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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6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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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원국들이 원한다면"… 나토 사무총장 임기 연장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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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신 "바이든, 다른 적임자 없다고 판단"

러시아·우크라 전쟁 장기화… 경륜 중요

오는 9월 임기 종료를 앞둔 옌스 스톨텐베르그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사무총장 임기가 연장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 2014년 10월 취임해 9년 가까이 재임 중인 스톨텐베르그 사무총장을 대체할 만한 적임자가 눈에 띄지 않는 가운데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라는 비상시국을 헤쳐 나갈 나토의 확고한 리더십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기 때문이다.

7월 11, 12일 리투아니아 빌뉴스에서 열리는 나토 정상회의는 스톨텐베르그 사무총장의 임기 연장을 추인하는 자리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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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현지시간)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나토 국방장관 회의에서 의장인 옌스 스톨텐베르그 나토 사무총장이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브뤼셀=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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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은 나토 정상회의에 정통한 소식통 그리고 미국 행정부 관리를 인용해 스톨텐베르그 사무총장의 임기가 내년 9월까지 1년간 연장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보도했다. 익명을 요구한 나토 소식통은 로이터에 “노르웨이는 동맹국들 사이에서 광범위한 지지를 받고 있다”고 밝혔다. 스톨텐베르그 사무총장은 노르웨이 총리를 지낸 인물이다.

미국 관리는 로이터에 “조 바이든 행정부가 스톨텐베르그 사무총장의 임기 연장을 진지하게 검토하는 중”이라고 말했다. 최근 백악관을 방문한 바이든 대통령은 2022년 2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후 스톨텐베르그 사무총장이 나토에서 발휘한 리더십을 극찬한 것으로 알려졌다. 나토 사무총장은 31개 회원국 전체의 합의에 따라 결정되나, 아무래도 세계 최강국이자 나토 내부에서 군사적 기여도가 가장 높은 미국의 의중이 제일 중요하다.

나토 사무총장의 임기는 4년이나 회원국들의 동의 아래 연장이 가능하다. 스톨텐베르그 사무총장의 경우 2014년 10월에 취임했고 한 차례 임기 연장을 거쳐 원래는 2022년 9월 물러날 예정이었다. 그런데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고 이에 맞서 나토가 우크라이나를 적극 지원하는 상황이 벌어졌다. 결국 임기가 또 1년 연장돼 여기까지 왔다. 오는 9월이면 9년 임기를 채우게 된다.

스톨텐베르그 사무총장은 여러 차례 “더 이상의 임기 연장은 없다”고 강조해왔으나 최근 들어 말이 조금 달라졌다. 15일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나토 국방장관 회의에선 “내 미래는 31개 회원국이 결정할 문제”라고 했다. 회원국들이 원하면 임기 연장을 받아들이겠다는 뉘앙스로 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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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현지시간) 미국 백악관을 방문한 옌스 스톨텐베르그 나토 사무총장(왼쪽)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반갑게 인사를 나누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스톨텐베르그 사무총장의 리더십을 극찬하며 임기 1년 연장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스톨텐베르그 사무총장 SNS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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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벤 월리스 영국 국방장관이 후임 나토 사무총장직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리시 수낵 영국 총리가 그를 적극 추천하고 나섰다. 하지만 바이든 대통령은 ‘각료급보다는 대통령이나 총리를 지낸 거물급 인사가 필요하다’는 생각을 가진 것으로 전해졌다. 또 독일, 프랑스 등 일부 회원국은 유럽연합(EU)에서 탈퇴한 영국이 나토 사무총장을 배출해선 안 된다는 쪽으로 입장을 정리한 것으로 알려졌다.

40대 여성인 메테 프레데릭센 덴마크 총리도 유력한 나토 사무총장 후보로 거론됐다. 80년 가까운 나토 역사상 첫 여성 사무총장 탄생이 갖는 의미는 남다르지 않을 수 없다. 하지만 프레데릭센 총리는 바이든 대통령과 면담한 뒤 “나토 사무총장직에 뜻이 없다”며 고사했다. 그는 최근 스톨텐베르그 사무총장의 임기 연장을 지지한다는 취지의 발언도 했다.

김태훈 기자 af103@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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