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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1 (화)

이슈 로봇이 온다

코트에 ‘로봇 코치’가 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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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조지아공대 ‘에스더’ 개발

삼각측량 활용, 공 위치 식별

테니스 라켓 휘둘러 받아넘겨

경향신문

미국 조지아공대 연구진이 개발한 테니스 로봇 ‘에스더’가 상대 진영에서 날아온 공을 받아치고 있다. 조지아공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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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트 너머에서 사람과 마주 보며 테니스 라켓을 휘둘러 공을 받아넘기는 로봇이 개발됐다. 운동 연습 상대가 될 뿐만 아니라 향후 산업계에서 응용될 가능성이 크다는 기대가 나온다.

미국 조지아공대 연구진은 최근 테니스 코트에서 인간의 연습 상대가 될 수 있는 ‘에스더’라는 이름의 로봇을 개발했다고 대학 공식 자료를 통해 밝혔다. 에스더는 휠체어에 길이 1m가량의 로봇 팔 한 개를 부착한 형태다. 팔 끝에는 테니스 라켓이 달렸다.

연구진이 인터넷에 공개한 동영상을 보면 에스더는 코트 건너편에서 사람이 때린 공을 향해 바퀴를 굴려 쫓아간 뒤 라켓이 달린 팔을 휘두른다.

에스더가 테니스공이 날아오는 방향을 알아차리고 라켓을 휘두를 수 있는 이유는 테니스 코트 주변에 설치된 여러 대의 카메라 덕분이다. 복수의 카메라가 다른 각도에서 찍은 각각의 영상을 컴퓨터가 빠르게 조합한 뒤 삼각측량 방법을 이용해 테니스공의 정확한 위치를 판단한다. 그리고 에스더에게 이를 알린다.

삼각측량은 두 지점 간 거리를 주변 사물의 위치와 각도를 이용해 알아내는 수학적 방법이다. 배나 우주 탐사선이 길을 잃지 않고 정확한 방향으로 항해하고, 적 포탄이 발사된 지점을 알아내는 일 등에 활용된다.

에스더에는 인공지능(AI)도 탑재된다. 시행착오를 반복하면서 가장 좋은 대안을 찾는 AI 기법인 ‘강화 학습’에 쓰인다. 사람처럼 연습하면 할수록 테니스 실력이 늘어난다는 뜻이다.

연구진은 에스더가 운동 분야에서 매우 효율적인 연습 상대가 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낮이든 밤이든 사람이 원할 때 전원만 켜면 언제든 공을 받아넘겨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인간 연습 상대를 구하기 위해 일정을 조율하는 것 같은 수고를 감수할 필요가 없다.

특히 연구진은 “특정 상대의 운동 스타일을 로봇에 입력해 집중 훈련을 하는 것도 가능하다”며 “승리를 위한 맞춤형 전술을 익힐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로봇은 산업계에서도 응용될 수 있다. 연구진은 “빠르고 정확하게 움직이는 능력은 제조나 건설 현장에서 쓰일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다만 연구진이 공개한 동영상을 보면 로봇이 테니스공을 스매싱처럼 강하게 내리꽂거나 상대가 곤란해하는 방향으로 찔러넣는 모습은 보이지 않는다. 라켓으로 때린 공이 코트 밖으로 나가기도 한다. 현재 로봇의 능력은 테니스 초보자를 상대할 수 있는 정도다.

연구진은 “아직은 걸음마 단계의 로봇”이라며 “어떻게 공을 쳐야 상대를 이길 수 있는지 로봇 스스로 생각할 수 있도록 기술 수준을 높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정호 기자 ru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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