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15일 오후 경기도 포천 승진훈련장에서 열린 ‘2023 연합·합동 화력격멸훈련’을 참관한 뒤 장병들을 격려하는 연설을 하고 있다. 대통령실사진기자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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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은 19일부터 4박6일 일정으로 프랑스와 베트남을 연이어 찾는다. 순방 직전 터진 이른바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발언’ 논란과 차기 방송통신위원장 지명 등 과제가 쌓여있어 발걸음은 가볍지 않아 보인다. 순방 성과 도출과 함께 국내 이슈를 둘러싼 부정적인 여론을 관리해야 하는 이중의 과제를 안고 순방길에 오르게 됐다.
윤 대통령은 18일 공개 일정 없이 순방 준비에 집중한 것으로 전해졌다. 대통령실도 주말 사이 일파만파로 번진 윤 대통령의 ‘수능 발언’ 논란 등에 별다른 메시지를 내지 않았다. 이미 두 차례 윤 대통령 메시지를 수정·보완한 만큼 ‘해석전’을 부추길 수 있는 추가 메시지 발표를 자제한 것으로 풀이된다. 대통령실은 지난 15일 “학교 수업에서 다루지 않은 부분은 출제에서 배제하라”(이주호 부총리겸 교육부장관 브리핑)는 윤 대통령 발언이 ‘쉬운 수능’ 방침으로 해석되자 브리핑 문구를 수정하고 다음날 추가 서면 브리핑을 통해 진화에 나섰다. 윤 대통령이 “‘쉬운 수능’ ‘어려운 수능’을 얘기한 것이 아니”라 사교육 경감을 강조한 발언이었다는 취지다.
순방 기간 논란이 사그라들지는 미지수다. 수능을 150여일 앞둔 시점에 대통령이 수능 출제 방향과 난도를 직접 지시한 것으로 해석되면서 교육계 혼란은 이미 현실화했다. 정치권에선 야당을 중심으로 윤 대통령의 섣부른 발언이 “수험생과 학부모들을 공황에 빠뜨렸다”(홍성국 민주당 대변인)는 비판이 나오고 있어 정치 쟁점화할 가능성이 높다.
윤 대통령 발언이 얽힌 정책 혼란이 처음이 아니라는 점에서 정부의 전체적인 정책 조율 능력을 문제삼는 쪽으로 진화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지난 3월 일본 도쿄 방문 직전에 불거진 ‘주 69시간제’ 추진 논란의 경우에도 비슷했다. 순방 직전 “주 60시간 이상은 무리”라는 대통령 발언으로 파장이 확산하다가 귀국 후 정부와 대통령실, 대통령의 대응이 엇갈리며 혼란이 장기화했다.
차기 방통위원장 지명은 조만간 다가올 화약고로 평가된다. 국회 인사청문회와 임명 절차를 거쳐 7월 말 정상적으로 임기를 시작하려면 이르면 순방 다음주에 지명이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유력 후보자로 거론되는 이동관 대통령 대외협력특별보좌관의 자녀 ‘학교폭력’ 논란에 더해 정치적 편향성과 언론관 등으로 문제 제기 범위는 확산하는 분위기다. 야당은 일찌감치 ‘지명 철회’를 요구해 윤 대통령의 공식 후보자 지명과 동시에 대결 정국이 가팔라질 가능성이 크다.
윤 대통령은 오는 19일 출국해 20~21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에서 열리는 제172차 국제박람회기구(BIE) 총회에 참석한다. 2030세계박람회 부산 유치 활동을 지원하기 위한 행보로, 20일 열리는 세계박람회 후보국 경쟁 프레젠테이션(PT)에 마지막 발표자로 나서 영어로 연설할 계획이라고 18일 대통령실은 밝혔다. 30분간 영상과 현장 발표를 통해 이뤄질 PT에는 윤 대통령과 함께 가수 싸이, 학계 인사, 스타트업 대표 등이 현장 발표자로 참여한다. 오는 11월 BIE 회원국들 투표로 최종 후보지가 결정되기 전 분수령이 될 PT라고 대통령실은 설명했다. 프랑스 방문을 계기로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과의 정상회담도 열린다.
윤 대통령은 이어 오는 22~24일 베트남을 국빈 방문해 보 반 트엉 국가주석이 주최하는 공식 환영식과 한·베트남 정상회담 등의 일정을 소화할 예정이다. 취임 후 첫 동남아국가연합(아세안) 소속 국가 양자 방문이다. 김대기 대통령 비서실장은 이날 서울 종로구 국무총리공관에서 열린 고위당정협의회 모두발언에서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국가들과의 경제 협력은 인구 감소로 내수 위축이 우려되는 우리 경제의 저변을 넓히는 데 큰 도움이 될 거라 확신한다”고 말했다.
유정인 기자 jeongi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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