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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1 (금)

이슈 정치계 막말과 단식

‘개딸 욕설’에도 굴하지 않은 양소영…李 면전서 “특정 목소리에 휘둘리지 말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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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확대간부회의서 발언하며 비이재명계 뜻하는 ‘수박’도 3회 언급

이재명 대표, 회의 종료 후 기자들에게 “(양 위원장 주장은) 당연한 얘기”

세계일보

양소영 더불어민주당 전국대학생위원장이 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확대간부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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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혁신 촉구 기자회견에 나섰다가 강성 지지층인 이른바 ‘개딸(개혁의딸)’의 집중 포화를 맞았던 양소영 민주당 전국대학생위원장이 9일 이재명 대표 면전에서 “특정 목소리에 휘둘리는 정당에서 벗어나 국민 눈높이에 맞는 정당으로 변해야 한다”고 강경 발언했다.

또다시 강성 지지층의 비난 받을 것을 알지만 이러한 목소리를 내기 위해 자신이 전국대학생위원장 자리에 있다면서 혁신 의지를 굽히지 않았다.

양 위원장은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민주당 확대간부회의 발언에서 “민주당이 권력만 추구하고 중요한 사안에 입 다물라는 정당이 아니라, 다양한 목소리를 관용하고 포용하는 정당이라는 것을 널리 알리고 싶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다양성을 존중하는 정당으로 거듭나게 해달라”며 “당내 다양성이 강화될수록 우리의 경쟁력 또한 강해질 것이고, 새롭게 구성되는 혁신기구가 그 마중물이 되기를 간절히 바란다”고 덧붙였다.

앞서 양 위원장 등 전국 시·도당 대학생위원장 17명은 지난달 12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송영길 전 민주당 대표를 둘러싼 ‘2021년 전당대회 돈 봉투 의혹’과 김남국 의원의 코인 보유 논란을 비판하고 민주당의 혁신을 촉구했다. 이른바 ‘민주당의 정치는 죽어가고 있다’는 게 당시 기자회견에 나섰던 민주당 소속 청년 정치인들의 외침이었다.

기자회견 후 청년 정치인들을 겨냥한 강성 지지층의 비난이 쏟아졌고, 심지어 양 위원장은 민주당 지지자들이 모인 카카오톡 단체 대화방에 불시에 초대돼 ‘당신이 사람×끼냐’ 등의 욕설을 들은 것으로도 알려졌다.

건전한 비판은 충분히 받아들일 수 있지만 ‘정치 폭력’을 용납해서는 안 된다면서 당에서 적극적인 조치를 취해줬으면 좋겠다는 게 양 위원장의 입장으로 전해졌는데, 같은 달 24일 국회에서 열린 ‘청년미래연석회의 출범식’ 유튜브 중계 영상에서는 자리에 참석한 양 위원장을 겨냥해 ‘양소영 아웃’ 등 맹목적 비난이 여전히 이어졌다.

이에 양 위원장은 회의에서 “20~30 청년세대가 더 이상 민주당을 떠나지 않게 막고 싶었다”며 당시 기자회견을 열게 된 배경을 설명했다. 이러한 의도에도 결국 수많은 사람에게 무차별적인 비난을 받았고 대학생위원회의 외침은 ‘내부 총질’로 규정됐다면서, 함께 목소리를 냈던 대학생위원장들은 지역당원의 비난 대상이 돼 낙인이 찍혔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혁신과는 동떨어진 ‘대의원제 폐지’를 외쳐야 비난받지 않고 자기편을 지키기 위해서는 잘못도 정의로 둔갑한다면서, 옳은 말을 해도 우리 편이 아니면 틀린 말이 되어버리는 게 현실이라고 짚었다. 다른 의견을 수용하고 관용하는 문화가 민주당에서 사라진 지 오래인 사이에 한쪽으로 경도된 목소리가 당을 지배하고 일부 정치인은 이러한 분위기를 적극 이용한다고도 했다.

이 대표를 앞에 둔 양 위원장은 특히 ‘비이재명계’를 조롱하는 표현으로 알려진 ‘수박’을 총 3회 언급했다. 동료라는 말이 ‘수박’으로 변했다는 지적에서 처음 등장, 다른 목소리를 내는 순간 ‘수박’ 취급을 받아 문자 폭탄과 댓글 테러에 시달릴 거라고 말한 데 이어 동료를 ‘수박’으로 멸칭하는 인사를 혁신기구에서 배제해야 한다는 주장을 펴면서다.

양 위원장은 자신이 받았던 비난을 떠올린 듯 “저는 또 비난의 화살을 맞을 거라 생각한다”며 “신상털이, 가족욕설 그리고 성희롱, 그걸 더 넘어 더 큰 시련이 올 수도 있다”고 말했다. 위축되고 많이 두렵다면서도, “하지만 누군가 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한다”며 “더 이상 두려워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양 위원장 주장은) 당연한 얘기”라며 “‘문자 폭탄’이나 폭언 등은 조사를 하고 그에 상응하는 적절한 조치를 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동환 기자 kimcharr@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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