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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3 (토)

이슈 유럽연합과 나토

나토 사무총장, ‘당선인’ 신분 트럼프 만나러 플로리다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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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 군사 지원 등 놓고 대화 나눌 듯

나토 동맹국들, 트럼프 당선에 불안 토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수장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과 만나기 위해 미국 플로리다주(州)로 이동했다는 언론 보도가 나와 눈길을 끈다. 트럼프는 앞선 대통령 임기(2017년 1월∼2021년 1월) 내내 나토와 불편한 관계를 유지했다. 그 때문에 유럽의 나토 회원국들은 최근 미 대선에서 트럼프가 당선되자 불안감을 드러내고 있다.

22일(현지시간) 네덜란드 언론 ‘데 텔레그라프’, 벨기에 언론 ‘브뤼셀 타임스’ 등에 따르면 마르크 뤼터 나토 사무총장을 태운 비행기가 나토 본부 소재지인 브뤼셀을 떠나 이날 트럼프가 머물고 있는 플로리다 마러라고 리조트 인근에 착륙했다. 뤼터가 트럼프와 이미 만났는지, 언제 회동할 예정인지 등은 알려지지 않았다.

세계일보

마르크 뤼터 나토 사무총장(왼쪽)과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 사진은 2019년 7월 미국 백악관을 방문한 뤼터 당시 네덜란드 총리가 트럼프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 앞서 악수하는 모습. 백악관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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뤼터는 이번 방미를 위해 네덜란드 정부 소유 항공기를 임대했다. 뤼터는 지난 10월 나토 사무총장에 취임하기 전 2010년부터 약 14년간 네덜란드 총리를 지냈다.

뤼터와 트럼프는 구면이다. 트럼프가 대통령으로 있는 동안 뤼터도 네덜란드 총리로서 양국 정상회담이나 다자 정상회의 등에서 여러 차례 만나 대화를 나눈 사이다.

트럼프 1기 행정부 시절 미국은 나토와 불화를 빚었다. 트럼프가 나토 회원국들에게 국내총생산(GDP) 대비 방위비 지출 비율을 2% 이상으로 올리라며 거센 압박을 가했기 때문이다. 국방비가 GDP 대비 2%에 못 비치는 국가들을 향해 트럼프는 “안보를 미국에 의존하는 무임승차자”라고 비난을 퍼부으며 “러시아의 공격을 받더라도 미국은 돕지 않을 것”이란 극언까지 했다.

자연히 트럼프가 대통령에 당선되자 나토 회원국 다수는 불안해하는 기색이 뚜렷하다. 미국이 러시아의 침략에 맞서 싸우는 우크라이나를 위한 군사 지원을 중단하는 것은 물론 유럽에 주둔하는 미군을 철수할 수도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뤼터는 트럼프에게 나토의 가치를 설득하고 우크라이나 군사 지원의 중요성을 강조할 것으로 보인다. 뤼터는 나토 사무총장 취임 이후 줄곧 트럼프를 높이 평가하는 발언을 이어가며 ‘나토와 미국이 좋은 관계를 유지할 수 있을 것’이란 메시지를 던지고 있다. 미 대선 이전인 지난 10월10일 영국 런던을 방문한 자리에서 뤼터는 “트럼프의 (미 대선) 승리에 대해 걱정하지 않는다”며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에서 성공하는 경우 미국의 안전 또한 위협을 받을 것이란 점을 트럼프도 이해한다”고 말했다. 그는 트럼프가 나토 동맹국들을 압박해 방위비 지출을 GDP 대비 2% 이상으로 올리도록 한 점, 중국을 안보 위협 요인으로 지목하며 나토로 하여금 중국 견제에 나서도록 한 점 등을 거론하며 “트럼프가 옳았다”고도 했다.

김태훈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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