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방 증권법 적용 대상이지만 투자자 보호 공개 의무 등 위반"
비트코인 5%↑ 전날 하락분 회복…"단속 확대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는듯"
코인베이스 로고와 가사화폐 모형 |
(뉴욕·샌프란시스코=연합뉴스) 강건택 김태종 특파원 = 미국 금융감독 당국이 가상화폐 업계에 칼을 빼들었다.
미 증권거래위원회(SEC)는 6일(현지시간) 오전 뉴욕남부연방지방법원에 가상화폐 거래소 코인베이스가 미등록 브로커 역할을 했다며 이 회사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고 밝혔다.
전날 세계 최대 가상화폐 거래소 바이낸스와 그 창업자 자오창펑 최고경영자(CEO)를 제소한 지 하루 만에 미국 최대 가상화폐 거래소에 대해서도 법적 조치에 나선 것이다.
SEC는 소장에서 코인베이스가 최소 2019년부터 가상화폐 취급을 통해 수십억달러를 벌었으나 투자자 보호를 위한 공개 의무를 회피해 증권법을 위반했다고 지적했다.
코인베이스 고객들이 이용할 수 있는 최소 13개 가상자산은 연방 규제당국이 규정하는 '가상자산 증권'에 해당한다고 SEC는 판단했다.
따라서 코인베이스는 연방 증권법의 적용 대상이지만, 회사 측은 이 사실을 알면서도 규정을 무시했다고 SEC는 주장했다.
게리 겐슬러 SEC 위원장은 트위터를 통해 "코인베이스는 관련법을 따르지 않음으로써 투자자들에게 사기와 조작 등을 예방할 수 있는 중대한 보호 조치를 받을 기회를 박탈했다"고 말했다.
겐슬러 위원장은 CNBC방송 인터뷰에서 "코인베이스는 스스로를 거래소로 부르면서 다양한 기능을 섞어서 운용했다"면서 "뉴욕증권거래소가 헤지펀드를 운용하는 것을 본 적이 있느냐"고 비판했다.
또 "우리는 더 이상 디지털 화폐가 필요하지 않다. 우리는 이미 미국 달러라고 하는 디지털 화폐를 갖고 있다"며 "수세기에 걸쳐 경제와 대중은 가치를 이동시키는 한 가지 이상의 방법을 필요로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날 SEC의 소송 제기 소식에 코인베이스 주가는 12% 하락 마감했다. 또 소송을 당한 바이낸스와 코인베이스에서는 1조원 이상의 자금이 빠져 나갔다.
가상화폐 정보 제공업체 난센에 따르면 미 동부 기준 이날 오전 11시 30분 기준 바이낸스에서 지난 24시간 동안 빠져나간 순 자금은 13억 달러(1조6천991억원)에 달했다.
코인베이스에서는 12억8천만 달러(1조6천729억원)의 돈이 빠져나갔다.
그러나 전날 바이낸스 때와는 달리 SEC의 코인베이스 소송 소식이 알려진 이후 가상화폐는 반등세를 나타냈다.
이날 미 동부 기준 오후 5시 기준(서부 오후 2시) 비트코인 1개당 가격은 24시간 전보다 5.32% 상승하며, 2만6천980달러(약 3천526만원)에 거래됐다.
2만6천 달러선을 하루 만에 회복하면 전날 하락분을 대부분 만회했다.
이더리움도 3.82% 올라 1천877달러(약 245만원)를 나타냈다.
블룸버그 통신은 "가상화폐 투자자들이 디지털 자산 부문에 대한 SEC의 단속 확대를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블록체인 정보분석 업체 크립토퀀트의 훌리오 모레노 연구 책임자는 "SEC가 코인베이스를 상대로 한 소송 소식이 전해진 뒤 인출이 잠잠해졌다"고 말했다.
firstcircl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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