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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5 (월)

이슈 물가와 GDP

이러다 침몰하려나…물가 꺾일 기미 없는데 임금도 급등한 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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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란은행 “인플레 장기화”
경기 악화에 국채금리 상승


매일경제

[사진 = 이미지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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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경제가 스태그플레이션에 빠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물가 상승세가 소폭 둔화한 미국, 유로존과 비교해 영국은 눈에 띄게 인플레이션 강세가 지속되고 있는 데다 경기 회복 전망도 많지 않아서다. 브렉시트, 리즈 트러스 전 영국 총리 사태 등의 영향으로 시장이 영국 경제에 대해 유독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는 점도 문제다.

17일(현지시간)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영국 경제가 심각한 스태그플레이션을 겪고 있으며 경기 전망도 밝지 않다”고 보도했다. FT는 “(인플레이션이) 예상보다 훨씬 오래 지속되고 있다”는 앤드루 베일리 영란은행 총재의 발언을 소개하며 이같이 밝혔다. 지난 4월 기준 영국의 근원 소비자물가지수(CPI)는 6.8%로, 전월(6.2%) 대비 0.6%포인트 상승했다. 1992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근원 CPI는 변동성이 큰 에너지와 식품 등을 제외하고 측정한 지수다.

미국, 유로존의 인플레이션 둔화 조짐과 대비된다. 미국의 경우 지난 5월 근원 CPI가 5.3%로 전월(5.5%) 대비 0.2%포인트 감소했다. 같은달 CPI는 4%로, 2년2개월 만의 최저치로 집계됐다. 유로화를 쓰는 유로존 20개국의 5월 근원 CPI는 전월(5.6%)과 비교해 0.3%p 내린 5.3%로 나타났다. CPI 역시 전월(7%) 대비 0.9% 내린 6.1%로, 1년 3개월 만에 가장 낮았다.

영국은 또 높은 임금 상승률에 직면해 있다. 영국 통계청에 따르면 올해 2월~4월 상여금을 제외한 임금은 전년 동기 대비 7.2% 증가했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이는 코로나 팬데믹을 제외하면 사상 최대 증가폭이라고 전했다. 임금이 오르면 소비가 증가해 인플레이션이 더 강화되는 경향이 있다. FT에 따르면 전문가들은 영국의 유난히 강한 인플레이션에 대해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에너지 가격 상승 등 불가피한 요인도 있었지만, 임금·금리 관련 정부 전략이 제대로 먹혀 들지 않은 점도 있다고 평가했다.

매일경제

앤드루 베일리 영란은행(BOE) 총재


시장은 영국의 인플레이션이 쉽게 가라앉지 않을 것이며, 따라서 경기 전망이 어둡다고 보고 있다. FT에 따르면 지난 16일 영국 국채 2년물 금리는 4.9%로 나타났는데, 이는 트러스 전 영국 총리가 최고 소득세율 인하 등 대규모 감세안을 공개해 시장에 큰 혼란을 일으켰던 지난해 9월보다도 높은 수준이다. 영국의 경제가 당분간 악화한다는 데 베팅한 채권 투자자가 많다는 의미다.

미국 워싱턴에 위치한 피터슨 연구소 소장인 애덤 포슨은 영국에 대한 시장의 예민한 반응에 대해 “정부의 경제 거버넌스에 대한 신뢰성이 상실된 측면이 있다”며 “미국, 유로존과 달리 영국은 브렉시트라는 추가적인 이슈도 있다”고 말했다.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영란은행은 오는 22일 기준금리 인상을 단행할 가능성이 높다. 일각에선 기준금리를 0.5% 한 번에 인상할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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