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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1 (화)

이슈 로봇이 온다

협동로봇 가격전쟁, 최강자인 日 화낙도 참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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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봇업계 강자인 일본 화낙이 두산로보틱스와 레인보우로보틱스 등 한국 업체들이 불을 당긴 협동로봇 가격인하 경쟁에 참전했다. 그 동안 화낙의 협동로봇은 최고급이지만 비싸다는 평가를 받고 있었다.

14일 로봇업계에 따르면, 화낙은 최근 한국 내 고객사들에 협동로봇 제품 가격을 10~15% 낮춰 제시하고 있다. 형식은 프로모션이지만, 사실상 협동로봇 시장의 경쟁자인 한국과 중국 업체들의 저가 공세에 대한 맞대응이란 평가가 나온다.

그간 화낙 제품은 경쟁사 동급 제품보다 30~40% 비싼 것으로 알려졌다. 전량을 일본에서 만들어 원가가 높고 ‘세계 1위’라는 프리미엄이 붙어 생기는 가격 차이다. 그러나 화낙의 가격 정책 변화로 가반하중(로봇이 최대한 들 수 있는 무게) 10㎏급 협동로봇의 경우 두산로보틱스 가격은 4000만원대 안팎에, 화낙 가격 4500만원 안팎에 가격이 형성된 것으로 추정된다.

조선비즈

화낙의 협동로봇 제품군 CRX 시리즈./화낙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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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낙 협동로봇을 이용한 머신텐딩(Machine Tending·로봇을 이용해 소재를 공작기계에 올리고 내리는 공정) 솔루션을 판매하는 한 시스템통합(SI) 업체는 “산업용 로봇 때부터 품질에 대한 신뢰가 있어서 고객들에게 화낙 제품을 권한다”면서 “최근 프로모션 등으로 타사 협동로봇과 가격 차이도 많이 줄었다”고 말했다.

화낙이 본격적으로 협동로봇 시장에 진출하면 유니버설로봇·두산로보틱스·레인보우로보틱스 등 주요 경쟁사의 실적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화낙은 한국 등 아시아 시장과 미국 등 선진국 시장에서 강력한 영업망과 서비스망을 갖고 있다.

화낙은 2020년 이후 협동로봇 시장에 공을 들이고 있다. 주력이었던 산업용 로봇 시장의 성장세가 전 세계적으로 꺾이고 있는데 따른 대응이다. 화낙은 2020년 말부터는 산업용 로봇의 투박함을 완전히 탈피한 곡선형의 흰색 디자인을 새롭게 선보였다. 지난해에는 식음료용 시장에서 가장 쓰임이 많은 가반하중 5㎏급 협동로봇 제품을 내놓았다. 매년 열리는 신제품 설명회도 협동로봇 중심으로 진행되고 있다.

유진투자증권은 화낙이 연간 1만2000대 규모의 생산능력을 확보했고, 전체 로봇 생산량 중 협동로봇 비중을 과거 5% 수준에서 올해 들어 10%대까지 늘린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다만 협동로봇과 전통적인 산업용 로봇은 잠재고객과 그들이 기대하는 사양이 달라 화낙의 일방적인 우세로 끝나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협동로봇이 식음료·물류·서비스 시장 등에서도 널리 쓰일 것으로 보이는 만큼 정밀도보다는 가격이 경쟁력을 가르는 더 중요한 요소라는 얘기다.

앞서 두산로보틱스는 지난 4월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의 신제품을 출시하며 협동로봇 가격경쟁에 불을 붙였다. 두산로보틱스는 SI 업체들에 2000만원 이하의 가격으로 제품을 판매하겠다는 구상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커피, 튀김 업종 등에 먼저 쓰이기 시작한 협동로봇을 베이커리, 패스트푸드, 바비큐 등 식음료 업계 전반으로 확대하기 위해서다.

레인보우로보틱스 역시 구동기·엔코더·브레이크·제어기 등 주요 부품을 확보해 원가율을 낮춘 만큼 가격 경쟁에 자신있다는 입장이다. 레인보우로보틱스는 서빙로봇도 중국산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연내 출시하겠다는 구상이다. 중국산 서빙로봇은 한국산 제품에 비해 60% 수준의 가격으로 한국 서빙로봇 시장의 70% 이상을 장악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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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협동로봇 관련 기업의 미국 거점 현황(설립 예정 포함)./각 사·유진투자증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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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엽 기자(parkjeongyeop@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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