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전쟁서 러시아 무기 거품 확인, 한국에 기회
말레이시아 랑카위에서 막을 올린 '리마(LIMA) 2023'의 한국항공우주산업(KAI) 부스 모습 /사진=이세연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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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세안(동남아시아국가연합) 국가들이 무기 구매처로 앞선 기술에 저렴한 데다 정치적으로 '신뢰할 수 있는' 한국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는 외신 보도가 나왔다.
1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한국이 아세안의 새로운 무기 공급국으로 부상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말레이시아는 최근 열린 랑카위 해양 및 항공우주 전시회에서 한국항공우주산업(KAI)으로부터 FA-50 경공격기 18대를 포함, 22억8000만달러(약 3조134억원) 규모 무기 구매 계약을 체결했다. 한국은 2017년부터 2021년까지 동남아시아에 약 20억달러어치 무기를 수출했다.
동남아를 포함해 세계를 상대로 한국은 2021년 72억5000만달러 규모 무기를 수출한 데 이어 지난해 170억달러 수출 계약에 성공했다.
싱가포르 싱크탱크 ISEAS-유소프 이삭 연구소의 이안 스토리 선임연구원은 한국산 무기가 불티나게 팔리는 이유로 '가성비'를 들었다. 스토리 연구원은 "한국 무기는 첨단이면서도 서방 장비보다 싸다"고 말했다.
한국이 정치적으로 '담백한' 나라라는 이점도 작용했다. 이재현 아산정책연구원 동남아시아 선임연구위원은 "한국은 '숨겨진 전략적 의제가 없고' 다른 무기 공급국에 비해 '정치적, 전략적 부담이 작은' 신뢰할 수 있는 파트너 국가로 여겨진다"고 말했다.
그는 틈새시장 전략도 통했다고 설명했다. 이 연구위원은 "최근 한국의 무기 수출은 전략적인 것보다 상업적인 접근"이라며 "미국은 동남아 국가들에서 그다지 필요하지 않은 고급 무기와 고가의 무기 판매에 집중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예를 들어 KAI가 인도네시아와 함께 개발한 차세대 KFX 제트기는 미국 F-35에 비해 스텔스 기능은 약하면서 값이 싸다. 반대로 경전투기인 FA-50의 가격은 대당 약 5000만달러로, 비슷한 사양의 미국이나 유럽 제트기의 절반 수준이다.
마침 우크라이나 전쟁과 남중국해에서 중국과 갈등은 동남아시아 국가들의 군사적 투자를 강화하는 계기가 됐다.
한국은 2027년까지 미국, 러시아, 프랑스에 이어 세계 4위 무기 수출국 목표를 세웠다. 이를 위해 한국 최대 방산업체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2024년까지 생산능력을 3배 늘릴 계획이다.
스톡홀름 국제평화연구소(SIPRI)에 따르면 러시아는 2000년에서 2019년 사이에 약 107억달러 규모 무기를 동남아에 팔았다. 그러나 이제 사정이 달라졌다. 토마스 다니엘 말레이시아 전략국제문제연구소 선임연구원은 "동남아 국가들이 중단기적으로 러시아 무기를 구매하는 것은 가능성이 작고 심지어 '현명하지 않다'"고 말했다.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러시아산 무기가 보여준 터무니없는 성능 때문이다.
러시아산 무기 신뢰성이 현저히 낮아진 틈에 한국산 무기가 주목받을 거라는 설명이다.
베이징(중국)=김지산 특파원 sa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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