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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3 (월)

[소년중앙] 지구와 함께 시작된 ‘탄소순환시스템’ 무너진 균형 되살리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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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여름께면 빠지지 않고 나오는 뉴스가 있습니다. 올여름 더위가 예년보다 빠르다거나, 역대급 폭염 혹은 기록적인 장마 등의 내용이죠. 이는 비단 우리나라뿐 아니라 세계 곳곳에서 일어나는 일인데요. 동남아와 북미에는 폭염을, 호주에는 가뭄을, 서유럽에는 홍수를 유발하는 식이죠. 통계적 평년값을 벗어난 이상기후는 기후위기, 더 나아가 기후재앙이라고도 표현합니다. 이산화탄소 등 온실가스로 인한 지구온난화가 그 원인으로 지목되며 탄소 배출량을 줄여야 한다는 데 세계 각국이 동의했고, 탄소중립을 실천할 방안을 찾고 있는데요. 그럼 탄소를 없애면 문제가 다 해결되는 걸까요.

온실가스, 하면 대표적으로 이산화탄소를 꼽습니다. 이산화탄소는 말 그대로 두 개의 산소와 하나의 탄소가 결합해 만들어진 화합물로 상온에서 무색무취의 기체로 존재해요. 이산화탄소를 비롯한 온실가스는 지구를 둘러싼 대기권에서 거대한 온실처럼 작용해 지표면에 흡수됐던 태양열이 다시 우주 밖으로 나가지 못하게 흡수 또는 반사해 지구 표면의 온도를 높이죠. 지구의 평균 기온이 계속 올라가는 지구온난화로 인해 전 지구적 이상기후가 나타나기 시작했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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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의 기후과학자 에드 호킨스가 개발한 가열화줄무늬는 1901년부터 2021년까지 지구의 평균기온을 색으로 나타내 상승 정도를 보여주는 그래프다. 아시아의 가열화줄무늬 앞에 선 이예준·김태연·박서현(왼쪽부터) 학생모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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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이산화탄소는 지구라는 시스템의 에너지 평형에 중요한 역할을 하며 육상 및 해양 표층에서 생물권의 탄소 흡수에 중요한 공급원입니다. 예를 들어 식물은 광합성 과정에서 이산화탄소를 흡수해 산소와 함께 에너지를 낼 수 있는 포도당(탄수화물)을 만들어내죠. 이산화탄소, 즉 탄소는 온실가스로 지구온난화의 주범이라고 불리기 이전에 다양한 역할을 맡고 있습니다.



탄소란 무엇인가



탄소에 대해 정확한 이해를 기반으로 탄소중립 사회로 가기 위한 방향을 제시하는 전시가 있어 김태연·박서현·이예준 학생모델이 국립과천과학관을 찾았습니다. 전시를 기획한 양회정 연구관은 먼저 “이산화탄소라는 말을 들으면 느낌이 어떤지” 물었죠. 소중 학생기자단이 “기후위기의 원인”이라고 답하자 양 연구관은 “이처럼 부정적 인식이 많다”고 말했죠. “덕분에 기후위기 관련해 전시하면 인류 멸망이 얼마 안 남았다며 우는 어린이도 나오곤 해요. 사실 대기 중 이산화탄소는 우리 인간의 잘못으로 탄소순환시스템의 균형이 무너지며 많아졌는데요. 왜 이산화탄소, 즉 탄소만 못된 아이 취급을 받는지 알아보고 탄소의 시점에서 메시지를 주고 싶어 탄소의 정의부터 탄소중립을 이루는 근본적인 해결책까지 담아 관람객에게 알리고자 3년에 걸쳐 준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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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소에 대한 이해를 기반으로 탄소중립 사회로 가기 위한 방법을 알아보기 위해 소중 학생기자단이 국립과천과학관 ‘탄소C그널’ 전시를 찾았다. 플라스틱 등 탄소 기반 물질로 이루어진 다양한 물건으로 '탄소 행성'임을 표현한 우유상자 지구 앞에 선 박서현·김태연·이예준(왼쪽부터) 학생모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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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시라도 탄소는 지구온난화와 기후위기를 막기 위해 지구에서 사라져야 할 원소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는 건데요. 사실 탄소가 뭔지 잘 모르면서도 오해가 크다는 겁니다. 이 점을 짚고 전시장에 들어서자 녹색 우유상자가 가득 쌓여 벽과 통로를 이루고 있었죠. “이 우유상자들은 전시가 끝나면 재활용된다”고 한 양 연구관은 벽에 걸린 패널을 가리키며 옆에서 한번 보라고 했죠. 구멍이 뚫린 게 골판지 같다는 소중 학생기자단의 말에 그는 목재펄프와 종이로 만든 친환경 소재 허니콤보드라고 설명했어요. “보드의 글씨를 자세히 보면 구멍이 있죠. 인쇄 시 잉크량을 35% 정도 줄이는 에코글꼴로, 읽는 데는 문제없어요. 또 보드를 설치한 조립식 벽체나 비계 구조물 등도 다 재사용할 수 있죠. 전시 자체도 콘셉트에 맞춰 탄소중립을 최대한 실천하도록 꾸민 거예요.”

