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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6 (화)

이슈 통화·외환시장 이모저모

"불확실성 높은 기업일수록…중앙은행 통화정책에 비관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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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 73주년 기념 우수논문

기업 불확실성과 중앙은행 정보충격 파급효과 분석

"투자, 긴축 정보 때 줄이고 완화 정보 때도 덜 늘려"

"통화정책 운영에서 민간 불확실성도 고려해야"

[이데일리 하상렬 기자] 경제적 불확실성이 높은 기업일수록 중앙은행이 제공하는 통화정책 정보에 비관적으로 반응한다는 분석이 나왔다. 불확실성 정도에 따라 기업간 투자 격차가 발생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이에 중앙은행이 통화정책을 운영하는데 있어서 민간의 불확실성이라는 외부요인도 전망능력 같은 내부요인만큼 고려해야 한다는 주장이 따랐다.

이데일리

한국은행이 신축 통합별관 외관 모습.(사진=공동취재단)


한국은행은 12일 제73주년 창립 기념식에서 이같은 내용을 담은 ‘기업 불확실성과 중앙은행 정보충격 파급효과 분석’이라는 논문을 쓴 금융안정국 소속 직원 등 공동저자 3명에게 행내 현상논문 1등 특별포상을 수여했다.

연구진은 최근 코로나19 발생, 글로벌 긴축 통화정책 가속화 등으로 불확실성 상당히 높아진 상황에서, 중앙은행의 커뮤니케이션 정책 효과는 제약적일 수밖에 없다는 점에 주목했다. 불확실성이 민간의 정보 수용성을 떨어뜨리고, 의사결정을 방해한다면 중앙은행이 제공하는 정보 효과가 떨어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글로벌 긍융위기 이후 세계 중앙은행들은 이른바 ‘포워드 가이던스’를 통해 향후 통화정책에 대한 신호를 민간에 보내 기대인플레이션과 경제전망 등을 변화시켜 정책당국이 원하는 경제상황이 형성되도록 노력하고 있다. 최근 한국은행도 적극적인 의사소통을 통해 통화정책 효과 재고를 위해 힘쓰는 분위기다. 대표적으로 기준금리를 결정하는 금융통화위원회 직후 열리는 총재 기자회견을 통해 향후 3개월간 최종금리를 언급하는 등의 소통을 진행하고 있다.

논문 분석 결과, 불확실성이 높은 기업일수록 중앙은행이 제공하는 정보충격에 대해 비관적으로 반응했다. 긴축적인 정보를 줬을 때 투자를 더 줄이고, 완화적인 정보를 줬을 때 오히려 투자를 덜 늘리는 반응을 보인다는 것이다.

불확실성이 높고 낮음에 따라 기업 사이 생산성 격차가 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불확실성이 높은 기업들은 중앙은행이 제공하는 정보를 잘 활용하지 못하고, 불확실성이 낮은 기업들은 해당 정보를 잘 활용하면서 투자 결정 차이가 누적된다는 것이다.

연구진은 결과적으로 경제 내 불확실성을 해소하는 것이 중앙은행의 정책수행을 위한 요건임을 시사했다. 기존에 중앙은행의 통화정책 효과를 높이기 위해 논의됐던 요건이 명확한 의사소통, 투명성, 전망능력, 커뮤니케이션 방법론 등이었다면, 민간의 불확실성이라는 외부요인도 그만큼 중요하다는 지적이다.

한편 논문에 따르면 전통적인 통화정책의 정보충격은 불확실성에 따라 효과가 달라지지 않았다. 금리 인상이나 인하라는 통화정책 자체는 정보적인 성격을 띄는게 아니라, 해석의 여지가 없는 정책 자체이기 때문에 차이가 없었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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