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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 (토)

[영상]“가전은 LG” 동의하십니까?…주가 끌어올린 “車는 LG”, LG전자의 미래 될까요? [신동윤의 나우,스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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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

[LG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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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신동윤 기자] “가전은 역시 LG전자.”

대한민국 사람이라면 한 번쯤 들어봤을만한 이야기입니다. 동의 여부는 잠시 제쳐두죠. 적어도 베이비붐·X세대에겐 익숙하고, 이들의 자녀 세대인 밀레니얼·젠지(Gen Z)세대에게도 낯설지만은 않을 테죠.

국내 가전 시장에서 LG전자의 적수는 삼성전자입니다.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압도적인 시총 1위 기업이 벌이는 ‘쩐(錢)의 전쟁’에선 LG전자가 상대가 되지 않는다는 것이 업계의 중론입니다. 지난해 기준 24조9292억원(삼성전자) 대 4조370억원(LG전자)으로 삼성전자의 연구·개발(R&D) 비용 지출이 LG전자의 6.2배에 이르고, 마케팅·광고 비용이 포함된 재무제표 상의 ‘판매관리비’도 68조8130억원(삼성전자) 대 16조6853억원(LG전자)으로 4.1배나 차이가 나니 말이죠.

하지만, 이런 가운데서도 국내 시장에서 수십년간 지켜오고 있는 “가전은 LG”란 브랜드 파워는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LG전자의 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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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브 'LG전자' 채널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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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랬던 LG전자가 던진 ‘승부수’ 하나가 마침내 포텐을 터뜨리기 시작하는 모양새입니다. 새롭게 힘을 쏟고 있는 “자동차는 LG전자” 전략이 구체적인 성과를 내기 시작하면서 ‘동학개미운동’ 이후 지지부진했던 LG전자 주가를 좀 더 높은 곳으로 끌어올리고 있기 때문이죠.

눈물을 머금고 시작한 전장사업 사실 자동차 부품사로 향하는 길 위에서 질주를 시작한 LG전자에겐 아픔이 있습니다. 그동안 애지중지하던 휴대전화 사업을 완전히 포기하는 과감한 결단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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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브 'YG ENTERTAINMENT' 채널 캡처]


선대 구본무 회장이 특히나 애정을 보였다는 휴대전화 사업은 LG전자에겐 아픈 손가락입니다. 사업을 접기 직전엔 “되지도 않을 사업에 왜 매달리냐”는 비아냥의 대상이 되기도 했지만, LG전자에게 휴대전화 사업은 ‘초콜릿폰’, ‘프라다폰’, ‘롤리팝폰’ 등 수많은 명작으로 영광을 선사했던 추억이 있는 곳입니다.

결국 시제품으로 나오진 못했지만, ‘세계 최초 롤러블 스마트폰’ 기술을 통해 ‘폼팩터 혁명’의 최종 단계에 가장 가까이 다가섰던 기업도 다른 곳이 아닌 LG전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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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자]


이런 영욕의 역사를 과감히 접고 ‘집중 투자’를 선언한 분야가 바로 전장사업입니다. 구광모 LG그룹 회장이 ‘뉴 LG’를 이끌 미래 먹거리로서 콕 찍은 두 분야(전장·2차전지) 중 한 곳이죠. LG전자가 ‘LG전장’이란 별칭으로 불릴 수 있을 정도로 반드시 성공시켜야 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2025년 전장 부문 가치만 10조원…“TV 매출 맞먹을 것” 지금까지의 성적표는 기대 이상입니다.

지난 1분기 LG전자의 자동차 전장부품(VS) 사업부 매출액은 2조3865억원으로 역대 1분기 최대 실적을 달성했습니다. 전년 같은 기간과 비교했을 때는 27.1%나 늘어났죠. 매출 규모로만 봤을 때 LG전자는 현대모비스, 삼성전자, 현대트랜시스에 이어 국내 ‘톱(TOP) 4’ 자동차 부품사에 이름을 올린 상황이기도 합니다.

여기에 540억원 규모의 영업이익을 올리며 전년 대비 흑자전환에 성공한 것은 덤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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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브 'LG전자' 채널 캡처]


현재만 ‘반짝’하는 결과를 낸 것이 아니라는 점이 LG전자에겐 더 고무적인 지점입니다. 전장 사업의 수주잔고 규모가 매년 증가 추세라는 점을 눈여겨봐야 하죠. 지난 2021년 말 60조원 규모이던 수주잔고는 작년 말 80조원 수준까지 급증했습니다. 이를 토대로 전장 사업 부문의 매출액은 10조원 고지에 올라설 것으로 예상됩니다.