그럼 문제의 탄소는 어디에서 왔을까요. 궁금해하는 소중 학생기자단 앞에 영상 하나가 떠올랐습니다. 빅뱅 후 우주에서 수소와 헬륨이 만들어지고 별이 된 다음, 별 내부의 핵융합 반응으로 탄소가 만들어졌으며, 초신성 폭발로 별이 붕괴하면서 우주 공간에 흩어졌다는 내용이었죠. 이후 원시지구가 만들어질 때 인력작용으로 모인 탄소는 지구를 구성하는 물질이 됐어요. 별에서 온 탄소는 우주의 물질을 만드는 118가지 원소를 배열한 원소주기율표에서 6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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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소와 탄소중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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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소의 원소기호 C는 라틴어 이름인 카본(Carbon)에서 딴 것으로, ‘타고 남은 것’이란 뜻이에요. 여러분이 흔히 쓰는 연필심 재료인 흑연부터 보석인 다이아몬드 등을 이루는 구성물질이죠. 우리가 마시는 공기, 흙과 암석, 석탄과 석유, 바닷물뿐 아니라 인간을 비롯한 모든 생명체에도 들어있고, 인간이 만든 수많은 물건에도 탄소가 있어요.”

양 연구관은 구조도를 가리키며 탄소의 특별한 성질에 관해 설명했죠. “탄소는 원자핵과 6개의 전자로 이루어졌어요. 전자는 첫째 껍질에 2개, 둘째 껍질에 4개가 있는데, 둘째 껍질에는 8개까지 채울 수 있죠. 그래서 탄소는 근처 원자와 전자를 공유하는 식으로 계속 4개의 빈자리를 채워 안정화하려고 해요. 이러한 공유결합을 통해 탄소는 2000만 종 이상의 화합물을 만들 수 있습니다. 탄소 원자로만 결합한 경우는 탄소동소체라고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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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소의 구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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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소의 특징을 알게 된 소중 학생기자단은 탄소 하나와 수소 4개로 가장 간단한 탄화수소 화합물인 메테인을 만들어봤습니다. 하수가 썩었을 때, 소의 트림이나 동물의 분뇨에서 발생하는 메테인은 흔히 말하는 메탄가스죠. 흑연과 다이아몬드의 구조도 관찰하며 다이아몬드는 엄청 단단하고, 흑연은 전기가 통하는 등 탄소동소체지만 확연히 다른 성질을 지닌 것을 알았고요. 탄소원자 60개로 만든 ‘세상에서 가장 작은 축구공’ 풀러렌, 흑연에서 한 겹 떼어낸 그래핀, 탄소나노튜브 등 과학자들이 만든 새로운 탄소동소체도 살펴봤습니다. 이런 인공 탄소동소체를 만든 과학자들은 노벨상을 받기도 했죠.

수많은 탄소 화합물 중 일부는 녹색 우유상자로 만든 지구 위에 전시됐습니다. 석유 추출물에서 비롯한 각종 플라스틱 등 익숙한 생필품 사이에선 세상을 이루는 탄소에 관한 영상이 나오고 있었죠. 소중 학생기자단은 자연적으로 탄생한 탄소의 기원과 특징을 알고, 우리 몸을 이루는 단백질·지방·근육 조직에도 탄소가 함유돼 탄소가 없으면 대부분의 생명체는 형태를 잃게 된다는 걸 알았어요. 또 특별한 공유결합 능력 덕분에 지구는 탄소 행성이며, 석유를 기반으로 하는 현대 문명은 탄소 문명이라고 하기에 손색없다는 사실을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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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소 원자만으로 이루어진 탄소동소체는 과학자들이 인공적으로 만들어내기도 했다. 풀러렌·그래핀·탄소나노튜브 등 인공 탄소동소체 구조를 살펴본 소중 학생기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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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소는 억울하다



