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촌치킨, ‘멤버십데이’ 이벤트
메뉴·최저주문금액·회원등급 등
까다로운 조건에 할인 체감 어려워
배민, ‘할인 부담 점주에 전가’ 논란
가격 내리며 크기 줄이는 꼼수도
메뉴·최저주문금액·회원등급 등
까다로운 조건에 할인 체감 어려워
배민, ‘할인 부담 점주에 전가’ 논란
가격 내리며 크기 줄이는 꼼수도
[사진 = 연합뉴스] |
고물가로 치솟은 외식물가에 소비자들의 부담이 이어지는 가운데, 일부 외식업체들의 ‘꼼수 할인’ 마케팅이 도마에 올랐다. 가격 부담을 덜어주겠다며 할인 이벤트를 진행하면서도 조건이 지나치게 까다롭거나, 가격을 줄이며 음식 용량도 함께 줄이는 경우 때문이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교촌치킨은 이달부터 8월까지 매달 1~9일 최대 4000원을 할인하는 ‘멤버십데이’ 행사를 진행 중이다. 자사 전용 어플리케이션(앱)에서 주문할 때 일정 조건을 충족하면 값을 깎아주겠다는 것이다.
문제는 할인 조건이 지나치게 까다로워 할인을 체감하지 못한다는 소비자 불만이 이어진 것이다. 멤버십데이 할인 혜택은 뼈 메뉴가 아닌 순살 메뉴 주문 시에만 받을 수 있다. 일각에선 부분육 사용이 많은 교촌이 ‘순살 처리’를 위해 이 같은 조건을 내건 것 아니냐는 의심을 하고 있기도 하다. 교촌허니콤보를 비롯한 교촌의 주력 메뉴 상당수는 닭다리와 날개 등 특정 부위만 따로 쓰는 부분육이다. “업체 입장에서 골치일 수밖에 없는 닭가슴살 등의 재고를 순살 할인행사를 통해 털어내려는 것 아니냐”는 소비자들도 있다.
최소주문금액이 2만5000원으로 책정된 점도 지적 대상이다. 교촌치킨에서 단품으로 이 조건을 충족시키는 메뉴는 3만3000원짜리 ‘시그니처 순살세트’가 유일하다. 다른 메뉴를 먹으려면 추가 주문이 불가피하다. 더구나 지난 4~5월에는 최저주문액이 1만6000원이었는데 이달부터 크게 올랐다. 소비자들은 지난 4월 교촌치킨이 주요 메뉴의 가격을 3000원 인상한 것을 지적하며 “가격을 올려놓고 할인은 까다롭게 해서 생색만 낸다”고 반발했다.
교촌치킨 관계자는 “어느 업체나 할인 혜택에는 메뉴나 최소주문금액 등의 조건을 내걸기 마련”이라면서도 “소비자들의 반응을 감안해 다음달 멤버십데이 행사부터는 할인 조건을 완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선 가격 인상에 대해서는 “경쟁업체들에 비해 가격이 낮은 편이었고, 물가 상승분 반영이 불가피했다”고 설명했다.
배달 플랫폼에서는 할인 이벤트의 부담을 식당 점주들에게 전가한다는 논란도 발생했다. 배달의민족(배민)은 지난 9~15일 업주들에게 고객 할인쿠폰의 50%를 환급해주는 이벤트를 진행했다. 만약 업주가 3000원 할인 쿠폰을 발행해 고객이 이를 사용해 결제하면, 배민이 1500원을 업주에게 돌려준다는 것이다.
하지만 쿠폰은 이벤트 기간이 끝난 15일 이후에도 사용이 가능한데, 배민의 지원은 이벤트 기간에만 한정돼 있다는 점이 문제가 됐다. 이벤트 기간이 끝나면 할인은 점주가 100% 부담하게 되는 것이다. 환급되는 50% 지원액마저도 배민 내부에서 광고비 등으로 쓸 수 있는 ‘비즈포인트’로 주어졌다. 한 자영업자는 “배민이 지원해주는 줄 알고 쿠폰을 뿌렸는데 이벤트 끝났으니 알아서 하라는 것 아니냐”며 “손해보며 할인했는데 환급액은 도로 배민에 쓸 수밖에 없는 포인트라는 점도 불만”이라고 말했다.
이에 배민 관계자는 “배달 사용자들은 특성상 쿠폰을 다운받고 빠르게 사용하기 때문에 사용기간이 문제가 되는 경우는 많지 않다”며 “이벤트 참여는 강제가 아닌 점주들의 자율이고, 긍정적인 반응이 더 많았다”고 말했다.
할인을 하면서 제품 용량을 함께 줄이는 방법도 드러났다. 피자알볼로는 최근 피자 메뉴 가격을 평균 4000원가량 내리면서 피자 크기를 줄였다. 업체 측은 “타 브랜드 대비 피자 사이즈가 평균 1인치 정도 커 줄인 것”이라고 밝혔지만 일각에서는 “크기를 줄이며 가격을 내린 건 할인이 아니지 않느냐”는 불만이 제기되기도 했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소비자들이 고물가로 기분이 안 좋은 상황에 ‘꼼수를 쓰는 업체’로 인식이 생기면 장기적인 브랜드 가치에도 결코 좋지 않다”며 “할인 이벤트를 할 거라면 과감하게 하고, 그렇지 않다면 아예 안 하는 게 낫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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