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윤’ 일색 조강특위 출범에
‘비주류 솎아내기’ 우려 나와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8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박민규 선임기자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윤핵관’(윤석열 대통령 측 핵심 관계자) 이철규 사무총장을 위원장으로 하는 국민의힘 조직강화특별위원회(조강특위)가 8일 출범했다. 조강특위는 총선 공천에서 유리한 위치를 점할 수 있는 조직위원장 인선을 담당한다. 조강특위 구성이 친윤 일색이라는 점에서 비주류를 솎아내는 총선 정지작업이 시작된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강민국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이날 오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이철규 사무총장을 위원장으로, 박성민·배현진 의원을 당연직으로, 함경우·박진호 당협위원장을 추천직으로 하는 5인의 조직강화특별위원회를 협의했다”고 밝혔다. 국민의힘 당규에 따르면 당 대표가 최고위원회의의 협의를 거쳐 7인 이내의 조강특위를 설치할 수 있다. 나머지 2인의 위원은 인선 절차가 진행 중이다.
조강특위 구성은 ‘친윤석열(친윤)’ 색이 뚜렷한 것으로 평가된다. 당 지도부와 보조를 맞춰 조직위원장 인선을 안정적으로 관리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위원장인 이 총장은 윤핵관으로 분류되고 박 의원은 떠오르는 친윤 핵심으로 꼽힌다. 배 의원은 윤 대통령의 당선인 시절 대변인을 맡았다. 추천직 인사인 함경우 위원장은 윤 대통령의 후보 시절 캠프에서 상근 정무보좌를 맡은 바 있다. 박진호 위원장도 대선 당시 윤 대통령 캠프에 참여했다.
수도권 당협위원장인 함경우(광주시갑)·박진호(김포시갑) 위원장이 추천인사로 합류한 것은 수도권 조직위원장에 공석이 많다는 점이 고려된 것으로 보인다. 현재 공석인 35개 당협 중 23곳이 수도권(서울 8곳·경기 13곳·인천 2곳)이다. 박 위원장 인선은 청년 인사 안배 차원도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조강특위는 다음주부터 인선 작업을 시작한다는 계획이다.
조강특위가 출범하면서 국민의힘의 내년 총선을 위한 사전 정지작업이 본격화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조강특위가 선정하는 조직위원장은 지역 당 조직의 의결을 거쳐 당협위원장이 된다. 당협위원장은 지역구 관리가 용이해 총선 공천에서 유리하다.
조강특위 관계자는 이날 통화에서 “하반기에 당무감사와 선거기획단 출범을 해야 해서 빠르게 조직위원장 인선을 진행하려 한다”며 “당원권 정지 징계를 받은 분들 지역은 공모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준석 전 대표(서울 노원병)나 태영호 전 최고위원(서울 강남갑) 지역구에 새 조직위원장을 뽑진 않겠다는 뜻이다.
친윤 일색 지도부와 조강특위 구성에 일각에서는 검사·낙하산 공천이 이뤄질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된다. 국민의힘은 지난해 12월 정진석 비대위의 조강특위가 42곳의 조직위원장 인선을 확정하며 친이준석계 의원을 탈락시키고, 윤 대통령과 인연이 있는 검사 출신 인사들을 다수 발탁한 전례가 있다. 동대문을 조직위원장에 부장검사 출신 김경진 전 의원이 선정되고 이준석 전 대표 시절 수석대변인을 지낸 허은아 의원이 탈락한 것이 대표적이다.
한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기자와 통화하면서 “이번 조강특위도 비주류를 솎아내려는 목적 아니겠나”라며 “윤핵관이라고 하는 이철규·박성민·배현진 의원이 당직을 맡을 때부터 예견된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최고위는 이날 당대표 특별보좌역에 민영삼 사회통합전략연구원장 등 11인을 임명하는 안을 의결했다. 윤 대통령과 20년 지기이자 검찰 출신인 주기환 전 광주시장 후보도 특보단에 합류한 것으로 알려졌다. 주 전 후보는 아들이 대통령실 부속실 6급 행정요원으로 일하고 있다는 것이 드러나 사적 채용 논란이 불거진 바 있다.
대변인단도 보강했다. 수석부대변인에 황규환 당 공보실 선임부국장이 임명됐고, 부대변인 10인도 임명됐다.
문광호 기자 moonlit@kyunghyang.com, 조문희 기자 moony@kyunghyang.com
▶ 삼성 27.7% LG 24.9%… 당신의 회사 성별 격차는?
▶ 뉴스 남들보다 깊게 보려면? 점선면을 구독하세요
©경향신문(www.khan.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