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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7 (금)

"돈 주고 미소짓는 법 배워요" 마스크 벗기 시작한 일본인들의 일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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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미소 강사' 가와노 게이코 로이터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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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도쿄의 한 예술학교에서 '미소 강사' 가와노 게이코가 학생들을 상대로 미소 짓는 법을 지도하고 있다. /2023.5.30 ⓒ 로이터=뉴스1 ⓒ News1 강민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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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강민경 기자 = 일본 수도 도쿄의 한 예술학교. 학생 10여명이 교실에 앉아 저마다 거울을 보며 손가락을 입꼬리에 대고 위로 쭉 올리고 있다. 마스크를 벗는 일상을 위해 미소를 연습하는 것이다.

이른바 '미소 강사'인 가와노 게이코는 로이터통신과의 5일자 인터뷰에서 학생들이 자연스럽게 미소 지을 수 있도록 지도하고 있다고 밝혔다.

수강생인 요시다 히마와리(20)는 취업 준비를 위한 학교 수업의 일환으로 미소를 배우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코로나19 기간 동안 얼굴 근육을 많이 사용하지 않아서 좋은 운동이 된다"고 설명했다.

가와노의 미소 교실은 보다 친근한 인상을 주려는 영업 사원들과 주민들의 복지를 개선하려는 지방 정부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고객층을 확보하면서 지난해보다 수요가 4배 이상 늘었다. 한 시간 동안 일대일 수업을 받는 비용은 7700엔(약 7만2000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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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도쿄의 한 예술학교에서 학생들이 '미소 짓기' 수업을 듣고 있다. /2023.5.30 ⓒ 로이터=뉴스1 ⓒ News1 강민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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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정부는 지난 3월 마스크 착용 권고를 해제했지만, 여전히 많은 사람들이 일상에서 마스크를 쓰고 있다. 지난달 NHK방송 여론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55%는 두 달 전과 마찬가지로 마스크를 자주 쓰고 있다고 답했다. 마스크 착용을 완전히 중단했다는 응답자의 비율은 8%에 불과했다.

예술학교 학생들도 약 4분의 1은 수업 중에도 마스크를 쓰고 있었다. 가와노는 젊은이들이 마스크 착용 습관에 익숙해진 결과 여성은 화장을 하지 않고 외출하는 게 더 쉬워졌고, 남성은 면도하지 않은 얼굴을 숨길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가와노의 트레이드마크인 '할리우드 스타일 미소 기법'은 초승달처럼 휘어진 눈과 동그랗게 부푼 뺨, 끌어올린 입꼬리와 진주처럼 하얗게 드러난 8개의 치아가 특징이다. 학생들은 태블릿의 카메라에 자신의 미소를 비추어 보고 점수로 평가받을 수도 있다.

가와노는 "문화적으로 서양에서는 '내가 총을 갖고 있지 않고 당신에게 위협이 되지 않는다'는 뜻"이라며 "일본인은 섬나라이자 단일 국가라는 안정감 때문에 서양인보다 미소를 짓는 경향이 덜하다"며 역사적인 배경을 소개했다.

그는 "일본으로 여행 오는 관광객이 급증하면서, 일본인들은 외국인들과 눈빛 이상의 방법으로 소통할 필요가 있어졌다"며 "미소의 필요성은 점점 더 커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pasta@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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