고의영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전장 부품에 있어 최근 신규 수주 성과가 목표 이상인 것으로 파악된다”며 “VS 사업부의 수주잔고는 2023년 100조원 규모로 확대될 것으로 예상되며 2024년 이후부터는 매출로 연결되는 모습이 더 뚜렷해질 전망”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지난 1분기 기준 VS 사업부 매출이 LG전자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11.7%입니다. 1년 전(8.9%)과 비교하면 2.8%포인트 늘어난 것이고, 지난 2017년 1분기(2.7%)와 비교하면 6년 사이에 4배 이상 비중이 높아진 셈이죠. 고 연구원은 “LG전자의 전장 사업 매출은 매년 15%씩 성장한다고 가정해도 2025년 LG전자 전체 매출의 20%를 차지할 것”이라며 “절대적인 규모 면에서 TV 사업에 버금갈 수 있다”고까지 평가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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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브 'LG전자' 채널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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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이면 전장 사업만으로도 그 가치가 10조원에 이를 것이란 분석도 나옵니다. 현재 LG전자의 시가총액이 20조원을 갓 넘어선 상황이라는 점을 고려한다면 그야말로 ‘폭풍 성장’을 예고하고 있다는 뜻입니다.

이 같은 성장 배경엔 캐나다의 자동차 부품 업체 마그나(Magna)사와 설립한 합작법인 마그나조인트벤처(JV)가 있습니다.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을 계기로 미국 전기차 시장이 급성장할 것으로 예측되는 가운데, 마그나 JV 역시 향후 5년간 연평균 20%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됩니다.

김록호 하나증권 애널리스트는 “2차전지 업체의 생산 계획과 LG전자 수주 잔고를 기반으로 2025년에는 VS 사업부 내에서 마그나 JV 실적 비중이 15% 이상 차지할 것으로 추정된다”며 “이를 반영한 VS 사업부의 가치는 9조9000억원으로 현재 목표주가 산정시의 가치(4조9000억원)보다 2배가량 높은 수준”이라고 분석했습니다.

단기간 급등에도 여전히 싼 주가 증권가에선 올 들어 급등세를 타고 있는 LG전자의 주가 흐름엔 전장 사업에서 보여준 성과가 결정적이었다는 평가가 지배적입니다.

한 자산운용사 고위관계자가 최근 기자에게 한 말이 이유를 잘 설명해 줍니다. “LG전자가 가전 잘하는 거야 잘 알죠. 그게 이미 주가에 반영돼 있는 것이고요. 가전 부문은 오히려 못 하면 바로 주가를 깎아 먹습니다. 새로운 분야에서 ‘빵’ 터뜨린 것에 투자자들의 눈이 번뜩인 겁니다”라고요.

한 증권업계 종사자분께선 업계에서 LG전자 주식은 ‘특출나게 잘나가진 못하지만 사고 안 치는 착한 아이’로 보는 경향이 강했다고도 했습니다. “10년 저평가에서 벗어날 때가 됐다”는 분석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죠.

LG전자의 전장 부문만 잘 나갔냐고요? 아니죠. 전통의 ‘본업’이자 핵심 사업부인 가전(H&A) 사업부의 성적도 눈에 띌 정도로 호실적을 보였습니다. H&A 사업부 영업이익률은 지난해 5.6%에서 올해 1분기 12.7%로 수직 상승했습니다. 물류비 감소와 원재료 가격 하락에 따른 비용 감소 효과가 컸다는 분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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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자의 올해 주가 흐름을 보면, 이런 오래된 고정관념은 이미 깨진 것으로 보입니다. 올해 최저점(1월 3일)이던 8만5700원 대비 최고점(6월 5일) 12만7200원까지 주가는 무려 48.42%나 상승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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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가 국내 증권사 보고서를 종합해 도출한 목표주가는 15만3550원에 이릅니다. NH투자증권, 신한투자증권, KB증권은 목표주가로 17만원까지 제시하기도 했습니다.

올 들어 주가가 급등했음에도 불구하고 증권사들이 올해 예상 실적을 기준으로 산출한 주가수익비율(PER)이 높지 않다는 점도 주목할 지점입니다. 5월 이후 나온 PER의 평균치는 10.6배에 불과합니다. 추가 상승 여력이 여전히 높다는 뜻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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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브 'LG전자' 채널 캡처]


12개월 선행 주가순자산비율(PBR)이 1.0배에 그치고 있다는 점도 LG전자 주식을 더 매력적으로 보이게 하는 요소입니다. PBR 1.0배는 LG전자 주가의 역사적 저점 평균 PBR이기도 합니다.

김록호 연구원은 “LG전자의 현 주가는 VS 사업부 가치가 반영됐다고 보기 어려운 상태”라며 “본업(가전) 실적이 양호하고 2차전지로 인해 전기차 모멘텀이 부각되는 지금이 기업가치 재평가가 가능한 절호의 기회”라고도 강조했습니다.

realbighead@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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