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날 지명된 김 후보자는 이날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이 마련된 종로구 남북회담본부에서 기자들과 만나 “통일부가 앞으로 원칙이 있는, 대단히 가치지향적인 방향으로 정책을 추진해 나가야 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신임 통일부 장관 후보자에 지명된 김영호 성신여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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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권영세 장관이 전임 정부의 통일정책이라도 장점을 받아들여야 한다고 강조해 온 이른바 ‘통일정책 이어달리기’에 대해 “정책은 확실히 연속성이 중요하다”면서도 “우리가 변화된 상황에서는 남북 간 합의라든지 이런 것들을 선별적으로 고려해 나가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는 ‘남북 간 모든 합의를 존중하고 이행해 나간다’는 윤석열 정부의 기존 입장과 다르다.
김 후보자는 2018년 9·19 남북군사합의에 대해 “앞으로 북한이 9·19 군사분야합의서를 충실하게 지켜나가지 못한다면, 또 고강도 도발을 한다면 정부도 나름의 입장을 정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북한인권 문제를 대북정책의 주요 의제로 삼아야 한다는 견해도 거듭 밝혔다. 그는 “윤석열 정부가 글로벌 중추 국가를 지향하고 있기 때문에 인권문제는 북한 인권뿐 아니라 보편적인 관점에서 접근해 나가야 한다”며 “북핵문제, 인권문제, 또 북한이 호응한다면 경제협력문제 이런 것들을 삼위일체로 묶어서 우리가 논의하는, 한반도형 헬싱키 프로세스를 적극적으로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헬싱키 프로세스는 1975년 미국과 소련, 유럽 각국 등 35개국이 핀란드 헬싱키에서 상호주권존중, 전쟁방지, 인권보호를 골자로 체결한 협약으로, 냉전 기간 동·서방의 대화 무대가 됐다.
그는 대북 인도지원은 조건 없이 이뤄져야 한다는 정부 방침에는 “전적으로 동의한다”면서 “코로나19 문제라든지, 북중 국경이 완전히 개방되지 못하는 등 북한 내부사정 때문에 그(인도주의 지원)에 대한 대화가 이뤄지지 않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그는 논란이 된 통일관과 관련한 질문에는 “통일의 시나리오에 대해서는 다양한 것을 고려해야 한다”며 즉답을 피했다. 그는 특히 ‘1체제 통일론’을 주장한 것과 관련해 “(흡수통일론) 부분은 북한에 어떤 변화가 왔을 때를 말한 것”이라며 “강압적인 흡수통일이라는 것은 대한민국이 추진하지 않으며 평화통일을 지향한다”고 말했다.
홍주형 기자 jh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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