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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6 (화)

이슈 통화·외환시장 이모저모

전액 달러로…사실상 "한미 통화스와프 효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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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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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년 만에 재개된 한일 통화스와프가 '달러화 스와프' 방식으로 체결되면서 사실상 한미 통화스와프 효과를 낼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금융·외환시장에 비상이 발생할 경우 달러를 확보할 수 있는 통로를 하나 더 확보한 셈이기 때문이다.

현재 한국이 체결 중인 9건의 통화스와프에서 달러화 기반 계약은 아세안+3 국가들과 384억달러 규모로 맺은 다자간 통화스와프 CMIM(치앙마이 이니셔티브 다자화)이 유일하다. 나머지 8건은 모두 자국 통화간 스와프 계약이다.

정부는 한일 간 통화스와프 계약이 종료됐을 당시 통화스와프가 달러화 스와프였다는 점을 감안해 이번에도 달러화 스와프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예컨대 한국이 일본에 최대 100억달러 상당의 원화를 맡기면 그에 상응하는 일본 보유 달러를 받는 식이다. 반대로 일본이 한국에 엔화를 맡기면 한국은 그만큼의 달러를 일본에 주는 방식이다.

원-엔화 스와프가 아닌 달러 스와프로 체결되면서 실효성을 높였다는 분석이 나온다. 달러 스와프를 맺음으로써 비상 상황에서 한국의 원화와 일본의 달러화를, 반대로 일본의 엔화와 한국의 달러화를 일정 비율로 교환할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달러를 직접적으로 확보할 수 있는 추가 창구가 생긴 만큼 유동성 위기시 대응 수단이 늘어났다는 평가다.

무엇보다 한미 통화스와프 효과를 간접적으로 누릴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현재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연준)는 일본을 비롯해 유럽연합(EU)·스위스·영국·캐나다 등 5개국과 무제한·무기한 상설 통화스와프를 맺고 있다. 한국이 일본과 통화스와프를 맺음으로써 한미 통화스와프 없이도 비슷한 효과를 누릴 수 있다는 분석이다.

한국 기준금리보다 미국 정책금리가 더 높은 현상황을 고려하면 이번 통화스와프 체결은 당장 외환시장 안정화에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시장에선 이미 역대 최대폭(1.75%포인트)으로 벌어진 한미금리차가 7월 이후 2%포인트대로 확대될 가능성이 제기되는 상황이다. 이렇게 되면 해외 투자가들이 국내에서 돈을 빼 원/달러 환율 상승 압력이 높아질 수 있다.

실제 1200원대로 내리며 안정세를 보이던 원/달러 환율은 최근 다시 오름세로 돌아선 상태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10.3원 오른 1317.6원에 마감했다.

이런 상황에서 일본과 달러화 스와프가 체결돼 있으면 심리적 안정효과를 누릴 수 있고 위기 시 달러 유동성을 빠르게 늘릴 수도 있다는 분석이다.

양준모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달러가 부족할 때 원화를 주고 달러를 받아올 수 있기 때문에 기본적으로 한미 통화스와프 체결과 유사한 효과가 있을 것"이라며 "원/달러 시장과 엔/달러 시장의 환율 안정화에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일본 입장에서도 한국과의 통화스와프 체결이 나쁠 게 없다는 관측이다. 최근 역대급 '엔저' 상황에 맞닥뜨린 일본이 한국에 엔화를 주는 대신 달러를 빌려와 엔화 약세에 대응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아울러 이번 한일 통화스와프 체결은 한일 간 해빙무드가 경제적 협력으로 이어진 상징적 의미도 있다는 평가다. 정부는 그간 한일 통화스와프 추진에 대해 '경제적 효과보다는 양국간 경제협력 관계 회복의 상징적 의미가 크다'는 점을 강조해왔다.

기재부 관계자는 "통화스와프 규모보다는 통화스와프가 8년 만에 복원됐다는 사실 자체가 더 큰 의미"라며 "3월 한일 정상회담 이후 빠르게 회복돼 온 한일관계가 금융협력 분야까지도 복원되고 있음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성과"라고 말했다.

박광범 기자 socool@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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