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토 사무총장, 튀르키예 가서 에르도안과 담판
7월 나토 정상회의 이전 스웨덴 가입에 '청신호'
4일(현지시간) 미국 정치 전문매체 폴리티코에 따르면 이날 튀르키예 이스탄불을 방문한 옌스 스톨텐베르그 나토 사무총장은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과 회담한 후 기자회견을 가졌다. 그는 6월 말 스웨덴과 튀르키예 정부 간에 스웨덴의 나토 가입 문제를 놓고 양자회담이 열릴 것이라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스웨덴은 튀르키예의 우려를 해소하기 위해 중요하고 구체적인 조치들을 취했다”고 강조했다.
4일(현지시간) 튀르키예 이스탄불을 방문한 옌스 스톨텐베르그 나토 사무총장(왼쪽)이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과 만나 악수하고 있다. 이스탄불=AFP연합뉴스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스웨덴은 2022년 2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충격을 받아 오랫동안 유지해 온 중립 노선을 벗어던지고 나토 가입을 신청했다. 역시 중립국 지위를 고수해 온 이웃나라 핀란드와 함께였다.
나토는 새 회원국을 받아들이려면 기존 회원국 모두가 찬성해야 하는 만장일치 의사결정 구조를 갖고 있다. 그런데 핀란드는 전체의 동의를 얻어 나토에 가입한 반면 스웨덴은 아직 회원국이 되지 못하고 있다. 튀르키예와 헝가리 두 나라가 반대하기 때문이다. 헝가리는 그렇다 치고 핵심은 튀르키예다.
튀르키예는 스웨덴이 반(反)이슬람·반튀르키예 성향을 공공연히 드러내고 있음을 반대 근거로 들었다. 튀르키예가 테러 조직으로 규정한 단체 회원들이 스웨덴에서 자유롭게 활동하며 에르도안 대통령과 튀르키예 정부를 음해하는데도 스웨덴 정부는 손을 놓고 있다는 것이다.
나토 가입이 다급한 스웨덴은 그동안 튀르키예의 불만을 달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테러에 맞서는 법률 체계를 재정비하고 테러와 관련된 인물들 처벌도 대폭 강화했다. “스웨덴은 튀르키예의 우려를 해소하기 위해 중요하고 구체적인 조치들을 취했다”는 스톨텐베르그 사무총장의 발언은 바로 이 점을 지칭한 것이다.
옌스 스톨텐베르그 나토 사무총장이 4일(현지시간) 튀르키예 이스탄불에서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과 만난 뒤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그는 “나토 정상회의 이전에 스웨덴의 나토 가입 완료를 실현할 시간이 충분하다”고 말했다. 이스탄불=로이터연합뉴스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일각에선 최근 대선에서 에르도안 현 대통령이 승리한 만큼 튀르키예의 태도가 달라질 것이란 기대감을 드러냈으나 스웨덴의 나토 가입 협상에는 별 진전이 없었다. 7월 11, 12일 이틀간 리투아니아 수도 빌뉴스에서 열리는 나토 정상회의 전까지는 반드시 나토 회원국 지위를 얻겠다는 스웨덴의 목표에 ‘빨간불’이 켜진 듯했다. 그런데 이날 스톨텐베르그 사무총장과 에르도안 대통령의 만남에서 6월 말 협상이 결정되며 나토 정상회의 이전에 가입을 실현할 여지가 생기게 됐다.
스톨텐베르그 사무총장은 “스웨덴의 나토 가입은 스웨덴은 물론 튀르키예도 더욱 안전하게 만들 것”이라며 “가능한 한 빨리 스웨덴의 가입 절차가 완료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어 “나토 정상회의 이전에 그것(스웨덴의 나토 가입 완료)을 실현할 시간이 충분하다”는 말로 튀르키예의 전향적 태도를 촉구했다.
김태훈 기자 af103@segye.com
ⓒ 세상을 보는 눈, 세계일보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