지구를 구성하는 핵심요소인 탄소는 왜 문제아 취급을 받게 됐을까요. 예준 학생모델은 “온실가스 중 특히 이산화탄소가 중요한 이유가 무엇인지” 질문했어요. “사실 지금 이산화탄소는 대기 중에 1%도 안 된다”고 말한 양 연구관은 “원시지구 대기의 95%를 차지하던 이산화탄소는 탄소순환시스템을 통해 안정되며 약 0.04%가 됐죠. 현재는 0.14% 정도로 늘었는데, 1857년 산업혁명 이후 급증한 화석연료 사용으로 인위적으로 발생한 온실가스 중 80% 이상을 차지한다”고 설명했죠. 흔히 말하는 5대 온실가스, 즉 이산화탄소·메테인·오존·아산화질소·프레온가스 중에서도 이산화탄소가 대표로 꼽히는 건 전체 온실가스 배출량에서 가장 많기 때문입니다.

이산화탄소 농도가 계속 증가하고 있다는 걸 최초로 밝힌 건 찰스 데이비드 킬링과 아들 랠프 킬링 박사가 대를 이어 만들고 있는 ‘킬링 곡선’이에요. 1958년부터 지금까지 하와이의 마우나로아에서 측정한 대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를 그래프로 표시한 거죠. “킬링곡선은 이산화탄소 농도가 지구 기후에 미치는 영향을 정량화하기 시작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습니다. 건강한 지구 상태를 유지하기 위한 이산화탄소 농도는 350ppm 수준인데 킬링곡선을 보면 1958년 313ppm이었던 것이 현재는 인류가 경험하지 못한 400ppm을 넘었음을 알 수 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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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회정(맨 왼쪽) 연구관이 소중 학생기자단에게 롤링볼 작품으로 표현한 지구 생태계 탄소순환시스템의 균형과 불균형에 대해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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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상향 중인 킬링곡선을 살핀 서현 학생모델이 탄소순환시스템이 어떻게 균형을 잃었는지 설명해달라고 했어요. “대기(기권)와 땅(암권), 바다(수권), 생물체(생물권) 사이에서 탄소가 형태를 바꿔가며 돌고 도는 탄소순환시스템은 약 46억 년이라는 지구의 지질시대를 거치며 배출량과 흡수량이 균형을 이루게 만들어졌어요. 예를 들어 사람이 호흡하며 배출한 이산화탄소는 기권에서 식물의 광합성을 통해 다시 생물권으로 돌아오고, 죽어서 땅으로 돌아간 생물 속 탄소는 석탄·석유 등 화석연료를 연소하며 기권으로 배출되는 식이죠. 그런데 산업화로 인해 화석연료를 엄청나게 쓰면서 지구 내부에 저장됐던 탄소가 기권으로 대량 배출되며 탄소순환시스템이 무너지게 된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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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소순환시스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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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소량의 변화는 빙하를 통해서도 알 수 있습니다. 빙하 속에는 얼음이 만들어진 당시의 공기가 방울 상태로 갇혀 있어 이를 추출해 먼 옛날 대기의 이산화탄소 농도를 알 수 있거든요. “고기후 연구 결과 과거 80만 년 중에서 산업화 이후 100년간 온실가스 농도 상승속도가 가장 높다”고 말한 양 연구관은 대기 중 탄소 농도의 증가는 ‘기후되먹임 루프’를 통해 기후위기 현상에 계속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설명했어요.

소중 학생기자단은 숲·영구동토층·반사율의 기후되먹임 루프 영상을 시청했죠. 반사율을 예를 들면, 화석연료로 인한 탄소 배출로 해수의 수온이 상승하면 빙하가 녹고, 해수면이 상승하면서 빙하가 점점 더 녹고, 해수의 수온이 더 상승하는 루프가 계속되는 겁니다. 온실효과로 인한 지구 평균기온 상승 정도는 가열화줄무늬로 시각화됐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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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중 학생기자단이 기후 위기 현상에 악영향을 미치는 숲·영구동토층·반사율의 기후되먹임 루프 영상을 보고 있다.


