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1.01 (금)

이슈 지역정치와 지방자치

中, 대미 수출 10개월 연속 감소…중국산 美시장 점유율도 급감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美리쇼어링·강제노동법 영향…전문가 "감소세 지속 전망"

연합뉴스

[AP 연합뉴스 자료사진]


(홍콩=연합뉴스) 윤고은 특파원 = 미국이 리쇼어링(해외 진출 기업의 국내 복귀)에 박차를 가하면서 중국의 대미 수출이 10개월 연속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21일 미국국제무역위원회(USITC)와 미국 상무부의 자료를 인용해 이같이 보도하면서 이전까지 미국 시장에서 중국이 장악했던 모든 주요 제품군에서 중국의 점유율이 급격히 낮아졌다고 밝혔다.

또한 전문가들은 이 같은 흐름이 계속될 것이며 '세계의 공장'인 중국의 전반적인 수출에 지속적인 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전망한다고 전했다.

가장 타격을 입은 분야는 섬유와 의류다.

1∼4월 미국이 수입한 섬유·의류에서 중국산의 비율은 20.9%로 지난해보다 약 4%포인트, 10년 전보다는 거의 절반가량 줄었다.

여기에는 코로나19에 따른 공급망 붕괴, 미중 무역 전쟁과 별개로 지난해 6월 21일 발효된 미국의 '위구르족 강제노동 금지법'(이하 강제노동법)이 큰 영향을 미쳤다고 델라웨어대 성 루 부교수는 지적했다. 해당 법 발효로 미국 패션기업들이 중국산 면 제품 수입을 꺼린 탓이다.

강제노동법은 미국 땅에 강제노동의 산물로 의심되는 신장 제품이 수입되지 못하게 하는 것을 핵심으로 한다.

신장에서 제조되는 상품을 강제노동의 산물로 전제하는 일응추정(반박해 증명하지 않으면 사실이라고 전제)의 원칙을 기반으로 한다.

완성품뿐만 아니라 생산 과정에서 신장의 원료, 반제품, 노동력을 '부분적으로' 활용한 제품도 수입 금지 대상으로 규정한다.

또 중국이 오랜 기간 글로벌 공급망을 장악했던 대표적 저가 상품인 가구와 장난감의 수출도 급감했다.

1∼4월 중국산 가구와 장난감의 미국 시장 점유율은 2001년 이후 처음으로 50% 아래로 뚝 떨어졌다.

중국의 전체 대미 수출의 40% 이상을 차지하는 기계와 전자제품도 1∼4월 미국 시장 점유율이 26%로, 지난해(30.3%)보다 줄었다.

이런 가운데 이달 컨설팅회사 커니의 보고서에 따르면 가구 산업에서 완제품 조립은 멕시코에서 점점 더 많이 이뤄지고 있다.

커니는 "여러 사례를 볼 때 이러한 추세는 중국 기업들이 몬테레이 인근 등 멕시코의 미국 접경 지역에 중국 중심 산업 단지를 조성하면서 촉발됐다"고 설명했다.

중국 기업들이 미국의 무역 규제를 우회해 북미 시장 장악력을 유지하고자 멕시코를 활용하면서 벌어지는 현상이라는 것이다.

미중 무역 전쟁으로 중국산 제품에 고율의 관세가 부과되고, 미국이 중국으로부터의 공급망 디커플링(탈동조화)을 추진하자 미국과 붙어 있는 멕시코가 중국 기업에 '우회로'가 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멕시코 공장에서 완성된 제품은 광범위한 관세 인하 혜택을 제공하는 미국·멕시코·캐나다 협정(USMCA) 아래 육로를 통해 미국으로 쉽게 수출되기 때문이다.

미국의 중국산 제품 수입 감소세는 경제 둔화와 물가 상승에 따른 수요 약화의 영향도 있지만 핵심은 지난해 8월 발효된 반도체법 등 미국 정부의 다양한 리쇼어링 정책에 있다고 커니는 짚었다.

그러면서 베트남, 캄보디아, 인도 등 저비용 생산 아시아·태평양 국가(low-cost Asia Pacific countries, LCC)와 멕시코가 중국의 빈자리를 채우며 이득을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중국 세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은 중국의 최대 수출국이었지만 올해 1∼5월에는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과 유럽연합(EU)에 이어 3위로 내려갔다.

에버브라이트증권은 3월 보고서에서 미국의 공급망 재편 흐름이 강화되면 중국의 대미 수출은 단기적으로 계속 감소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중국이 장악한 섬유 등의 제조 분야에서는 동남아 같은 중개국으로 수출을 돌려 손실을 만회할 수 있겠지만, 미국과 유럽이 핵심 기술을 장악한 일부 전자와 기계제품에서는 미국의 리쇼어링 노력이 중국의 전반적 수출에 지속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경고했다.

pretty@yna.co.kr

▶제보는 카카오톡 okjebo
▶연합뉴스 앱 지금 바로 다운받기~
▶네이버 연합뉴스 채널 구독하기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