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대서양 외 지역 관여 안 된다는 입장…중국 반발 의식한 듯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AFPBBNews=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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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가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 일본 도쿄 연락사무소 개설에 어깃장을 놓고 나섰다. 나토가 본래의 영역인 북대서양 지역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는 게 프랑스의 주장인데,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이 중국과 관련해 미국과 거리두기에 나선 것과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AFP통신은 프랑스 정부 당국자를 인용해 프랑스가 도쿄에 나토 연락사무소를 설치하는 방안에 부정적인 입장이라고 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익명을 요구한 이 당국자는 "나토는 북대서양을 의미하며 (나토 헌장) 제5조, 제6조를 통해 그 범위를 북대서양으로 명확히 제한하고 있다"며 "해당 지역(동아시아) 어느 국가에도 나토 연락 사무소가 없다. 나토가 이 지역의 상황 파악이 필요한 경우에는 연락 창구로 지정된 대사관을 이용하면 된다"고 말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지난주 한 회의에서 도쿄 연락사무소 개설 방안에 대한 반대 의견을 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는 전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당시 "만약 나토가 북대서양 밖으로 영역을 확대하려고 밀어붙인다면 큰 실수를 범하게 될 것"이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닛케이아시아는 나토가 내년 도쿄에 연락사무소를 개설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나토는 회원국 이외에도 우크라이나·조지아 등에 연락사무소를 두고 있다. 대부분 소규모로 운영되며 해당 국가 정부 및 군과 나토의 연락을 돕는 역할을 한다. 아시아 지역에 사무소를 설치하는 건 일본이 처음이다. 이는 중국과 러시아의 위협에 대응하기 위한 협력 조치로, 나토는 도쿄 연락사무소를 거점으로 한국과 호주·뉴질랜드 등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파트너 국가들과 협력 폭을 넓힐 방침이다.
옌스 스톨텐베르그 나토 사무총장(왼쪽)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악수하고 있다./AFPBBNews=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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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관련해 옌스 스톨텐베르그 나토 사무총장은 지난주 "아시아에서 일어나는 일은 유럽에 중요하고, 유럽에서 일어나는 일은 아시아에 중요하기 때문에 나토 동맹국이 인도·태평양 파트너들과 협력을 강화하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고 말했다. 또 구체적인 나라는 밝히지 않은 채 나토 연락사무소를 설치해달라는 "요청"이 있었다며 "설치 가능성을 검토하고 있다"고 했다.
나토와 일본이 밀착하자 중국은 불편한 심기를 감추지 않고 있다. 이를 미국이 나토와 아시아 동맹국을 연계해 '아태판 나토'를 만들어 중국을 고립하려는 시도로 보고 있어서다. 마오닝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지난달 26일 브리핑에서 "아태 지역으로의 나토 동진은 반드시 지역의 평화와 안정을 파괴할 것"이라며 "군사 집단을 끌어들여 분열과 대결을 선동하는 어떠한 언행이든 결연히 반대한다"고 밝혔다.
프랑스도 중국의 반발을 우려해 도쿄 연락사무소 개설을 반대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나토 내부 논의에 대해 잘 아는 한 소식통은 "프랑스가 나토-중국 긴장에 기여하는 어떤 것도 지지하기를 꺼리고 있다"고 말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지난 4월 중국 국빈 방문 당시 유럽의 '전략적 자율성'을 강조하며 독자 노선을 선언, 미국의 일방적인 대중국 견제 전략에 훼방을 놓은 바 있다.
도쿄에 연락사무소를 만들기 위해서는 나토의 최고 의사결정 기관인 북대서양이사회의 만장일치 동의를 얻어야 한다. 이는 프랑스가 도쿄 연락사무소 설치를 막을 수 있는 권한을 갖고 있음을 의미한다고 FT는 설명했다.
이런 상황에서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는 파트너국 정상 자격으로 오는 7월 리투아니아에서 열리는 나토 정상회의에 참석할 예정이다. 기시다 총리는 지난해 6월 일본 총리로는 처음으로 나토 정상회의에 참석한 바 있다.
박가영 기자 park0801@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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