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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주먹으로 엄마를 천국에 보내드렸다"
암 투병 중인 시각장애 80대 모친을 혼자 돌보는 것에 불만을 가져 폭행해 숨지게 한 50대 아들에게 대법원이 징역 10년형을 확정했습니다.
오늘(16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1부(주심 노태악 대법관)는 존속살해 혐의로 기소된 A 씨에게 징역 10년을 선고한 원심을 이달 1일 확정했습니다.
법원에 따르면 A 씨는 지난해 3월 경기 의왕시 자택에서 안방 침대에 누워있던 모친 B(87) 씨를 여러 차례 폭행해 살해한 혐의를 받습니다.
피해자인 모친 B 씨는 시각장애인 1급으로 앞을 보지 못해 거동이 불편한 상태였던 데다 유방암까지 앓고 있었습니다.
범행 당일 누나 및 이모 등이 방문해 자신을 정신질환자 취급을 하자 가족들과 갈등을 빚었고, 그날 저녁부터 이튿날 아침까지 모친의 얼굴과 가슴 부위를 주먹과 발로 폭행해 숨지게 했습니다.
평소 A 씨는 아픈 모친을 다른 가족들이 돌보지 않고 자신 혼자 힘들게 돌봐야 하는 상황에 큰 불만을 품고 있었는데 범행 당일 다른 가족들이 자신을 타박하자 이 같은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그는 긴급체포 후 "아무도 돌봐주는 사람이 없어서 힘들었고 엄마를 천국에 보낸 후 나도 죽으려고 했다"며 "내가 매일 지옥에 있는 거 아니냐. 여기 더 이상 버틸 수가 없어서 주먹으로 엄마를 천국에 보내드렸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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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현병 아들 "모친 살해 기억 안 난다…했다 하더라도 심신상실 상태"
약 9년간 정신질환을 앓은 것으로 전해진 A 씨는 사건 발생 전 한 달가량 약물 복용을 중단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이에 재판 과정에서 A 씨 측은 약물 복용 중단을 근거로 조현병으로 인해 범행 당시 상황이 기억나지 않고 모친을 살해하지 않았다고 주장했습니다.
또 모친을 살해했다고 하더라도 조현병으로 인한 심신상실 상태에서 범행을 저지른 것이라는 주장도 했습니다.
하지만 1심 재판부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A 씨가 체포 직후에 한 발언 등을 살펴보았을 때 그가 범행 전후 상황을 기억하고 있고 행위의 위법성을 인식하고 있었다고 판단한 것입니다.
1심 재판부는 "피해자가 저항도 못하고 생을 마감한 것으로 보인다. 아들에게 살해당한 피해자가 느꼈을 정신적 · 육체적 고통은 이루 가늠하기 어렵다"고 지적했습니다.
다만 A 씨가 오랜 기간 조현병을 앓다가 증세가 악화돼 심신미약 상태에서 범행을 저지른 것을 맞다고 판단해 여러 상황을 종합하여 징역 10년을 선고했습니다.
심신미약은 사물을 변별할 능력이나 의사를 결정할 능력이 미약한 상태를, 심신상실은 심신장애로 인해 변별력이 없거나 의사능력이 없는 상태를 뜻합니다.
A 씨 측은 심신미약이 아닌 심신상실 상태였다고 항소했으나 기각됐습니다.
대법원 역시 "피고인의 연령과 성행, 피해자와의 관계, 범행의 동기 · 수단 · 결과, 범행 후 정황 등 살펴보면 징역 10년이 부당하다고 할 수 없다"며 판결을 확정했습니다.
김성화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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