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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 (토)

건설현장 또 멈추나···쌍용C&E 이어 성신양회도 “시멘트 가격 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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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미콘사에 14.3% 인상 통보

2년새 시멘트 가격 20% 뛰어

경향신문

서울 마포구의 한 시멘트 공장 옆 철도에 시멘트 운송 열차가 줄지어 서 있다. 문재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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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 국내 1위 시멘트 업체인 쌍용 C&E가 가격인상을 예고한 데 이어 성신양회까지 시멘트 가격을 인상하기로 하면서 건설업계와 갈등이 빚어질 것으로 보인다.

한일시멘트 등 나머지 주요 시멘트 업체들은 아직까지 인상계획을 밝히지 않고 있으나, 이달 중 가격인상 가능성을 타진할 것으로 보여 건설현장 내 공사차질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4일 시멘트업계에 따르면 쌍용 C&E는 일선 거래처에 7월부터 시멘트 가격을 t당 10만4800원에서 11만9600원으로 인상하겠다는 공문을 내려보냈다. 지난해 두 차례에 걸쳐 30%를 인상한 데 이어 올해 또다시 14.1% 상승을 예고한 것이다.

성신양회 역시 지난 2일 레미콘사를 대상으로 시멘트 가격을 t당 10만5000원에서 12만원으로 14.3%인상하겠다고 통보했다.

두 회사는 올해 1분기 영업적자를 냈다. 쌍용 C&E는 17억3000만원, 성신양회는 49억원의 적자를 냈다. 사실상 영업적자분을 가격인상으로 메우려는 것으로 보인다.

쌍용C&E 관계자는 “시멘트 원가에서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는 유연탄 가격은 안정화됐지만 올해 초 ㎾h당 전기료가 9.5%(13.1원) 오르고 원·달러 환율까지 상승하면서 원가 하락 효과를 거의 보지 못해 적자를 면치 못했다”고 가격인상 단행의 배경을 설명했다.

올해 1분기 흑자를 기록한 한일·아세아·삼표시멘트 등은 “당장 가격을 올릴 계획은 없다”는 입장이지만 내부적으로 인상 여부를 저울질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시멘트 업체의 가격 인상은 지난 2021년 6월 이후 2년간 벌써 네 번째다. 2021년에는 5% 인상에 그쳤지만 지난해는 2·9월 두 차례 가격을 올렸다. 인상 폭도 각각 18%, 14% 수준이었다. 그 결과 2021년 6월 t당 7만5000원대였던 시멘트 값은 현재 10만5000원까지 급등했다. 쌍용 C&E와 성신양회가 또다시 가격을 올릴 경우 2년새 시멘트 가격만 60%가까이 오르게 된다.

시멘트 업계의 주 고객인 레미콘사와 건설사는 이같은 가격인상 조치에 “납득하기 어렵다”는 반응이다.

A대형건설사 관계자는 “최근 유연탄 가격이 크게 내렸다”면서 “전기요금 인상을 이유로 또다시 시멘트 가격을 올린다는 것은 이해하기 어렵고 전기료가 시멘트 제조원가에 차지하는 비중이 그렇게 높다는 것 역시 납득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B대형건설사 관계자는 “지난해까지야 시멘트 수급 자체가 어려우니 울며 겨자먹기로 가격 인상을 받아들였지만 유연탄 가격이 안정화된 지금 상황에서 또다시 전기료 인상을 이유로 시멘트값을 올리면 결국 모든 비용이 공사비로 전가될텐데 현실적으로 건설사가 모든 것을 떠안을 수가 없다”고 말했다.

시멘트 제조원가의 40%를 차지하는 유연탄 가격은 최근 크게 하락했다. 국내 업체들이 주로 수입하는 호주 뉴캐슬탄(6000㎉ 기준) 가격은 지난해 상반기 t당 약 345달러에서 최고 400달러에 육박했으나, 올해 들어 150∼160달러선까지 내려왔다. 이는 2021년 7월 이후 최저가격이다.

원자잿값 상승이 이어질 경우 건설현장 곳곳에서 공사비 갈등이 빚어질 수 있다. 당초 계약한 공사비로 원자잿값을 감당할 수 없을 경우 건설사는 발주처를 상대로 공사비 증액을 요구할 가능성이 크다. 공동주택 재건축·재개발사업의 경우 공사비증액에 따른 분양가 상승으로도 이어질 수 있다. 분양가 상승은 국민들에게 전가된다.

건설업계는 이번주 중 시멘트사를 상대로 대응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시멘트업계에 공문을 보내 유연탄 가격이 인하한 만큼 시멘트 가격도 낮출 것을 요구한다는 계획이다.

정부도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기획재정부와 산업통상자원부, 국토교통부는 지난주 회의를 열어 시멘트 가격 인상의 적정성 여부를 논의했다.

류인하 기자 acha@kyunghyang.com, 심윤지 기자 sharps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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