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패배 베팅시 후회' 싱하이밍에 "내정간섭 해당할 수도"
싱하이밍 주한중국대사. 2023.5.19/뉴스1 ⓒ News1 김명섭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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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노민호 기자 = 외교부가 우리 정부의 외교정책 방향을 비판한 싱하이밍(邢海明) 주한중국대사를 초치해 항의했다고 9일 밝혔다.
외교부는 "싱 대사가 어제 우리나라 야당 대표(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의 만찬을 계기로 비상식적이고 도발적인 언행을 했다"며 이같이 전했다.
싱 대사는 전날 오후 관저에서 이 대표와 만났을 당시 "중국 정부는 한국과의 관계를 잘 발전시키려고 하지만, 현재 많은 어려움에 부딪히고 있다. 그 책임은 중국에 있지 않다"며 최근 한중관계 경색의 책임을 우리 측에 돌렸다.
싱 대사는 특히 "미국이 전력으로 중국을 압박하는 상황 속에 일각에선 '미국이 승리하고 중국이 패배할 것'이라는 데 베팅하는 것 같은데, 이는 분명히 잘못된 판단"이라며 "아마 반드시 후회할 것"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 장호진 외교부 제1차관은 이날 오전 싱 대사를 청사로 불러들여 "주한대사가 다수의 언론매체 앞에서 사실과 다른 내용, 묵과할 수 없는 표현으로 우리 정부 정책을 비판한 건 외교사절의 우호관계 증진 임무를 규정한 '비엔나 협약'과 외교관례에 어긋난다"며 "우리 국내 정치에 개입하는 내정간섭에 해당할 수 있다"고 엄중 경고했다.
장 차관은 특히 "싱 대사의 이번 언행은 상호존중에 입각해 한중관계를 중시하고 발전시켜 가려는 양국 정부와 국민들의 바람에도 심각하게 배치된다"며 "한중우호 정신에 역행하고 양국 간 오해와 불신을 조장하는 무책임한 것"이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장 차관은 싱 대사에게 "이번 언행과 관련 외교사절의 본분에 벗어나지 않도록 처신해야 할 것"이라며 "모든 결과는 본인 책임이 될 것"이라고 강한 유감을 표명했다.
이런 가운데 박진 외교부 장관도 이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싱 대사 발언에 대해 "외교관례라는 게 있다"며 "대사의 역할은 (주재국과의) 우호를 증진하는 것이다. 오해를 확산시켜선 안 된다"고 지적했다.
ntiger@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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