을 전국 단위로 시범 도입해 의견을 수렴한 뒤 전문가 검증을 거쳐 올해 후반기부터 적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정시내 기자 jung.sina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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