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만쪽 넘는 자료 요구에 행정 마비…"의욕적 일하다 보니 오해받아"
박용근 전북도의원 |
(전주=연합뉴스) 김동철 기자 = 제12대 전북도의회 하반기 도의장 후보로 거론되는 박용근 전북도의원(장수·3선·더불어민주당)이 전북도 공공기관을 상대로 3만쪽이 넘는 자료를 요구해 '갑질' 논란이 일고 있다.
31일 전북도의회와 전북경제통상진흥원에 따르면 박 의원은 지난해부터 전북도 산하 공공기관인 전북경제통상진흥원에 10여 차례에 걸쳐 직원들의 시간외근무 현황 등 각종 자료를 요구해오고 있다.
경제통상진흥원이 박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는 A4 용지 3만쪽이 넘는다.
300쪽 단행본 100권이 넘는 분량이다.
박 의원의 과도한 자료 제출 요구에 담당자는 물론 조직 전체가 본연의 업무를 보지 못하고 밤새 매달리는 바람에 행정이 마비될 정도다.
또 전북도청공무원노동조합은 지난 30일 실명을 거론하지 않았지만 사실상 박 의원을 지목해 "물품구매 거부 시 예산심사 보복 등 갑질이 있었다"면서 도의회의 진상조사를 촉구했다.
앞서 박 의원은 2019년 상반기 인사철에 담당 국장에게 6급 직원의 근무평점을 잘 주라고 청탁했고, 도 교육청에서 사업가인 민원인의 무리한 요구가 거절당하자 직원에게 폭언했다는 의혹을 받은 바 있다.
사건 이후 박 의원은 도 교육청에 해당 공무원의 인사기록 요약본과 업무추진비 집행현황, 출장 현황 등을 요구해 '보복성 갑질'이란 비난을 받자 사과했다.
이번에도 비슷한 사례가 되풀이된 것이다.
전북도청 한 공무원은 "법학 박사인 박 의원이 법과 행정을 너무 잘 알아 행정의 허점을 파고드는 재주가 있다"면서 "그가 지나친 요구를 해와 곤혹스러웠던 점이 한두 번이 아니다"고 토로했다.
또 다른 공무원은 "회기가 시작되면 공무원 줄이 가장 긴 곳이 도의회 4층 박 의원 사무실 앞"이라며 "이게 무슨 뜻이겠는가"라고 반문했다.
이에 대해 박 의원은 "전북경제통상진흥원의 '거시기 장터' 사업에 문제가 있어서 추적하다 보니 직원 가족 사업 등을 발견해 추가 자료를 요구하게 됐다"며 "정당한 의정 활동이며 무리한 자료 요구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그는 공공기관에 지인인 사업자들을 소개하면서 압박한다는 의혹에 대해선 "도청 등에서 각종 물품을 전남이나 서울 등에서 가져와 전북기업을 돕고자 사업자를 한두 번 소개해준 기억이 있다"며 "전북기업 살리기 차원"이라고 답했다.
박 의원은 자신을 둘러싼 각종 논란에 대해 "사심을 가지고 일한 적이 없다"며 "의욕적으로 일하다 보니 오해를 받는다. 부족한 점이 있다면 개선하겠다"고 덧붙였다.
sollens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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