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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6 (화)

이슈 일본 원전 오염수 방류

[르포]"‘후쿠시마 오염수’ 정치 싸움에 죽는건 상인"…'역대 최악' 수산업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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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 동구 방어진회센터 상인들 손님 급감에 '울상'

"상인들 위해 정부·지자체는 올바른 방향 제시해줘야"

뉴스1

4일 울산 동구 방어진 회센터는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문제로 손님이 발길이 끊겨 한적하다.2023.7.4/뉴스1 ⓒ News1 김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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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뉴스1) 김지혜 기자 = "어제는 내가 마수걸이도 못했고, 오늘은 건너편 언니가 마수걸이를 못하고…이제는 이렇게 빈손으로 장사를 마감하는 게 일상이 되어 버렸다." 동구 방어진 회센터에서 수십년째 횟집을 운영하고 있는 김모씨(71)는 손을 절레절레 흔들며 토로했다.

4일 오후 울산 동구에 위치한 방어진 회센터를 찾았다. 주말에는 50m 남짓의 회센터 복도에 손님으로 붐비는 곳이다. 이날 평일임을 감안하더라도 회센터에는 횟집 상인들이 수족관의 바닷고기를 분류하거나 청소하고 있을 뿐 손님들은 보기 힘들었다.

35년간 바다생선 회를 팔아 왔다는 김씨는 일요일에 들인 생선이 팔리지 않아, 더 이상 생선을 받을 수 있는 상황도 아니라며 회센터가 문을 연 이후 역대 최악의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방어진 회센터 상인들은 한 목소리로 후쿠시마 핵발전소 오염수 방류 관련 보도가 나온 직후부터 매출이 급감하는 악몽 같은 상황이 시작됐다고 입을 모았다.

김씨는 "코로나 팬데믹 때보다 더 힘들다"며 "지금은 손님들이 바다 생선을 먹으면 죽는다고, 암걸린다고 말하는 걸 들으면 심장이 철렁 내려 앉는다"고 말했다.

또 다른 횟집 주인 한모씨(62)는 "후쿠시마 핵발전소 오염수 방류 관련해 티비에서 떠들어 대는 정치인들의 정치 싸움에 죽어나는 건 상인들"이라며 "여당과 야당에서 정치적 싸움으로 이용할 생각하지 말고 상인들의 살길을 위해 진정으로 고민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이어 "아직 방류하지 않았는데 이렇게 꼬리표가 되어 시민들이 불안해하고 주문이 줄어들면 앞으로는 어떻게 해야하나 생각하면 더욱 갑갑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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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 울산 동구 방어진 공동어시장은 손님이 없어 상인들이 앉아 손님을 기다리고 있다.2023.7.4/뉴스1 ⓒ News1 김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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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이 곳 상인들 사이에는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로 실제 피해가 발생했을 경우 정부에게 청구해야 한다는 의견과 일본에 청구해야 한다는 의견이 갈려 상인들끼리 열띤 논쟁이 오가고 있다고 귀띔했다.

특히 이 곳 상인들은 현재의 수산업계의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 정부와 지자체가 힘을 합쳐 먼저 노력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상인 박모씨(58)는 "우리가 방류하지 말라고 손들면, 일본이 안 할 거 아니잖아요. 그러면 정부와 지자체 모두 상인들을 살리는 올바른 방향을 조속히 제시해 줘야된다"며 정부와 지자체의 적극적인 대책마련을 요구했다.

방어진 공동어시장에서 용가자미를 판매하는 부모님의 장사를 돕기 위해 일손을 보태고 있다는 최모씨(47)는 "택배 판매를 하고 있는데, 벌써부터 전국에서 먹어도 되는 거냐는 문의전화가 쇄도한다"며 "각종 모임에서 지금 먹는 것이 마지막이라는 이야기가 오간다는데, 그저 속이 탄다"고 말했다.

이어 "아직 매출에 직격타를 맞진 않았지만, 바로 옆 방어진 회센터의 어려운 상황을 보면 이제 더 이상 남일이 아니다"고 우려했다.

최씨는 "오염수 방류되면 일어날 모든 일과 피해가 동구 방어진 회센터, 방어진 공동어시장, 울산 각종 회센터뿐만 아니라 전국과 전국민이 영향을 받는 일인 만큼 상인들과 정부의 적극적인 움직임이 필요할 때"라고 강조했다.

한편 김종훈 울산 동구청장은 지난달 15일 동구청 프레스센터에서 기자 회견을 열고 "동구 지역 어업종사자는 1100여명이고, 연간 어획량은 7000톤에 이른다"며 "후쿠시마 원전 방사능 오염수 방류하면 울산 동구의 지역경제와 자연환경에 피해가 우려된다"고 밝혔다.

또한 "일본정부 오염수 방류 이후 수산물 소비가 줄어들 것에 대비해 자국의 어민들을 위해 800억엔 (7500억원) 규모의 지원 방안을 마련했다"며 "우리 정부도 국민들에게 피해가 없도록 즉각적인 보상이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joojiok@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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