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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1500% 뛴 ‘수이 코인’, 거품 빠지자 한 달 만에 80% 급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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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비즈

수이 로고. /수이 공식홈페이지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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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타(옛 페이스북) 전 개발자들이 만든 가상화폐인 수이(SUI)가 한 달 만에 80% 가까이 떨어지며 급락을 면치 못하고 있다. 수이는 상장 초기만 하더라도 가격이 15배 가까이 급등하며 관심을 모았지만 결국 반짝 상승에 그쳤다. 다른 메타 계열 코인인 앱토스 역시 상장 후 500% 가까이 올랐으나 최근 한 달간 가치가 20% 넘게 빠졌다. 전문가들은 가격이 급등하는 코인은 가격이 쉽게 내려갈 수 있기에 안정성 이외에도 현실성 등을 고려해 투자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수이 코인은 발행 초기부터 신뢰성과 안전성을 담보한 코인으로 관심을 받았다. 수이의 개발사는 미스틴랩스로 주요 개발자들은 과거 메타의 자체 코인 프로젝트인 ‘리브라(libra)’에 몸담았다. 리브라는 달러와 같은 실물 자산에 가치를 담보한 스테이블 코인으로 메타 측은 리브라를 통해 전 세계 어디서든 결제할 수 있는 서비스를 개발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다만 리브라 프로젝트가 자금 세탁과 같은 범죄에 악용될 수 있다는 우려 속에 미국 규제 당국이 제동을 걸자, 리브라 개발자들은 수이 코인 개발에 나섰다. 메타라는 거대 정보통신(IT) 기업 출신 개발자들이 준비하고 있다는 코인이라는 소문이 퍼지면서 수이 발행사 미스틴랩스는 2022년 3억달러(약4000억원)가 넘는 투자를 받기도 했다.

수이 코인은 지난 5월 초 바이낸스, 쿠코인, 후오비 등 전 세계 대형 거래소들이 일제히 상장하기도 했다. 국내 거래소 역시 지난 5월 3일 빗썸·코인원·코빗·고팍스를 필두로 수이를 상장했는데, 업비트도 그다음 날 수이를 상장하며 가격 상승에 힘을 보탰다. 국내외 가상자산거래소가 너나 할 것 없이 수이를 상장하자 수이 가격은 하루 만에 120원에서 1926원까지 오르며 상장 당시 대비 1500% 넘게 폭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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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타(옛 페이스북) 개발자들이 만든 코인으로 알려진 수이(SUI)는 1일 오후 2시 35분 기준 1260원대에 거래되고 있다. /코인마켓캡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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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수이의 상승세는 한 달을 넘기지 못하고 현재는 한풀 꺾인 상태다. 1일 오후 2시 35분 기준 가상자산 전문 시황 사이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수이는 한 달 전보다 78.74% 떨어진 약 1260원에 거래되고 있다. 가상자산업계 관계자들은 수이 코인의 급락을 두고 급격하게 성장한 점을 꼽았다. 수요가 한꺼번에 몰렸다가 확 빠지다 보니 가격 상승과 마찬가지로 하락 또한 빨랐다는 설명이다.

한 가상자산거래소 관계자는 “수이는 상장 하루 만에 시가총액 7억달러(약 9200억원)를 기록할 만큼 급격하게 성장한 코인이다”라며 “다만 단기 투자를 노린 사람도 상대적으로 많았기에 지금은 시총이 5억달러로 쪼그라들었다”라고 했다.

수이가 폭발적인 관심을 끈 이유는 신뢰성·안전성 이외에도 앞서 자매 코인인 앱토스(APT)가 이른바 ‘대박’을 쳤기 때문이다. 앱토스 역시 메타 출신 개발자들이 만든 가상화폐인데, 올해 초 가격이 4300원에서 2만5000원대로 500% 가까이 오르며 눈길을 끌었다. 다만 앱토스 역시 이날 기준 가격이 한 달 만에 16.75% 빠진 1만1000원대에 거래 중이다.

전문가들은 갑자기 가격이 급등하는 코인에 투자할 경우, 코인이 실제 생활에 쓰일 수 있는지 먼저 살펴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또한 단순히 가격이 오른다는 이유만으로 투자하게 된다면 낭패를 볼 수 있다고도 지적했다.

홍기훈 홍익대 경영대 교수는 “유명한 사람이 만들었다고 해서 그 가상화폐 및 프로젝트가 늘 잘되는 것은 아니다”라며 “일상생활에서 그 코인이 어떻게 쓰일 수 있는지를 고민해서 투자하는 방법이 현명하다”라고 했다. 그는 “단기간에 급등하는 코인에 투자한 대부분은 가격이 오르는 것을 보고 투자를 결정하는 경우가 많은데, 그럴 경우 반대로 가격이 쉽게 꺼질 위험도 염두에 둬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정수 기자(essence@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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