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2.06 (금)

"엔비디아 팔았다" 줄 잇는 고백…고평가 논란, 주가 떨어지나[오미주]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편집자주] '오미주'는 '오늘 주목되는 미국 주식'의 줄인 말입니다. 주가에 영향을 미칠 만한 이벤트나 애널리스트들의 언급이 많았던 주식을 뉴욕 증시 개장 전에 정리합니다.

머니투데이


엔비디아 주가가 너무 비싸 주식을 처분했다는 전문가들의 공개 고백이 줄을 이어 주목된다. 엔비디아가 좋은 기업이긴 하지만 주가가 너무 올라 하락이 예상된다는 지적이다.

엔비디아는 지난 5월30일(현지시간) 한 때 반도체기업으로는 처음으로 시가총액이 1조달러를 넘어섰다. 하지만 31일 고평가 논란에 휩싸이며 주가가 5.7% 급락한 378.34달러로 마감했다.

뉴욕대 스턴 비즈니스 스쿨에서 기업재무와 주식 밸류에이션을 가르쳐 '밸류에이션 학장'이라 불리는 애스워스 다모다란 교수는 엔비디아의 시총이 한 때 1조달러를 넘어섰던 지난 5월30일 배런스와 인터뷰에서 "오늘 아침까지만 해도 엔비디아를 보유하고 있었는데 모두 팔았다"고 말했다. 그는 2017년부터 엔비디아에 투자했다.

다모다란은 80년간의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큰 강세장은 10% 이하의 종목이 주도한다는 사실을 발견했으며 현재 빅테크 주식 대부분을 보유하고 있다.

그런 그가 엔비디아를 매각한 이유는 "상승세를 감당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그는 "엔비디아의 시총이 일주일만에 3000억달러가 늘었다"며 "시장은 엔비디아의 지속 가능한 가치가 얼마인지 절대적인 한계치까지 계속 밀어 붙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다모다란은 현재 250억달러 규모의 AI(인공지능) 칩 시장에서 엔비디아의 점유율은 80%이며 가장 낙관적으로 전망할 때 10년 후 AI 칩 시장의 규모는 3500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어 엔비디아가 10년 후 3500억달러 규모의 AI 칩 시장 전체를 독식한다고 해도 엔비디아의 시가총액은 최근 고점(1조달러 남짓) 대비 20% 더 낮은 수준에 불과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엔비디아가 좋은 기업이긴 하지만 400달러가 넘는 주가는 적정하지 않다는 설명이다.

그는 더 나아가 엔비디아가 시총 1조달러 클럽에 머물러 있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했다. 엔비디아는 핵심적으로 하드웨어 회사인데 현재 시총이 1조달러가 넘는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알파벳, 아마존은 모두 소프트웨어를 이용해 광범위한 사용자층을 자사의 기업 생태계로 유입시키는 회사라는 설명이다.

다모다란은 반도체를 다른 기업에 판매하는 기업은 자연스러운 제약에 직면한다며 "수십억명의 사용자 생태계를 보유한 소비자 기반의 기업이 잠재적으로 갖고 있는 만큼 상승 여력이 크지 않다"고 밝혔다.

현재 엔비디아가 2011년 11월에 주가 폭등으로 시총이 1조2000억달러를 넘어섰던 테슬라와 비교된다는 점도 지적했다. 그는 "테슬라 가치를 있는 대로 짜냈지만 당시 가치는 시총 1조2000억달러 가운데 3000억달러에도 못 미쳤다"고 말했다.

이후 테슬라 주가는 지난해까지 급락했지만 올해 급반등했다. 그는 테슬라 밸류에이션이 지난 1월에는 합당하게 평가됐지만 2월에는 "다시 적정 수준을 넘어섰다"고 지적했다.

'돈나무 언니'로 알려진 캐시 우드 아크 인베스트먼트(ARKK) 최고경영자(CEO)도 지난 5월30일 자신의 트위터에 "2014년부터 엔비디아가 AI 시대를 계속 주도할 것으로 믿었지만 엔비디아 주가가 올해 예상 매출액의 25배에 달해 너무 앞서가고 있다"며 엔비디아 주가가 고평가됐다고 주장했다.

우드는 지난 1월에 보유하고 있던 엔비디아 주식을 모두 처분해 올해 앤비디아의 주가 급등세를 지켜보기만 해야 했다.

배런스는 다른 기사에서 엔비디아의 주가 차트를 보면 과매수된 상태로 하락이 예상된다고 지적했다.

엔비디아의 상대강도지수(RSI)는 약 85 수준이다. RSI는 0에서 100 사이에서 움직이는데 RSI가 높을수록 주가가 너무 급하게 올랐음을 의미한다. 이는 호재가 이미 주가에 상당 부분 반영됐다는 뜻이기도 하다. 통상 RSI가 70을 넘으면 과매수 상태로 판단한다.

벤시그너 그룹의 설립자이자 모간스탠리의 수석 시장 전략가를 역임한 릭 벤시그너는 "엔비디아의 최근 주가 고점이 최소한 당분간은 고점으로 유지될 수 있다"며 당분간은 엔비디아 주가가 전 고점을 뚫고 상승하지 못할 것으로 봤다.

또 기술적 지표인 엘리엇 파동에 따르면 현재 엔비디아의 주가 고점은 415달러라고 지적했다. 엔비디아의 5월30일 장 중 최고가는 419.38달러였다. 엘리엇 파동은 주가도 자연법칙에 따라 반복적으로 움직인다고 보고 주가를 예측하는 기술적 분석 방법이다.

벤시그너는 "나는 이제 엔비디아 매수자가 아니다"라며 "솔직히 나는 엔비디아에 대한 매수 포지션을 줄이는데 아무 이의도 제기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페어리드 스트래터지의 설립자로 기술적 분석가인 케이티 스톡튼은 엔비디아 주가가 366달러에서 지지를 받을 것으로 예상했다.

권성희 기자 shkwon@mt.co.kr

ⓒ 머니투데이 & mt.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