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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 (토)

“국민포털 먹통에 전쟁 난 줄” 시민들 네이버 접속장애에 불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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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네이버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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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최대 포털 사이트인 네이버가 31일 북한의 발사체 소식 와중에 접속 장애가 발생했다. 특히 서울시가 ‘대피령’ 관련 긴급문자까지 보낸 마당에 뉴스 확인이 안돼 다수 시민들은 불안에 떨어야 했다. 올해 1월 인천 강화도 지진에 따른 트래픽 증가로 네이버 뉴스에 오류가 발생한 지 4개월만이다. ‘국민 포털’로 불리며 사실상 공공재 역할을 하는 네이버의 미흡한 재난 대응을 간과해서는 안된다는 지적이 나온다.

네이버에 따르면 이날 오전 6시43분부터 48분까지 약 5분간 모바일 버전에서 접속 장애가 발생했다. 다만 네이버의 PC 버전에서는 이상 증상이 나타나지 않았다.

서울시가 보낸 재난문자에 경보 발령 이유와 대피소 등의 정보가 없자, 네이버로 상황을 파악하기 위해 접속이 몰리면서 벌어진 일이다.

이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에서는 재난 문자보다 네이버 접속 장애로 불안감을 토로하는 글이 잇따랐다.

‘출근길 재난 문자를 받고 네이버 접속이 안 돼 공포감을 느꼈다’ ‘재난 문자를 확인하려 네이버를 켰는데 오류가 떠 순간 사이버 전쟁이 발생한 줄 알았다’ ‘네이버 먹통에 재난 문자가 사실인 줄 알았다’ 등의 글이 올라왔다. 또 ‘이번 계기로 트래픽 폭주 대응책을 마련해 주세요. 위급할 때 가장 먼저 찾는 건 네이버입니다. 국가와 국민을 위해서라도 꼭 부탁드립니다’ 등의 당부도 이어졌다.

네이버는 예상치 못한 상황 속 갑작스럽게 트래픽이 급증해 벌어진 일이라고 해명했다. 네이버는 “경계 경보 발령 이후 이례적인 트래픽 폭증으로 장애 현상이 발생했고, 비상 대응 모드로 5분 내 빠르게 전환 후 정상화를 완료했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유사한 위기 사태에 대비해 기업 차원의 인프라 투자가 필요하다고 주문한다.

위정현 중앙대 경영학부 교수는 “이날 아침 시민들은 가장 먼저 네이버에 접속해 정보를 확인하려 했다. 이는 독점적인 지위를 지닌 네이버가 사실상 국가 기간 통신망의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을 상징적으로 보여준 사건”이라고 말했다. 위 교수는 “네이버가 제공하는 서비스가 공공재의 성격을 가진 만큼 이번 사안을 심각하게 보고 재발을 막기 위해 데이터 안정화 등을 위한 투자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네이버 관계자는 “트래픽 폭증 시 더 안정적인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프로세스 등을 세밀하게 점검하겠다”고 말했다.

현재까지 네이버와 카카오 같은 부가통신사업자는 SK텔레콤과 KT, LG유플러스 등 기간통신사업자에 비해 긴급상황에 대한 예방 및 조치에서 자유로워 통신 재난 등의 상황 시 수습하기 위한 기본계획 수립·시행 대상자에서 제외된 상태다. 하지만 오는 7월부터는 네이버와 카카오 등 대형 플랫폼 사업자들도 재난에 대한 예방·대응·복구 관련 계획을 마련하고, 사전 점검과 보완할 의무가 부여된다.

정부가 지난해 10월 발생한 카카오 먹통 사태 재발을 막기 위해 통신발전기본법을 개정, 네이버와 카카오 등의 부가통신사업자도 통신사 같은 기간통신사업자에 한정된 재난관리 의무를 하도록 부과했다.

김은성 기자 ke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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