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에서 사건을 처리한 건수가 사건사무규칙 개정 직후 2.4배까지 증가하면서 정원을 늘려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여당 측 반대에도 불구하고 법조계 일각에서는 현 공수처 ‘전건입건제’하에서는 추가 인력 확충이 불가피하다고 주장하고 있어 공수처 조직 확대를 둘러싼 진통은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26일 법조계에 따르면 지난해 3월 사건사무규칙 개정 이후 공수처 사건 처리 건수는 4개월간 최대 2.4배가량 증가했다. 공수처가 사건을 직접 처리하는 건수는 공수처 출범 후 사무규칙 개정 전 400여 건에서 개정 후부터 지난해 10월 초까지 900건대 중반을 기록해 2배 넘게 증가한 실정이다.
공수처가 지난해 사건사무규칙 개정에서 ‘선별입건제’를 폐지함에 따라 사건 접수가 급증한 영향이라는 분석이다. 선별입건제는 수사기관이 접수한 고소나 고발 사건 중에서 수사할 사건을 선택해 입건하도록 하는 제도다. 검찰도 공수처와 같이 전건입건제를 운영하고 있지만 주요 인지 사건을 다루는 부서와 일반 형사사건을 담당하는 부서를 따로 두고 있다.
그러나 공수처는 사실상 한정된 인력으로 운영되는 만큼 전건입건제하에서는 인력난에 시달릴 수밖에 없다고 공수처 출신 관계자들은 주장한다. 올해 공수처를 떠난 예상균 전 공수처 부장검사는 ‘공수처법 운영 과정에서의 문제점과 개선 방안’ 논문에서 “전건입건제 실시로 공수처가 부족한 인력을 접수한 모든 사건을 처리하는 데 투입하고 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
사건 처리 건수는 증가했지만 공수처 인력 정원은 법으로 정해져 있어 수사 지연과 사건의 대량 이첩 문제 등이 반복해서 발생하고 있다는 주장도 공수처 안팎에서 나오고 있다. 현행 공수처법은 수사처 검사는 처장과 차장을 포함해 25명 이내, 수사관은 40명 이내로 제한하고 있다.
공수처도 최근 정원 확충을 다시 한번 강조하고 나섰다. 여운국 공수처 차장은 지난 19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법안심사제1소위원회에 출석해 “사건사무규칙 개정으로 공직범죄사건 접수가 2.4배 이상 증가했고 인지수사와 범죄수익 환수 등을 고려하면 추가적인 인력 정원 확대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더불어민주당은 공수처 수사·행정 인력을 확대하는 것을 골자로 한 공수처법 개정안을 발의한 상태다.
그러나 여당은 공수처 수사 실적 등을 이유로 공수처 인력과 조직 확대를 사실상 반대하고 있다. 정점식 국민의힘 의원실에 따르면 출범 후 올해 3월 말까지 공수처가 접수한 사건은 총 6185건이지만 실제 기소한 사건은 단 3건에 그치고 있다.
한 형사 전문 변호사는 “공수처 특성상 현행 검경과 유사한 전건입건을 실시하면서 인력 부족 문제를 체감할 수 있다”면서도 “매해 140억원 안팎을 사용 중인 예산과 비교할 때 정원 확대 이전에 수사 실적이 너무 저조하다는 비판도 적지 않은 만큼 관련 증원 논쟁이 해결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고 지적했다.
아주경제=우주성 기자 wjs89@ajunews.com
- Copyright ⓒ [아주경제 ajunews.com] 무단전재 배포금지 -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