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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4 (토)

쓰리제이 박지현 대표 “여성 70% 겪는 질염… 병원 아닌 집에서 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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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대면 성병검사로 사업 시작

비대면 진료 제한에 사업 전환

질염검사, 진료 아닌 헬스케어

“여자 친구들끼리 ‘산부인과에 반차 쓰면서까지 가기 싫다’는 이야기를 나누다가 떠올린 사업 아이디어에요. 이후 공교롭게 코로나19와 맞물려 사업이 커나갈 수 있었죠.”

세계일보

박지현 쓰리제이 대표가 5월23일 서울 마포구 서울창업허브 사무실에서 질 미생물 검사 서비스 ‘체킷’ 키트를 손에 든 채 향후 사업 계획을 설명하고 있다. 남제현 선임기자


박지현(32) 쓰리제이 대표는 2019년 11월 사업에 첫발을 뗐을 당시를 회상하며 이렇게 밝혔다. 창업 4년 차에 접어든 그는 여성의 건강 고민 해결을 돕고 싶다는 마음가짐이 최근 더 단단해졌다고 했다. 1일부터 비대면 진료가 재진 환자에만 허용되면서 일부 사업에 차질이 생겼지만 오히려 서비스를 집중해 키울 기회로 삼겠다는 복안이다.

5월23일 서울 마포구 서울창업허브 사무실에서 만난 박 대표의 손에는 성인 손 두 뼘 길이의 ‘체킷’ 키트 상자가 들려 있었다. 상자 안에는 면봉을 길게 늘여 놓은 것 같은 키트가 설명서와 함께 담겨 있다. 소비자가 체킷 앱을 설치한 뒤 질 미생물 검사 서비스를 신청하면 받아볼 수 있다.

쓰리제이는 지난해 11월 질 미생물 검사 서비스를 처음 선보인 데 이어 올해 3월 문진 서비스를 추가했다. 집으로 배달된 키트를 이용해 검체를 채취하면 쓰리제이가 이를 수거해 검사센터(분당서울대학교병원)를 통해 △질염에 자주 걸리는 이유 △유해균 확인 △질 건강 상위 % 등을 확인할 수 있다. 검사 결과를 기반으로 유산균 추천 서비스도 연계해 진행한다. 7종의 유산균 중 1종류를 추천받고 30정을 받아보는 서비스로 검사부터 유산균 배송까지 비용은 6만원이다.

체킷 서비스의 시초는 비대면 성병 검사와 질염 검사였다. 수거한 키트를 제휴를 맺은 산부인과에서 확인해 성매개감염병(STD)이나 질염을 확인해주는 것으로, 코로나19로 비대면 진료가 한시적으로 허용되면서 해당 서비스도 탄력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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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대표는 “스타트업 딥브레인AI에 재직하면서 창업 아이템을 틈틈이 고민했는데 산부인과 가기가 참 번거롭다는 생각을 했다”고 설명했다. 2019년9월 회사를 나오면서 생각을 행동에 옮겼다. 이름에 이니셜 J가 들어가는 여성 두 명과 함께 쓰리제이란 이름으로 개인사업자 등록을 했고, 2020년7월 정식 법인을 설립했다.

박 대표는 “딥브레인AI에 재직하면서 창업 아이템을 틈틈이 생각했는데 산부인과 가기가 참 번거롭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고 설명했다. 스타트업 딥브레인AI에 2017년부터 2019년9월까지 몸담았던 그는 이후 생각을 행동에 옮겼다. 이름에 이니셜 J가 들어가는 여성 두 명과 함께 쓰리제이란 이름으로 개인사업자 등록을 했고, 2020년7월에는 정식 법인 설립에 나섰다.

중학생 때 영국으로 유학 가 런던정치경제대학교에서 통계학을 전공한 그는 영국에서의 생활이 창업에 영향을 줬다고 밝혔다. 박 대표는 “여성들 70% 겪는 만큼 질염은 흔한데 영국에서는 집에서 검사할 수 있어 편리했다”고 말했다.

STD 검사도 마찬가지다. 세계보건기구(WHO)와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 영국 국가보건서비스(NHS)는 키트를 활용해 집에서 STD 검사를 진행하는 ‘앳홈테스트’를 권장한다. 렛츠겟체크, 에벌리웰 등 미국 헬스케어 솔루션 스타트업들이 기업가치 1조원이 넘는 유니콘 기업으로 성장한 배경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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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가 안정되면서 쓰리제이는 지난해 말부터 피벗(사업 전환)에 돌입했다. 코로나19로 허용됐던 비대면 진료가 막히면 STD 검사 서비스도 불가능해지는 탓이다. 헬스케어 영역인 질 미생물 검사와 달리 STD는 의사가 결과를 통보해야 하는 진료 영역이다. STD 검사 서비스는 현재까지 산부인과 5곳과 협업해 제공되고 있으나 초진이 제한되는 1일부터는 이용자가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박 대표는 질 미생물 관련 시장의 성장성에 기대를 걸고 있다. 그는 “질염은 재발률이 67% 정도인데 관리를 어떻게 할지 모르는 사람들도 그만큼 많다”며 “올해 말까지 누적 2만 건을 달성하는 게 목표”라고 밝혔다.

최근 이용 후기를 보면서도 힘을 얻고 있다. 체킷 앱에는 ‘비대면이라 번거롭지 않고, 집까지 질 유산균을 배송해주는 도어투도어 서비스라 편리했습니다.’, ‘잦은 질염과 항생제 복용에 지쳐 나에게 맞는 유산균을 찾던 중이었습니다. 질 상태를 알 수 있어 좋았습니다.’ 등 후기가 올라와 있다. 박 대표는 “생식기 문제는 사람들이 나서서 이야기하는 분야가 아니어서 다들 겪으면서도 제대로 된 정보를 얻지 못한다”며 “‘빨리 광고 좀 많이 하라’는 소비자들 후기가 많은데 여성의 건강 고민을 덜어주는 회사로 성장하고 싶다”고 했다.

이지민 기자 aaaa3469@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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