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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6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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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틴, 약해질수록 위험해져"… EU 정상, 러 무장반란 여파 촉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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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 정상회담서 러 무장반란 논의… "공식 아젠다 아닌데도 최대 이슈"

머니투데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7일(현지시간) 크렘린궁에서 러시아 군인들과 면담하고 있다. /로이터=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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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연합(EU) 정상들이 무장반란 사태로 체제 불안에 빠진 러시아에 대해 우려를 표명했다. 내부 불안을 잠재우기 위한 더 과격한 군사행동에 나설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것이다.


EU 정상들 "푸틴, 약해질수록 더 위험하다"

29일(현지시간)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EU 정상회담에서 주제프 보렐 EU 외교안보정책 고위대표는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약해질수록 더 큰 위험이 된다"고 말했다.

보렐 대표는 "푸틴 대통령의 독재체제는 힘을 잃었다"며 "푸틴이 '내부 청소'를 시작할 것으로 보인다. 더 공격적인 태도로 나올 것"이라고 했다. 바그너그룹 예브게니 프리고진이 모스크바 200km 인근에서 무장반란을 철회하자마자 푸틴 대통령은 내부조력자로 지목된 세르게이 수로비킨 러시아 육군 대장을 체포해 구금 중이다.

보렐 대표는 "체제 불안에 러시아를 위험한 상황으로 인식하고 있다"며 EU의 모든 정보기관이 러시아에서 벌어질 수 있는 시나리오를 예측, 분석 중이라고 전했다.

우르술라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도 "이번 무장 반란은 푸틴 체제에 심각한 균열이 생겼음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무장 반란의 여파를 예의주시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AP통신은 이에 대해 러시아 무장반란은 정상회담에 상정된 공식의제가 아니었음에도 가장 큰 화두였다고 회담 분위기를 전했다.


젤렌스키 "절실히 찾던 러시아 약점 확인"

이날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화상으로 EU 정상들 앞에서 연설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우리가 절실히 찾던 러시아의 약점을 확인했다"며 "러시아가 약해질수록, 푸틴 대통령이 반란과 시위를 두려워할수록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와 맞설 일은 줄어들 것"이라고 했다.

이날 옌스 스톨렌베르그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사무총장도 EU 정상들과 업무 겸 점심시간을 갖기 위해 회담장을 찾았다. 스톨렌베르그 사무총장은 "아직 결론을 내기는 이른 상황이지만 러시아 내에 균열과 분열이 있다는 것은 확실해 보인다"고 했다.


'프리고진 피신' 벨라루스 인접국들, 바그너 용병단 결집 우려

프리고진은 현재 벨라루스로 망명한 상태다. 앞서 푸틴 대통령은 긴급 연설을 통해 계속 복무하고 싶은 바그너그룹 용병은 오는 7월 1일까지 계약을 맺어 러시아 군의 통제를 받고, 나머지는 프리고진을 따라 벨라루스로 떠나라고 했다. 프리고진은 벨라루스에서도 용병 활동을 계속할 예정이라는 입장이다.

이에 대해 벨라루스와 인접한 EU 회원국들은 군사적 긴장이 고조될 것을 걱정하고 있다. 기타나스 나우세다 리투아니아 대통령은 "벨라루스 상황에 대해 매우 우려하고 있다"며 "벨라루스에 모인 용병단이 언제 우리에게 적대적으로 변할지 아무도 모른다"고 말했다.

카야 칼라스 에스토니아 총리는 "(바그너그룹 용병 이동을 통해) 벨라루스와 러시아는 위험한 존재이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는 생각을 더욱 굳혔다"며 "제재를 통해 러시아를 보다 압박해야 한다"고 했다.

크리샤니스 카린시 라트비아 총리 역시 "고도로 훈련된 용병들이 벨라루스에서 프리고진에 합류한다는 것 자체가 위협"이라며 "당장 군사적 위협이 되지 않더라도 알 수 없는 목적을 위해 유럽에 침투하려는 시도일 수 있다"고 했다.

이번 EU 정상회담은 오늘(30일)까지 개최된다. AP통신은 EU 정상들이 회담을 통해 러시아를 보다 강도 높게 비판하는 한편 우크라이나를 계속 지원하겠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고 전했다.

김종훈 기자 ninachum24@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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