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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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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한 가족] 갑자기 귀 안 들리고 어지럼증, 뇌종양일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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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의 칼럼 박재성 서울성모병원 신경외과 교수





중앙일보

60대 환자가 3개월 전부터 갑자기 왼쪽 귀가 안 들리고 어지럽다며 서울성모병원 이비인후과를 찾았다. 환자는 어렸을 때 이미 오른쪽 청력을 잃고 왼쪽 귀에만 의지해 생활했던 터라 남아 있는 청력까지 잃어 평생 듣지 못할까 봐 걱정이 컸다. 귀에서는 청력 저하의 원인을 찾지 못해 뇌 MRI 검사를 진행했고, 검사 결과 ‘청신경초종’이 발견돼 신경외과와 협진을 했다. 청신경초종에 대한 다양한 치료 방법 중 본 환자의 경우는 청력 보존을 노릴 수 있는 수술법을 선택했다. 종양의 수술적 절제 이후 청력 보존과 개선은 물론 어지럼증도 호전됐다.

이름이 다소 생소한 청신경초종은 청각과 평형감각을 담당하는 8번 뇌 신경인 청신경의 신경초에서 발생하는 양성 뇌종양 중 하나다. 두개저에 발생하는 종양이면서 가능한 주변 신경 기능의 보존을 시도하기에 고난도 수술에 속한다. 두개골 바닥 쪽에 발생하는 두개저 종양은 그 주위의 복잡한 신경과 혈관 구조로 인해 수술적 난도가 높다. 이에 대한 두개저 접근법을 활용해 정상 뇌 및 뇌 신경 등을 최대한 마주치지 않고 선택적으로 종양을 제거할 수 있다. 이는 악성 종양인 암만큼 치료가 어려워 중증 질환으로 분류되며, 수술이 가장 중요한 치료가 된다.

청신경초종이 생기면 가장 먼저 청력 저하가 발생한다. 이명과 어지럼증도 동반할 수 있다. 종양의 크기가 커서 인접한 7번 뇌 신경인 안면신경을 압박하면 한쪽에 안면마비(구안와사)가 일어나기도 한다. 맛을 못 느끼기도 한다.

청신경초종의 수술에서 가장 신경 써야 할 부분은 종양을 절제하면서 최대한 주변 신경(청신경·안면신경) 기능을 보존하는 것이다. 서울성모병원은 신경외과와 이비인후과가 협진해 적절한 환자를 선정하고, 치료 과정도 함께 한다. 두개저 접근법에 속하는 미로경유 접근을 하게 되는 경우, 측두골 접근 과정을 이비인후과에서 진행하고 종양 절제를 신경외과에서 맡는다. 많은 시간과 집중력이 요구되는 두개저 수술을 두 전문가가 분업함으로써 맡은 부분을 좀 더 주의 깊게 진행해 환자에게 최적의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

청신경초종은 특히 중년과 고령 환자가 많다. 어지럼증이나 청력 이상이 생겼지만 귀에서 원인을 찾지 못했다면, 뇌종양 전문의 신경외과 진료도 고려하는 것을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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