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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1 (수)

이슈 대한민국 연구 현장

‘변화구’처럼 휘는 전자 궤적... 국내 연구진이 세계 최초로 시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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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학술지 '네이처' 게재

성균관대 최경민 교수·포스텍 이현우 교수 연구팀 협력

세계일보

'궤도 홀 효과' 이미지.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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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자 번호가 낮은 가벼운 금속(경금속) 내부에서 전자가 움직이는 궤적을 야구 변화구처럼 휘도록 제어하는 기술이 국내 연구팀에 의해 첫 개발됐다.

6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성균관대 최경민 교수 연구팀과 포항공대(포스텍) 이현우 교수 연구팀이 경금속 내부에서 전자 궤적을 변화구처럼 휘도록 제어하는 것을 세계 최초로 성공했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 성과는 국제학술지 '네이처'(Nature)에 게재됐다.

고체에서 흐르는 전자의 속도와 전자의 수를 제어하는 방법은 개발돼 있으나 전자의 궤적이 휘도록 제어하는 방법은 매우 제한적으로 존재한다.

수많은 소자가 집적된 전자기기에 홀 효과를 적용하려면 각 소자의 동작에 맞게 서로 다른 방향의 자기장을 가해야 하는데, 집적도가 높은 전자기기에서 이를 구현하는 것은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기존에도 스핀 각운동량을 이용하면 전자 궤적을 휘게 만들 수 있다는 것이 '스핀 홀 효과'라는 이름으로 보고된 바 있다. 그러나 이는 원자 번호가 큰 중금속에서만 발현한다는 한계가 있었다.

이에 연구팀은 타이타늄(Ti) 금속에서 전자의 스핀이 아닌 전자가 원자핵 주위를 도는 궤도 각운동량을 이용해 전자 궤적을 휘게 만드는 '궤도 홀 효과'를 세계 최초로 시현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그간 이론적으로만 알려져 있던 궤도 홀 효과를 중금속이 아닌 원자번호가 작은 경금속에서 실험적으로 최초로 시현했다는 점에서 그 의미가 크다. 실제 실험을 진행한 것은 타이타늄 뿐이지만 연구팀은 금속성을 가지면서 원자번호가 작은 대부분의 경금속에서도 같은 효과가 일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연구팀은 "여러 변화구를 원하는 위치에 던질 수 있는 능력이 훌륭한 투수의 기준이 되는 것처럼 전자의 궤도 각운동량을 통해 전자의 궤도를 정확히 제어할 수 있는 능력은 다양한 고체 물리 분야에 적용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박윤희 기자 py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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