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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 (토)

[사설] 국회 상임위원장이 얼마나 좋길래 소송까지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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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최고위원.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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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이 국회 상임위원장 자리를 놓고 벌어진 내분을 수습하지 못하고 있다. 정청래 최고위원은 행안위원장을 맡지 못하게 된 것에 불만을 품고 민주당 출신 국회의장을 상대로 소송을 예고했다. 지난달 30일 국회 본회의가 파행한 것도 이 문제 때문이었다. 상임위원장 7명을 새로 선출할 예정이었지만 민주당이 자기 당 몫 6명을 확정하지 못해 표결을 못한 것이다.

지난 총선에서 압도적 의석을 차지한 민주당은 여야가 의석수 비율에 따라 상임위원장 자리를 나눠온 관행을 깨고 상임위 18개를 독식했다. 1년 뒤 여론에 밀려 국민의힘에 7개를 내줘 자리가 줄자 경쟁이 치열해졌다고 한다. 상임위원장 임기는 원래 2년인데 여야가 과방위원장과 행안위원장은 1년씩 돌아가며 맡기로 한 것부터가 비정상이다. 이번 일도 민주당 쪽에서 정 최고위원을 향해 ‘왜 당신만 두 번 하느냐’는 반발이 나와 벌어졌다.

소송까지 거론되면서 국회 상임위원장 자리가 얼마나 좋길래 이러느냐는 궁금증도 생기고 있다. 국회 상임위원장은 소관 정부 부처와 공공기관에 그야말로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한다. 그로 인한 유무형의 이익이 상당할 것이다. 자기 지역구 예산·사업 등을 더 따낼 수 있다는 것은 ‘덤’이다. 특수활동비가 폐지됐다고 하지만 업무추진비, 기관운영비 명목으로 세비 외에 더 받는 돈도 있다. 국회엔 이런 자리가 한둘이 아니다. 그 자리가 어디인지 국회의원들이 가장 잘 알 것이다. 국민 세금이 낭비되는 대표적 기관을 꼽으라면 국회가 빠질 수 없다.

지난 1년간 민주당은 이재명 대표 방탄, 가짜 뉴스 괴담 유포, 입법 폭주, 돈 봉투, 코인 의혹 등 바람 잘 날이 없었다. 그런데 이제는 좋은 자리를 서로 하겠다고 소송 얘기까지 한다. 보통 사람들이라면 스스로 부끄러워할 일이다.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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