영국의 레딩대학교 기후과학자 에드 호킨스가 개발한 가열화줄무늬는 푸른색에서 붉은색으로 나아가는 형상인데요. 각각의 줄무늬는 1년을 뜻하며 전체 기간의 평균 기온 대비 해당 연도의 평균 기온을 색으로 나타낸 그래프로, 푸른색은 평균보다 추운 해고 붉은색은 더운 해죠. 갈수록 진해진 빨간 줄무늬는 뜨거워지는 지구의 심각성을 한눈에 보여줍니다.

그 옆 통로로 들어서자 가열화줄무늬로 이루어진 길이 나타났죠. 대기 중 탄소 농도의 증가로 지구 온도가 상승하며 인류가 초래한 대멸종의 터널 같기도 한 길의 끝에 서자 공룡이 연설을 시작했습니다. 인류에게 멸종을 선택하지 말라며 변화를 만들 때라고 강조하는 공룡에게 고개를 끄덕인 소중 학생기자단 앞에 녹색 숲이 나타났어요.



탄소중립 사회로



“탄소가 뭔지 알아보고, 어떻게 문제가 발생했는지 살폈으니 이제 우리가 찾은 해법을 논할 차례”라고 말한 양 연구관에게 예준 학생모델이 “아까 숲 영상도 봤는데, 나무를 많이 심으면 탄소중립에 큰 도움이 되는지” 물어봤죠. “물론입니다. 이산화탄소를 활용해 광합성 작용을 활발하게 하는 숲은 대기 중 탄소 농도 저감에 아주 효과적이에요. 육상 생태계에서 식물이 광합성으로 흡수하는 탄소를 그린카본이라고 하죠. 숲뿐만 아니라 습지도 그린카본이며, 논 경작지가 탄소흡수원이 되는 기술도 연구해요. 기후변화로 우리나라가 건조해지며 산불이 늘었는데, 산불은 숲에 저장한 그린카본을 다시 대기로 방출시키죠. 나무를 심는 것만큼 산불 예방도 중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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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린카본’ 숲 앞에서 대표적인 온실가스로 꼽히는 이산화탄소(CO2)를 표현해 본 김태연·이예준·박서현(왼쪽부터) 학생모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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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수리나무·신갈나무 등 활엽수와 소나무·잣나무·편백나무 등 침엽수가 각각 얼마나 탄소를 저장하는지 알아본 소중 학생기자단은 맞은편 블루카본으로 향했어요. 거대한 고래가 헤엄치는 키네틱아트 옆에는 다양한 해양생물이 전시됐죠. “대왕고래는 살아있는 동안 33톤의 이산화탄소를 흡수해 ‘바닷속 나무’라고 불려요. 죽은 뒤엔 탄소를 품은 채로 해저에 가라앉아 탄소를 격리해 해양 생태계의 탄소순환을 상징하죠. 우리나라 갯벌은 연간 26만 톤의 이산화탄소를 흡수한다는 연구결과도 있죠.” 여기에 산호초와 식물플랑크톤이 잠재적 블루카본으로 꼽히고, 맹그로브 숲, 염습지, 해중림(잘피림)은 현재 블루카본에 해당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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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에서는 고래를 블루카본 히어로로 지목했다. 대왕고래는 살아있는 동안 33톤의 이산화탄소를 흡수하며, 죽은 뒤 탄소를 품은 채로 해저에 가라앉아 해양 생태계의 탄소순환을 상징한다.


“대기로 배출된 이산화탄소의 50%는 대기에 남아있고, 30%는 해양에서, 20%는 육상에서 흡수돼요. 그린카본과 블루카본은 자연 속 탄소 저장고라고 할 수 있죠. 이들을 보호하지 않고 파괴하면 탄소 저장고가 없어지므로 탄소는 대기 중으로 가게 되고, 온실효과가 가중되면서 기후위기는 더 심화하겠죠.”

