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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남중국해 부유식 해상원전 건설 계획 보류…안보위협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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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매체 "러시아의 노르트스트림 가스관 폭발 사건도 영향"

연합뉴스

미중 남중국해 대립(CG)
[연합뉴스TV 제공]



(홍콩=연합뉴스) 윤고은 특파원 = 중국이 안보 위협에 대한 우려 속에서 남중국해에 부유(浮游)식 해상 원전을 건립하려던 계획을 보류한 것으로 알려졌다.

31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중국 국가에너지해양원자력플랫폼기술연구센터의 왕둥후이 선임 엔지니어가 이끄는 연구진은 지난 25일 저널 원자력공학에 발표한 보고서에서 남중국해 해상 원전 건립 계획이 보류됐다며 "안전과 타당성이 여전히 규제 당국의 주요 우려 사항"이라고 밝혔다.

해당 연구진은 부유 원전 개발에 책임이 있는 산업 단체들이 지난 10여년간 관련 연구를 진행해왔고 이제 착공 준비를 마쳤으나 규제 당국이 최종 승인을 보류했다고 전했다.

해상 부유 원전은 육상 원전보다 지진이나 쓰나미에 덜 취약한 것으로 여겨지는 까닭에 중국 당국의 승인 보류는 관련 연구진을 놀라게 했다고 SCMP는 전했다.

연구진은 보고서에서 해상 원전은 안전성을 강조하면서 이를 지원하는 원자로와 부유 플랫폼은 이미 기술적으로 꽤 성숙했다고 주장했다.

앞서 중국 관영 매체는 부유 원전이 남중국해 외딴섬에 있는 자국의 군사와 민간 활동을 위한 전력을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중국은 남중국해 대부분의 지역에 대한 영유권을 주장하면서 여러 인공섬을 지어놓았다. 해당 인공섬에는 상당한 양의 전력이 필요한 레이더 시스템, 통신 등 다른 전자 장비들이 있다.

부유 해상 원전은 육지 원전보다 신속하게 건설해 배치할 수 있고 거리나 정치적 긴장 탓에 연료 공급이 쉽지 않은 지역에 특히 중요하다.

반면 원전 건설은 국가 간 긴장을 고조시키고 심각한 환경 또는 지정학적 결과를 초래할 사고의 위험도 높인다고 SCMP는 지적했다.

왕둥후이 연구팀에 따르면 부유 원전이 직면한 최대 안전 우려 중 하나는 해상과 공중뿐만 아니라 수중으로부터의 공격에 따른 안보 위협이다.

적의 잠수함이 선체에 폭발물을 설치하거나 냉각 시스템을 훼손하는 사보타주(파괴 공작)를 벌일 수 있고, 무인기가 원전 위로 폭탄 등을 투하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어 "그러나 현재로서는 부유 원전을 위해 널리 사용되는 성숙한 보안 솔루션은 없기 때문에 원전은 공해에서 잠재적 위협으로부터 보호되지 못한다"고 연구진은 지적했다.

군함이 부유 원전을 보호하기 위해 배치될 수도 있겠지만 이는 이웃 국가들과의 긴장을 고조시킬 수 있다.

익명을 요구한 베이징의 한 연구원은 작년 9월 러시아에서 유럽을 잇는 노르트스트림 해저 천연가스관이 폭발한 사건도 중국 정부에 경고로 작용했을 것이라고 짚었다.

그는 SCMP에 "어떤 나라도 해당 사보타주가 자신들의 소행이라고 밝히지 않았지만 미국이 그 뒤에 있다는 믿음이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유엔 안보리 회원국의 핵심 시설을 공격하는 게 이제 더는 금기가 아니다"라며 중국에서는 미국이 남중국해에 있는 자국의 인프라를 공격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으며 부유 원전의 침몰은 노르트스트림 폭발보다 훨씬 큰 재앙을 일으킬 것이라고 말했다.

노르트스트림 폭발 사고에 대해 수사를 벌인 덴마크와 스웨덴 당국은 모두 사보타주가 발생했다는 잠정 결론을 내렸으나 사건의 배후는 여전히 오리무중이다.

사건 초기부터 배후를 둘러싸고 러시아는 물론 미국, 친우크라이나 세력 등이 관련돼 있다는 추측성 보도가 잇달아 나왔지만, 러시아·미국·우크라이나 정부 모두 연루 가능성을 강력히 부인해왔다.

베이징의 연구원은 육지 원전에 대한 공격은 중국과 국제사회로부터 전쟁 행위로 간주되겠지만 공해상 부유 원전에 대한 은밀한 공격의 배후를 가려내기는 훨씬 어려울 것이라며 그에 대한 보복은 중국과 이웃국에 심각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prett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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