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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코로나 청구서 도착…中우한시 250여 부채기업 명단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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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 560억원 받아내려 신문에 공고



헤럴드경제

지난해 12월 31일 촬영된 중국 우한시 양쯔강 모습[로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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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이민경 기자] 중국에서 코로나19가 가장 먼저 창궐한 후베이성 우한시가 기한 내 부채를 상환하지 갚지 못한 기업들의 명단을 발표하며 당장 갚으라고 촉구했다.

29일 홍콩 명보에 따르면 우한시 정부는 지난 26일 현지 관영 창장일보 한면을 털어 2018년 12월 기준 시로부터 돈을 빌려 가서 제때 갚지 않은 채무자 259곳의 명단을 발표하며 “즉시 갚아라”라고 촉구했다.

각각 1만 위안(약 188만원)에서 2300만여 위안(43억원)까지 빚을 진 이들 채무자의 총부채는 약 3억위안(약 563억원)이다.

최대 채무자는 2354만 위안(약 44억원)을 빌려 간 한 자동차 제조사이며, 일부 국영기업도 명단에 포함됐다.

심지어 우한시 산하 구(區) 재정국들도 명단에 올랐다.

장샤구 재정국이 1252만 위안(약 23억5000만원)으로 가장 많이 빌렸고, 가장 적게 빌린 한난구 재정국은 50만 위안(약 9300만원)을 꿔갔다.

우한시는 창장일보에 낸 채무상환 독촉 공고에서 “그간 다양한 방법으로 채무자들에게 미상환 부채에 대해 통지하고 갚으라고 안내했지만 명단에 공개된 채무자들은 여전히 빚을 갚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우한시의 이같은 이례적인 조치는 ‘제로 코로나’ 3년으로 재정이 악화한 중국 지방 정부들의 어려움을 보여주며 주목받고 있다고 명보는 설명했다.

특히 우한시는 2020년 초 코로나19가 발생하자 76일간 봉쇄됐던 아픈 기억이 있다.

우한시 재무국의 자료에 따르면 2020년 우한시 일반 공공예산 수입은 코로나19 등의 영향으로 전년 대비 21.3% 감소했다.

2021년에는 전염병 이전 수준을 회복했지만, 지난해에는 대규모 세금 환급·감면과 코로나19의 재유행 등으로 수입이 다시 전년 대비 4.7% 감소했다.

또한 올해 1분기 우한시의 예산수입도 전년 동기 대비 8.5% 감소했다.

중국에서 각 지방정부의 부채는 숨은 뇌관으로 여겨진다.

지난 2일 발표된 국제통화기금(IMF)의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 지방정부의 부채 총액은 자금조달용 특수법인인 ‘LGFV’(local government financing vehicles)를 포함해 약 66조위안(약 1경2400조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중국 GDP의 약 절반에 달하며, 2018년(35조 위안)과 비교하면 거의 2배로 늘어난 것이다.

월가 투자은행(IB) 골드만삭스는 LGFV가 설립한 수천 개 금융기업의 숨겨진 차입금을 포함한 중국 지방정부의 총부채가 약 23조 달러(약 3경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했다.

중국 지방정부들은 LGFV를 통해 자금을 조달하는데 이는 공식 데이터에 잡히지 않는 이른바 ‘숨겨진 부채’다.

블룸버그 통신은 지난 22일 미국 싱크탱크 매크로폴로의 분석을 인용해 중국 중앙정부가 은행에 지방정부 부채 만기를 연장하도록 당부하고 있다면서, 대출 연장이 없다면 지방정부의 3분의 2 이상이 제때 부채 상환을 하기 힘든 상황이라고 보도했다.

중국 정부가 암묵적으로 부채 보증을 제공하고 있기 때문에 지방정부의 채무 불이행 가능성은 크지 않다. 그러나 지방정부의 재정 상황이 악화하면 부채 상환 때문에 지출을 삭감하고 성장 프로젝트에 돈을 쓰지 못하는 상황이 빚어진다.

thin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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