양 연구관의 설명에 서현 학생모델이 “이외에 다른 방법은 없는지” 묻자 탄소 포집·이용·저장 기술(CCUS·Carbon Capture, Utilization and Storage)이라는 답이 돌아왔죠. 탄소 포집은 여러 물질이 혼합된 가스 중 이산화탄소만 포집·분리하는 기술, 탄소 이용은 포집된 이산화탄소를 화학적·생물학적으로 전환해 시장가치가 있는 제품 원료로 전환하는 기술, 탄소 저장은 포집된 이산화탄소를 지중·해저 등에 저장하는 기술을 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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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소C그널’ 전시에서는 탄소와 탄소순환시스템에 대해 재미있게 알 수 있는 게임을 마련했다. ‘세상을 돌고 도는 탄소C’ 게임에 참여한 소중 학생기자단.


전시에서는 이산화탄소와 잘 반응하는 수용액을 이용한 습식 탄소 포집 기술을 볼 수 있었어요. “키어졸이라고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에서 독자 개발한 이산화탄소 포집용 고성능 흡수제가 있어요. 기존에 같은 용도로 쓰던 것보다 에너지를 적게 쓰는 장점이 있죠. 흡수탑 버튼을 눌러보세요.” 흡수탑 안에서 이산화탄소를 만난 키어졸이 딱 달라붙자 열교환기 버튼을 눌렀죠. 여기서 이산화탄소와 분리된 키어졸은 재활용할 수 있어요. 다음으로 재생탑에선 이산화탄소만 모아 저장할 수 있습니다. 양 연구관은 “2025년부터 동해가스전을 활용해 탄소 저장소를 시작할 계획”이라고 설명했죠. 또 제지공장에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를 이용해 폐지를 고급종이로 재활용한 종이 휴지통도 살펴봤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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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소중립포인트제


인간의 활동으로 배출되는 탄소는 최대한 줄이고, 배출된 탄소는 그린카본·블루카본이 흡수하거나 CCUS로 제거해 실질적인 탄소 배출량을 0으로 만드는 것을 탄소중립이라고 합니다. 태연 학생모델이 “생활 속에서 탄소를 줄이려면 어떤 일을 해야 하는지” 질문했죠. “개인 또는 단체가 직·간접적으로 발생하는 온실가스의 총량을 탄소발자국이라고 하는데요. 탄소발자국을 줄이는 최선책은 자동차를 이용하지 않는 거예요. 영국 리즈대학 연구팀이 7000여 건의 기존 연구결과를 분석해 2022년 1월 ‘환경연구보’에 개인이 탄소발자국을 남기지 않는 최선의 방법 10가지를 발표한 결과죠. 자동차를 이용하지 않으면 1인당 연간 2.04톤의 이산화탄소를 줄일 수 있다고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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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중 학생기자단이 평소 사용하는 교통수단, 하루에 쓰는 일회용 컵 개수 등 일상 속 탄소발자국을 알아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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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연 학생모델은 “전 세계가 탄소중립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하는데 다들 잘 지키고 있는지” 궁금해했죠. “여기 ‘2050 탄소중립’ 코너의 제목은 우리나라의 탄소중립 선언이기도 한데요. 안타깝게도 한국은 온실가스 배출 세계 7위, OECD 국가 중 이산화탄소 배출 증가율 1위에 석탄 발전 비중은 2위인 반면 재생에너지 발전 비중은 뒤에서 2위 등 기후악당 국가 중 하나입니다.”

깜짝 놀라 “우리부터 잘해야겠다”고 다짐한 소중 학생기자단은 뉴락(New Rock) 전시물 앞에 섰어요. 썩지 않는 플라스틱은 바람·물·태양열 등에 의해 풍화작용을 겪거나 녹아 주변의 자연물과 엉겨 붙으며 플라스틱 돌멩이(암석)이라고 부르는 ‘플라스티글로머레이트’가 됐죠. 이 새로운 돌멩이는 인류의 흔적으로써 지질시대를 나타내는 지표가 될 수 있습니다. 양 연구관은 “이미 해양생물들은 뉴락에 서식하는 등 탄소와의 동행을 시작했다”고 귀띔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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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라스틱 돌멩이라고 불리는 '플라스티글로머레이트'를 모은 전시물 '뉴락' 앞에 선 소중 학생기자단. 이 새로운 돌멩이는 인류의 흔적으로써 지질시대를 나타내는 지표가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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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부터 탄소를 저감해도 본격적으로 화석연료를 이용하며 탄소를 배출하기 시작한 산업혁명 이전으로 되돌아갈 수는 없어요. 영국의 이스트앵글리아대학의코린 르 퀘레 교수 공동 연구팀은 ‘네이처 기후변화’ 2022년 5월호에 코로나19로 경제활동이 감소하며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코로나19 이전보다 10% 정도 줄었지만, 같은 기간 이산화탄소 농도는 오히려 약 3ppm 증가해 이산화탄소 배출량 감소가 기후변화와 대기오염에 미치는 긍정적인 영향이 적었다고 발표했어요. 이는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제2차 세계대전 이후 가장 큰 폭으로 감소했어도 대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는 크게 영향을 받지 못했다는 거고, 이산화탄소 농도가 더 이상 증가하지 않으려면 아예 이산화탄소 배출을 중단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해요. 이제 탄소는 우리와 동행해야 할 친구라는 뜻입니다. 근본적인 해결책은 이미 나왔어요. 여러분이 일상생활에서 탄소중립에 도달하기 위한 행동을 실천하는 것으로 이어질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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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과천과학관 ‘탄소C그널’ 전시를 찾은 소중 학생기자단이 양회정(맨 왼쪽) 연구관과 인터뷰한 뒤 탄소중립에 도달하기 위해 생활 속 실천을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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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탄소C그널

