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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0 (금)

새 대법관 후보에 서경환·권영준 제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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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사람 모두 중도 성향 평가

조선일보

서경환, 권영준


김명수 대법원장은 9일 새 대법관 후보자로 서경환(57·사법연수원21기) 서울고등법원 부장판사와 권영준(52·25기)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를 윤석열 대통령에게 임명 제청했다. 윤 대통령이 이를 수용함에 따라 두 후보자는 곧 국회 인사청문회와 본회의 인준 표결을 거치게 된다.

서경환·권영준 후보자는 오는 7월 퇴임하는 조재연(중도)·박정화(진보) 대법관의 후임이다. 중도 성향으로 평가되는 서·권 후보자가 임명되면 진보 성향 대법관이 1명 감소하면서 대법관 구성에도 변화가 생기게 된다. 특히 대법원장과 대법관 12명 등 13명으로 구성되는 대법원 전원합의체에서 ‘진보’ 대 ‘중도·보수’의 구도가 현재의 ‘7대6′에서 ‘6대7′로 바뀐다.

서 후보자는 서울 출신으로 1995년 판사로 임용돼 대법원 재판연구관, 서울고법 부장판사, 서울회생법원장 등을 거쳤다. 대구 출신의 권 후보자는 1999년 판사가 됐고 서울지법, 법원행정처 기획조정실 등에 근무한 뒤 2006년 서울대 법과대학 교수로 옮겼다. 두 사람 모두 서울대 법대를 졸업했다.

김명수 대법원장은 9일 서경환·권영준 후보자를 임명 제청하면서 “대법관 구성 다양화를 요구하는 국민 기대를 염두에 뒀다”고 밝혔다.

조선일보

그래픽=송윤혜


서 후보자는 법원 내 도산 사건 최고 전문가 중 한 명으로 꼽힌다. 그는 오석준 대법관과 함께 IMF(국제통화기금) 사태가 벌어진 1997년 서울지방법원(현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50부 배석 판사로 근무하면서 기업 법정관리 등 파산·회생 사건을 도맡았다. 2015년 세월호 사건의 2심 재판장으로 이준석 선장에게 살인죄를 적용해 무기징역을 선고하기도 했다.

권 후보자는 국내 민법 분야 최고 전문가 중 한 명으로 불린다. 같은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출신으로 대법관이 됐다가 작년 9월 퇴임 후 학교로 복귀한 김재형 전 대법관과 마찬가지로 현직 법관이 아닌 교수에서 대법관에 임명 제청된 사례다. 사법시험(35회)에 수석 합격했고, 법무부 민법개정위원회 실무위원으로 민법 개정 작업에 참여했다.

두 후보자 지명을 두고 법조계에서는 “문재인 정부에서 진보 성향 대법관들이 주도할 수 있게 구성됐던 김명수 대법원이 이념 편향성에서 벗어나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말이 나왔다. 현재 대법원 전원합의체 13명은 대법원장을 포함해 우리법연구회, 인권법연구회, 민변 등 출신인 ‘진보’ 성향 대법관 7명이 과반을 이루고 있다. 이번에 중도 성향의 서·권 후보자가 발탁되면서 대법 전합의 결론을 좌우해왔던 ‘진보 과반’이 무너지는 셈이다.

대법원 구성 변화는 계속될 전망이다. 윤석열 대통령이 임명한 오석준 대법관이 작년 11월 취임하는 등 이번 정부 임기 중에 김 대법원장을 포함한 대법관 14명 중 13명이 교체된다.

김 대법원장은 오는 9월 퇴임을 앞두고 이번에 마지막으로 대법관 제청권을 행사했다. 당초 대법관후보추천위원회가 추천한 8명 중에 김 대법원장과 가까운 진보 성향 판사들이 일부 포함되면서 이들이 임명 제청될 경우, 윤 대통령이 김 대법원장 퇴임 이후로 임명을 미룰 것이란 관측도 있었다. 한 법조인은 “제청된 후보자 면면을 볼 때 양측의 조율이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법조계 일각에선 여성 대법관이 기존 4명에서 3명으로 줄어드는 것에 대해 비판적 지적도 나온다. 한국여성변호사회 장윤미 공보이사는 “성별의 다양성도 고려돼야 하는데, 특정 대학 출신 중년 남성 중심의 대법원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했다.

[송원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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