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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서울 아파트 전세, 매물 줄고 가격은 올라… “역전세 리스크 점차 소멸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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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체됐던 서울 아파트 전세 시장이 살아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쌓이던 매물이 줄어들고 있고, 매매가격 반등과 함께 전세가격도 오름세를 나타내고 있는 것이다. 업계에선 이를 근거로 역전세 리스크가 점차 줄어들 것으로 내다 보고 있다.

조선비즈

지난달 22일 오후 서울 종로구의 한 부동산 중개업소 앞에 전세 매물 등 부동산 매물 정보가 게시되어 있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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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부동산 빅데이터 업체 아실에 따르면, 이날 기준 서울 아파트 전세 매물은 3만6401건으로 집계됐다. 3개월 전인 지난 3월 초 4만9292건에 비해 26.2% 감소한 수준이다.

지역별로는 동작구의 전세매물 감소폭이 50%로 가장 컸다. 이 기간 동작구의 아파트 전세매물은 1933건에서 973건으로 49.7% 줄어들었다. 마포구의 전세매물도 1798건에서 948건으로 반토막 났다.

전셋값도 반등하는 모양새다. 한국부동산원의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에 따르면, 5월 다섯째주 서울 아파트 전셋값 변동률은 0.05%로 지난주에 이어 2주 연속 올랐다. 상승 폭도 전주 0.01%보다 5배 확대됐다. 한국부동산원은 “지역별 상승·하락 혼조세를 보인다”면서도 “장기간 전셋값 하락에 따른 저점이라는 인식과 저가 매물 소진에 따른 ‘상향 조정’ 계약이 체결되는 등 선호 지역 위주로 상승세가 지속됐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경향은 실거래가 동향에서도 보인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달 신규 거래된 송파구 헬리오시티 전용면적 84㎡의 최고 전세 보증금은 12억6500만원이다. 지난 1월 최고가 10억원보다 26.5% 올랐다.

업계에서는 전세가격이 바닥을 다지고 회복 국면에 들어서고 있다고 분석했다. 작년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10.1% 하락했다. 역대 최대 하락폭이다. 가격이 낮아질 만큼 낮아진 상황에서 전세대출금리가 하락하고 빌라 전세사기 사태가 발생하면서 아파트 전세 수요는 늘어나고 있는 것이다.

실제 KB부동산 월간통계 기준, 올해 1월 서울 아파트 전세수급지수는 45에 불과했지만 지난달 80.4까지 회복됐다. 수급지수는 100을 기준으로 100 이하면 수요보다 공급이, 100 이상은 공급보다 수요가 우위라는 뜻이다.

이처럼 전세 시장 회복세가 이어지면, 하반기 예고된 ‘역전세난’의 강도가 낮아질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전세대출금리가 3%대까지 떨어진 데다 빌라 전세사기로 아파트 전세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면서 “전세가격은 매매가격을 따라간다. 전반적인 흐름을 고려했을 때 하반기 역전세 대란은 실현될 가능성이 낮다”고 진단했다.

박합수 건국대 부동산대학원 교수는 “2년 전 전세가가 높았던 만큼 갱신 시기가 돌아오는 하반기 지역에 따라 역전세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면서도 “매매가격 상승에 따라 전세에 머무르려는 수요가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서울 적정 입주물량이 4만 가구를 넘는데 올해는 2만3000가구, 내년은 1만4000여가구로 공급이 계속 부족해 역전세 현상은 점차 소멸될 것”이라고 했다.

정부의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 일부 완화 움직임도 역전세 리스크를 줄일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31일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집주인이 전세금을 반환하기 위한 대출을 받을 때 규제를 일정 부분 완화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 역시 “(부동산 정책의 대원칙으로서) DSR 규제에 변함은 없지만 전세사기·역전세 등 일부 사안에 대해서는 유연하게 가져갈 수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

김송이 기자(grape@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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