기간: 8월 20일까지

장소: 경기도 과천시 상하벌로 110 국립과천과학관 기획전시실

관람 시간: 오전 9시 30분~오후 5시 30분(발권 마감: 오후 4시 30분, 매주 월요일 휴무)

관람료: 어른 4000원, 어린이·청소년 2000원

해설 안내: 1회(오후 1시 30분~2시)/20명 내외 현장접수 ※단체해설 문의: 02-509-6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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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소중립 생활 실천수칙 가정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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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중 학생기자단 취재 후기

요즘 환경에 관심이 많았는데 관련 취재가 잡혀서 너무 설렜어요. 미리 책도 보고 검색도 하면서 공부했지만 궁금한 게 잘 나오지 않아 아쉬웠는데 이번 취재로 많은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특히 탄소가 우리에게 많이 필요하고 많은 물체에 들어있다는 게 신기했죠. 생활에서 이산화탄소를 줄이는 방법 중 하나로 ‘가까운 거리는 걸어 다니자’는 연구원님의 말씀을 반 친구들에게 전파하여 조금이라도 환경에 도움이 되는 생활을 하겠습니다.

-김태연(인천 진산초 4) 학생모델

‘탄소C그널’ 전시를 보기 전까지 탄소를 ‘환경파괴의 주범’이라며 부정적인 면만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탄소가 우리 주변의 많은 물질과 생명체를 이루며 순환한다는 것을 알게 되면서 탄소에게 미안하면서도 고마운 마음을 가지게 됐어요. 탄소에 대해 모르는 점이 많았지만, 연구관님의 친절한 설명 덕분에 전시를 쉽고 재미있게 관람할 수 있었죠. 또 친환경 소재인 허니콤보드와 우유상자로 만든 지구 등 재활용이 가능한 재료를 활용해 인상 깊은 점이 많았습니다. 탄소 순환에 불균형이 발생하며 환경문제가 생기고 있죠. 이를 바로 잡을 수 있는 방법을 알고 있는 것도 중요하지만, 실천하는 것이 더 중요한 것 같아요. 소중 독자들이 이 기사를 읽고 탄소 순환에 관심을 가졌으면 좋겠습니다.

-박서현(서울 신상도초 6) 학생모델

평소 ‘탄소’ 소리를 들으면 잘 모르고 ‘나쁜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이번 취재를 통해 탄소가 무엇이고, 어떻게 생겨났는지, 어떻게 사용해야 하는지 알게 되었습니다. 탄소순환시스템과 탄소중립에 대해 알아보며 여러 부분에서 깨달음을 얻었죠. 특히, ‘탄소C그널’ 전시회 자체도 재활용 소재를 사용하고 잉크를 절반으로 줄이는 등 탄소중립을 위해 노력했다는 걸 알고 정말 놀랐어요. 특히 우유상자로 지구 모양을 만든 것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앞으로 저도 탄소중립을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다짐했어요.

-이예준(서울 도성초 4) 학생모델

글=김현정 기자 hyeon7@joongang.co.kr, 사진=임익순(오픈스튜디오), 동행취재=김태연(인천 진산초 4)·박서현(서울 신상도초 6)·이예준(서울 도성초 4) 학생모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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