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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6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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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토 가입 도와줘"… 스웨덴 총리, 바이든에 SO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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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 백악관에서 스웨덴·미국 정상회담

스웨덴에 뿔난 튀르키예 "못 받아들여"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를 목전에 두고 미국과 스웨덴이 긴급 정상회의를 연다. 튀르키예와 헝가리가 여전히 스웨덴의 나토 가입에 반대하는 상황에서 나토 최대 주주인 미국이 과연 리더십을 발휘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1일(현지시간) 백악관에 따르면 울프 크리스테르손 스웨덴 총리가 5일 미국을 방문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한다. 2022년 10월 취임한 크리스테르손 총리의 방미는 이번이 처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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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왼쪽)과 울프 크리스테르손 스웨덴 총리. 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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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악관은 회담 의제와 관련해 “두 나라는 우리의 안보협력 확대를 검토하고, 스웨덴이 가능한 한 빨리 나토에 가입해야 한다는 견해를 재확인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러시아의 침략에 직면한 우크라이나 지원에 대해 논의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기후변화와 인공지능(AI)을 둘러싼 이슈 등도 회담에서 다뤄질 것이라고 소개했다.

여러 의제들 가운데 핵심은 역시 스웨덴의 신속한 나토 가입 실현이다. 스웨덴은 2022년 2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직후 이웃나라 핀란드와 더불어 나토 회원국 가입을 신청했다. 오랫동안 지켜 온 군사적 중립 노선을 내던지고 나토 일원이 되어 미국 등 서방으로부터 안보를 보장받기로 결심한 것이다.

핀란드는 나토 회원국 모두의 동의를 얻어 올해 4월 나토의 정식 회원국이 되었다. 그런데 스웨덴은 나토 가입이 1년 넘게 지연되고 있다. 튀르키예가 스웨덴의 반(反)이슬람 정서를 문제삼아 ‘나토 동맹국으로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기 때문이다. 튀르키예는 나토 31개 회원국 중 유일한 이슬람 국가다. 헝가리의 경우 뚜렷한 이유 없이 튀르키예와 동일한 외교정책을 취하는 중이다.

스웨덴은 오는 11, 12일 리투아니아 빌뉴스에서 열리는 나토 정상회의 이전에는 무조건 나토 가입을 실현시킨다는 방침을 세우고 열심히 뛰었다. 튀르키예의 요구를 상당 부분 수용해 튀르키예 정부가 테러집단으로 규정한 조직 구성원들이 스웨덴 국내에서 활동하는 것을 막을 장치도 마련했다. 옌스 스톨텐베르그 나토 사무총장은 6월 초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과 만난 자리에서 “스웨덴은 튀르키예가 원하는 대로 할 만큼 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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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월 30일(현지시간) 이란 테헤란에서 시위대가 스웨덴 국기에 불을 붙이고 있다. 얼마 전 스웨덴에서 이슬람 경전 ‘쿠란’을 불태우는 시위가 벌어진 것에 항의하는 차원이다. 이슬람권 전체가 스웨덴을 규탄하고 나선 가운데 나토 회원국 중 유일한 이슬람 국가인 튀르키예는 ‘스웨덴의 나토 가입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테헤란=EPA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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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최근 돌발변수가 생겼다. 스웨덴에서 다시 반이슬람·반튀르키예 시위가 벌어져 극우 성향의 일부 인사가 이슬람 경전 ‘쿠란’을 불태운 것이다. 튀르키예는 즉각 반발하며 “스웨덴의 나토 가입은 재검토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크리스테르손 총리는 이번 방미를 계기로 바이든 대통령에게 “튀르키예·헝가리를 설득할 수 있도록 미국이 적극적인 리더십을 발휘해달라”고 요청할 전망이다. 그동안 ‘스웨덴의 나토 가입에 낙관적’이란 입장을 견지해 온 바이든 대통령은 스웨덴의 나토 가입 지원을 거듭 약속하면서도 ‘스웨덴이 무슬림의 반발을 사지 않도록 태도를 좀 바꿔야 한다’는 주문을 내놓을 것으로 보인다.

김태훈 기자 af103@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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