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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 (토)

먼 미래 기술인 ‘나트륨 배터리’로 주가 뜨자... 애경케미칼 前대표들, 스톡옵션 행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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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차전지 배터리 관련 사업성이 시장에 부각하면서 최근 주가가 급등했던 애경케미칼의 전직 임원들이 주가 급등 이후 무더기로 스톡옵션(주식매수선택권)을 행사해 주식을 매도하고 있다. 현재 애경그룹 계열사 대표로 있는 전직 애경케미칼 대표이사는 스톡옵션으로 받은 주식을 매도해 6억원에 가까운 시세 차익을 얻었다.

애경케미칼은 지난 2021년 애경유화, AK켐텍, 애경화학이 합병해 설립된 곳으로 최대주주는 애경그룹의 지주사인 AK홀딩스다. 애경케미칼은 최근 이차전지 음극 소재를 나트륨 이온 배터리(SIB‧Sodium Ion Battery) 맞춤형으로 개발하는 작업을 하고 있어 ‘나트륨 이온 배터리’ 관련주로 언급되며 주가가 급등했다. 지난 3월 7000~8000원대이던 주가는 지난 5월 2만2000원을 넘었고 현재도 1만8000원 이상에서 거래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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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경케미칼 베트남 공장 전경 / 사진 = 애경케미칼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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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금융감독원과 투자업계에 따르면 애경케미칼의 전직 임원 중 스톡옵션을 행사해 애경케미칼 주식을 받은 사람은 임재영 전 대표이사(현 애경산업 대표), 신상용 전 AK켐텍 대표이사, 박흥식 전 애경유화 대표이사, 김모 전 애경케미칼 상무 등 4명이다. 애경유화, AK켐텍이 애경케미칼의 전신이기 때문에 전직 대표 3명이 모두 스톡옵션으로 자사 주식을 받아간 셈이다.

주요 임원 중 임재영 전 대표는 1주당 1만811원에 1만7998주를, 1주당 6329원에 2만2500주를 받아 총 4만398주를 지난달 25일 전량 매도했다. 이날 시가를 기준으로 한 임 전 대표의 시세 차익은 5억7500만원 가량이다. 신상용 전 대표(5241주), 박흥식 전 대표(8967주), 김모 전 상무(3170주)도 6000원~1만원선에 주식을 받았다.

애경케미칼 관계자는 “현직 계열사 대표로 있는 임재영 대표는 주식을 매도한 것을 확인했고 나머지 전직 임원들은 스톡옵션으로 받은 주식을 매도했는지 회사에서 확인하지 않았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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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정서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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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직 대표 등 회사 내부 사정을 잘 아는 임원들이 애경케미칼 주식을 판 것은 애경케미칼 주식이 단기간에 급등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애경케미칼의 주가는 2개월 전인 지난 3월 31일 8770원에 거래를 마쳤다. 그러나 이후 주가가 크게 올라 지난달 15일 장중에는 2만2600원까지 상승했다. 지난달 31일 종가는 1만8350원이다. 2개월 동안 상승률은 109.2%(9580원)다.

애경케미칼 주가가 급등한 것은 나트륨 이온 배터리의 음극재 필수 소재인 하드카본(야금용 코크스)을 국내에서 유일하게 생산할 수 있는 업체로 시장에서 언급됐기 때문이다. 최근 리튬과 니켈, 코발트 등 양극재 원료로 사용되는 자원 공급이 부족해 가격이 폭등했고 중국 CATL 등 주요 이차전지 기업들은 이를 대체하기 위해 리튬 대신 나트륨 양극재를 적용한 나트륨 이온 배터리를 개발 중이다.

그러나 증권업계에서는 과도한 기대감이 선반영 돼, 주가가 너무 급등한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주요 증권사 중 애경케미칼에 대한 기업분석을 한 곳은 없고 목표주가도 제시되지 않았다. 나트륨 이온 배터리의 사업성도 아직은 초기 단계라 더 지켜봐야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충헌 밸류파인더 대표는 “나트륨 이온 배터리에 대한 기대감이 단기간에 먼저 반영되면서 주가가 급등한 상황인 것 같다”라고 말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전직 대표이사가 4만주가 넘는 주식을 하루에 다 매도했다는 것은 시장에 비교적 강한 매도 신호로 인식될 수 있다”라면서 “그만큼 지금 주가 수준이 과열됐다는 증거”라고 말했다.

정해용 기자(jhy@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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