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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4 (일)

이슈 시위와 파업

여야 집시법 새 뇌관 되나...야간집회 제한 VS 대통령 관저 시위 허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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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대출 “0시부터 6시까지 집회 금지”
김기현 “귀족노조, 슈퍼 갑이 을 행세”
민주당 “집회와 표현의 자유 침해목적”


매일경제

금속노조와 비정규직 노동단체 ‘비정규직 이제그만 공동투쟁’이 25일 오후 서울 서초구 대법원 앞에서 열려던 야간 문화제를 경찰이 원천봉쇄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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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노총의 1박 2일 시위로 집회및시위에관한법률(집시법) 개정 논란이 촉발된 가운데 이 법이 여야 갈등의 새로운 뇌관이 될 전망이다. 여당이 야간 집회에 대해 구체적인 기준을 만들어 무분별한 집회를 막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한 반면 야당은 집회와 시위의 자유를 주장하며 강력 대응을 예고했다. 이에 더해 야당은 헌법재판소가 대통령 관저 주위 100m 내 집회 금지 조항에 대해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린 상황에서 대통령실 인근 시위도 허용해야 한다는 주장을 할 것으로 예상돼 여야간 갈등은 한층 심화될 전망이다.

29일 정치권에 따르면 여당은 연일 노숙 집회의 문제점을 제기하며 집시법 개정에 대한 명분을 쌓고 있다. 지난 21일 비공개 고위당정협의회에서 민노총 건설노조의 노숙 집회에 대한 대응책을 논의한데 이어 28일에는 김기현 대표가 페이스북 글을 통해 정면으로 민노총을 비판하는 등 한발한발 전진하는 모양새다.

김 대표는 “요즘 일부 거대 귀족 노조, 이들과 정치적 동맹결사체인 정치세력 및 자칭 시민사회단체들이 벌이는 폭력적 집회시위는 자유의 내재적 한계를 넘은 것이므로 허용되어서는 안된다”며 “과도한 소음과 욕설, 도로점거 등으로 국민의 일상에 막대한 고통을 유발하며 학생들의 학습권까지 침해하는 불법행위는 추방의 대상”이라고 강조했다.

또 “거대 귀족노조는 더이상 우리 사회의 을(乙)이 아니라 오히려 슈퍼갑이 되어 있는데, 이런 슈퍼갑이 을 행세를 한다는 것은 모순”이라며 “진짜 을은 슈퍼갑 때문에 엄청난 피해를 받으면서도 말도 못하고 속만 끓이고 있는 소상공인들과 서민들이다. 우리 국민의힘은 이런 소상공인과 서민들의 편에 서겠다”고 민노총을 비판했다.

민주당에 대해서도 “개혁엔 저항이 따르기 마련이다. 그럼에도 개혁은 중단될 수 없다”며 “집회시위 관련 제도의 선진화를 위한 정부여당의 개혁조치에 민주당이 이제 더이상 내로남불하지 마시고 호응해 주시기를 바란다”고 압박했다.

박대출 국민의힘 정책위의장은 이에 앞서 구체적인 방향도 내놨다.

그는 지난 22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지난 2009년 헌재는 집시법 제10조가 과도하게 야간 옥외집회를 제한한다며 해당 조항에 대해서 헌법불합치 판정 위헌을 결정했다”며 “이후 14년이 지나도 후속 입법이 이루어지지 않아 시위는 자정 이후에 금지 가능하나, 옥외집회는 심야 시간대도 금지가 불가능한 입법 분리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 국민의힘은 오전 0시부터 오전 6시까지 집회 시위를 금지하는 방향으로 입법을 추진하겠다”고 선언했다.

또 “평화적이고 합법적인 집회 시위 문화가 정착되기 위해서는 경찰의 대처 방식도 정당한 공무집행이 선행되어야 한다. 정당한 공무집행에 대해서는 확고하게 보장하고 책임을 묻지 않아야 한다”고 말해 불법 집회에 대응하는 경찰의 권한 강화도 예고했다.

이에 맞서 더불어민주당은 야간 집회 시위의 자유를 주장하는 한편 대통령실 주변 시위 허용을 강하게 추진할 가능성이 있다.

헌법재판소는 작년 12월 집시법 11조의 대통령 관저 주위 100m에서의 시위 금지 부분에 대해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린 바 있다. 국회가 법을 개정하지 않으면 심판 대상 조항은 2024년 5월 31일 이후 효력을 잃는다. 대통령 관저 주위에서 시위를 해도 막을 근거 조항이 사라지는 셈이다.

아직 1년의 시간이 남아 있지만 여당이 야간 집회 금지를 추진할 경우 야당은 대통령 관저 주위 시위를 더 자유롭게 하는 입법안을 들고 나올 가능성이 높다.

이미 양경숙 민주당 의원은 대통령 관저 인근에서도 시위를 하더라도 대통령의 집무나 안녕을 침해하거나 대규모 집회 또는 시위로 확산될 우려가 없는 경우에는 집회 또는 시위가 가능하게 하는 법안을 지난달 대표발의했다.

야당에서는 아직 이 법안에 대해 뚜렷한 입장을 정한 것은 아니란 입장이다. 그러나 국민의 기본권인 집회의 자유를 보장하겠다는 논리로 야간 집회 금지에 맞서는 가운데, 대통령실 인근 시위를 추진하며 정부여당을 향한 압박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현재 민주당을 비롯한 야당의 일부 의원들은 매주 주말마다 열리는 ‘윤석열 퇴진·김건희 특검’ 집회에 참여하고 있다.

관저에 대한 해석도 문제다. 대통령이 청와대 거주하던 때에는 관저가 집무공간과 거주공간의 의미를 다 갖고 있었지만 대통령실이 용산으로 오면서 집무공간과 거주공간이 분리됐다. 관저를 거주공간으로 해석하면 대통령실 인근의 시위를 제한하기 위해 집시법 개정이 필요하다.

새 행안위원장으로 정청래 의원이 내정된 것 또한 여당 입장에서는 부담이다. 강성으로 이름난 정 의원이 집시법 개정 과정에서 불리한 변수로 떠오를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정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행안부, 경찰, 선관위, 모든 지자체 등 현안도 많고 해결해야 할 일도 많다”라며 “과방위원장 때보다 더 열심히 일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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