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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3 (월)

이슈 정치권 사퇴와 제명

이재명, 혁신 첫 스텝이 ‘인사 참사’…비명 “대표 사퇴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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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또다시 최대 위기에 봉착했다. 이 대표가 직접 추천한 이래경 사단법인 다른백년 명예이사장이 혁신위원장에서 낙마한 지 하루 만인 6일 당내에선 사퇴론도 다시 공개적으로 나왔다.

이상민 의원은 라디오에서 “(이래경 낙마 사태는) 이 대표 리더십이 온전치 못해 비롯된 만큼 대표가 하루라도 빨리 사퇴해야 한다”고 공개 주장했다. 다른 비명계 의원은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친명 인사를 무작정 불러들이려다 일어난 사달”이라고 지적했다. 2022년 2월 대선 경선 당시 이 대표 공개 지지 선언을 했던 이 이사장을 ‘전권’ 혁신위원장에 임명한 것 자체가 강성 지지자로 혁신기구를 장악하려다 벌어진 인사 참사라는 주장이다. 김해영 전 최고위원은 페이스북에 “이제 민주당은 이재명이라는 특정 개인을 위한 정당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며 ‘이재명 사당화’를 비판했다.

이 이사장은 “코로나19 진원지가 미국”이라고 2020년 주장한 데 이어 최근까지도 “미 패권세력이 자폭된 천안함을 조작했다” “지난 한국 대선에 미국 정보조직이 깊숙이 개입했다”는 음모론을 제기해 큰 논란을 불렀다. 그는 전날 사퇴문에서 “(음모론 비판은) 사인의 판단과 의견에 대한 마녀사냥”이라고 거꾸로 반발했다.

친명계는 즉각 이 대표를 엄호했다. 한 친명계 의원은 통화에서 “인사 실패로 대표가 사퇴해야 한다면 윤석열 대통령은 벌써 내려왔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지원 전 국가정보원장은 유튜브에 출연해 “여론조사에서 이 대표에 대한 충성심이 강하게 나타난다”며 “‘이 대표 책임져라’ ‘이 대표 아닌 누구랑 총선을 치르자’는 건 당이 망하는 길”이라고 옹호했다.

다만 당 지도부에서도 이 대표의 ‘깜깜이 인선’ ‘부실 검증’에 대한 불만이 제기됐다. 이 대표가 조정식 사무총장 등 일부 당직자와만 인선 과정을 공유해 검증이 부실할 수밖에 없었다는 것이다. 이 대표는 임명 전날인 4일 비공개 최고위원회의에서 ‘이래경’이란 이름을 처음 꺼낸 뒤 이튿날 바로 임명했다. 한 지도부 관계자는 “보안은 잘 지켜졌지만 일부 인사끼리만 진행해 검증이 부실해졌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현충일 추념식장에서 책임론에 관한 질문에 묵묵부답했다. 강선우 대변인이 “검증과 같은 실무적 부분에 큰 보완이 필요하다는 점을 알게 됐다”며 “미흡했던 점과 논란이 있었던 것에 대해 송구하게 생각한다”고 사과했다.

혁신위원장 인선이 원점으로 돌아가면서 외부→당내 인사로 선회가 불가피하다는 주장도 나온다. 박성준 대변인은 “총선 불출마를 선언한 우상호 의원이나 험지인 서초로 넘어가 싸우는 홍익표 의원 같은 분도 고려해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반면에 지도부 관계자는 “당장 출범이 막혔다고 기준을 바꿀 순 없다”며 “외부에서 모셔 와야 한다는 데 대한 공감대는 여전하다”고 했다.

강보현 기자 kang.boh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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