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락한 '샤헤드-136'서 중국산 변압기 발견…WSJ "서방 제재 구멍" 지적
이란제 드론 샤헤드-136/로이터-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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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무기로 사용하는 이란제 드론(무인기)에 올봄 중국에서 생산된 부품이 포함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등 서방이 이란제 군사 장비의 러시아 이전에 관여하는 이들을 계속해서 제재하고 있지만,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온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2일(현지시간) 서방이 올해 초 우크라이나 상공에서 추락한 이란제 드론 '샤헤드-136'에서 중국산 부품이 발견됐다고 보도했다. 이 드론은 지난 4월 우크라이나군이 격추했다.
서방의 조사 결과 드론에는 지난 1월 중순 중국에서 제작된 것으로 보이는 전압 변환기가 탑재돼 있었다. 글로벌 무기 공급망을 추적하는 영국 분쟁군비연구소 연구원들이 드론에서 올해 만들어진 부품을 발견한 건 이번이 처음인 것으로 전해졌다.
샤헤드-136은 자폭 드론으로, 러시아는 지난해 9월부터 이 드론을 투입해 우크라이나 주거 지역을 공격하기 시작했다. WSJ은 중국산 부품이 전장에서 활용되는데 걸리는 시간이 3개월에 불과했다며 "이란이 우크라이나 민간인들을 공포에 떨게 한 무기 공급으로 러시아를 얼마나 빨리 도울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라고 짚었다.
우크라이나군에 따르면 러시아는 발전소, 도시 및 군사 목표물을 공격하기 위해 700대 이상의 드론을 투입했다. 우크라이나는 이들 드론 대부분을 무력화할 수 있었다고 밝혔지만, 지속적인 드론 공격은 우크라이나군 방공망에 부담을 주고 있다고 WSJ은 전했다. 백악관은 최근 이란이 카스피해를 건너는 선박에 수백 대의 드론을 실어 러시아에 보냈다고 밝혔다. 또 러시아가 필요한 자재를 이란에서 조달해 자국에서 드론을 생산하려는 움직임도 포착됐다.
WSJ은 2023년산 중국 부품이 발견됨에 따라 이란 드론 공장으로 부품이 유입되는 것을 막으려는 미국과 동맹국이 도전에 직면했다고 진단했다. 글로벌 공급망을 차단하려는 미국의 압력이 계속되고 있지만 상용 전자제품에 널리 사용되는 전압 변환기 같은 부품 유입을 막기엔 역부족이라는 지적이다. 미국 '핵무기 통제를 위한 위스콘신 프로젝트'는 "중국 기업들은 이란을 돕는 데 점점 더 많은 역할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미국 상무부는 이날 안보상 우려 및 인권 침해 관련성을 이유로 중국 기업 31곳을 무더기로 제재했다. 이번 제재는 중국의 주요 전투기 제조사와 극초음속 무기 개발을 지원하는 기업이 주로 포함돼 중국 공군 현대화 프로그램 제재에 초점으로 맞춘 것으로 보인다.
박가영 기자 park0801@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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