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국방장관 회담 무산
샹그릴라 대화 연설 통해 대만해협, 블럭화 등 놓고 공방
美·加 군함 대만해협 통과에 中 군함 근접 항해 통해 위협
로이드 오스틴 미국 국방장관은 3일(현지시간) ‘미국의 인도·태평양 지역 리더십’이라는 제목으로 진행한 연설에서 “대만해협에서의 충돌은 치명적일 것(devastating)”이라며 “대만 해협의 안정과 평화 유지에 전 세계의 이해가 걸려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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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미국은 국제법이 허용하는 곳에서는 모든 국가가 자유롭게 항행, 작전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크든 작든 모든 국가는 합법적인 해상 활동을 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중국이 남중국해 90% 해역의 영유권을 주장하며 주변 국가와 마찰을 빚고 있는 가운데 미국이 군함을 파견하는 ‘항행의 자유’ 작전을 계속하고, 참여국을 확대하겠다는 방침을 드러낸 것이었다.
오스틴 장관은 “중국이 양국 군 사이의 위기 관리를 위한 더 나은 방법을 찾기를 꺼리는 데 대해 깊이 우려스럽다”며 국방장관 회담 무산을 중국 탓으로 돌렸다.
이에 맞서 리상푸 중국 국무위원 겸 국방부장은 4일 ‘중국의 신안보 이니셔티브’를 주제로 한 연설에서 “냉전적 심리가 부활하면서 안보 위험이 크게 증가하고 있다”며 “일부 국가는 군사기지를 확장하고 지역 내 군비 경쟁을 심화하고 있다”고 미국을 겨냥했다.
리 부장은 “대만 문제는 중국이 결정할 문제로 블록은 지역을 불안정하게 만들 뿐으로 일부 국가는 고의로 다른 나라의 내정에 간섭했다”며 “우리의 합법적 권리와 이익을 지키는 것을 주저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중국과 미국의 대립은 세계에 재앙이 될 것”이라며 “우리는 세계 국가들의 기대에 부응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중국 중앙군사위원회 연합참모부 징젠펑 부참모장도 전날 오스틴 장관의 대만 발언에 대해 “대만 문제는 중국의 핵심이익과 관련된 것으로 어떠한 타협이나 양보도 용납할 수 없다”며 “중국군은 상시적으로 전쟁에 대비하고 있으며, 언제든 싸울 수 있고 국가 주권과 영토 완전성을 결연히 수호할 것”이라고 맞받아쳤다.
미국은 중국에 샹그릴라 대화 계기로 국방장관 회담을 제의했지만 중국은 리 부장에 대한 미국의 제재를 풀 것을 요구했고 미국이 난색을 표하자 회담은 성사되지 못했다. 샹그릴라대화 개막 만찬에서 만난 오스틴 장관과 리 부장은 악수하고 짧게 인사했지만, 의미있는 긴 대화는 나누지 않았다.
싱가포르에서 미·중이 충돌한 가운데 미국과 캐나다 군함이 연합해 대만해협을 통과하자 중국군이 미 군함 앞을 근접해 항해하는 등 위협적인 행동을 보였다.
미 해군은 3일 7함대 소속 이지스 구축함 정훈함(DDG-93)과 캐나다 해군 호위함 HMCS 몬트리올(FFH 336)이 국제법에 따라 공해 항행과 상공 비행의 자유가 적용되는 해역에서 정기적인 대만해협 항행에 나섰다고 발표했다. 미국 군함이 한 달에 한 번꼴로 대만해협을 통과해오기는 했지만 다른 동맹국 군함과 함께하는 것은 이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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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중국 군함이 약 137m이내까지 근접해 미 정훈함 앞을 가로질러가는 등 위협적인 군사행동을 했다. 이는 캐나다 몬트리올함에 탑승한 캐나다 매체 글로벌 뉴스에 의해 그대로 담겼다.
중국군 동부전구는 “해군과 공군 병력을 조직해 모든 과정을 감시하고 경계했으며 법률과 규정에 따라 처리했다”며 “모든 위협과 도발에 단호히 대응하고 국가의 주권 안전과 지역의 평화 안정을 결연히 수호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베이징=이귀전 특파원 frei5922@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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