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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 (토)

英 사립 초·중·고에 홍콩 출신 학생 2년새 5배,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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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보안법 반대’ 홍콩 떠나 영국 정착하는 시민 급증 영향

조선일보

홍콩의 한 시민이 반중 시위를 벌이며 BNO여권을 들어 보이고 있다. 이 시위에서 한 시민은 "차라리 영국에 이민 가서 2등 시민이 되겠다"고 주장했다./D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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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국가보안법(홍콩보안법) 시행 이후 영국 초·중·고에 다니는 홍콩 출신 학생 수가 2년 전의 5배쯤으로 급증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28일 보도했다.

SCMP는 지난주 발표된 ‘영국 사립학교 협의회’의 보고서를 인용해, 올해 기준 홍콩 출신 학생 2357명이 사립 초·중·고에 다니고 있다고 보도했다.

작년(1538명)의 1.5배, 2021년(496명)의 4.8배다. 학생과 함께 부모가 영국으로 이민한 경우를 기준으로 집계된 수치다.

자식만 영국으로 사립학교 유학을 보내는 경우는 5654명에 달했다. 영국 사립학교에 재학 중인 해외 학생은 작년부터 올해까지 2년 연속 홍콩 출신이 1위다. 이어 중국 본토, 독일 등의 순이었다.

이처럼 홍콩 출신 영국 초·중·고 학생들이 늘어난 것은, 2020년 홍콩보안법 시행된 이후 영국이 홍콩 주민들에게 ‘이민 특혜’를 줬기 때문이다. 1997년 홍콩이 중국에 반환되기 이전 영국해외시민(British National Overseas) 여권을 발급받은 홍콩인은 최대 5년까지 영국에 살 수 있게 해주고, 이후 영국 시민권도 취득할 수 있도록 했다. 홍콩보안법에 반대해 홍콩을 떠나려는 시민들을 영국으로 받아주겠다는 취지다. 정책이 시행된 2021년 1월부터 작년 12월까지 16만명이 넘는 홍콩인이 이민을 신청했다. 영국 이민 비자를 발급받은 18세 미만 홍콩 청소년도 4만1000명에 달한다.

영국에서 사립학교는 상징적인 의미를 갖고 있다. 전체 학생 가운데 6%가 다니는 사립학교를 나와야 상류층으로 편입될 수 있다는 인식이 강하다. 영국 사립학교의 학비는 기숙사가 없는 사립학교 기준 연간 8000파운드(약 1300만원)에 달한다.

홍콩 학생들의 영국 사립학교 등록을 돕는 사업을 하는 사무엘 찬 스즈밍은 SCMP에 “이민자들이 대부분 처음엔 자녀들을 공립학교에 보내지만, 이내 공립학교의 교육 수준과 따돌림 문제에 실망하고 더 나은 시설과 교육의 질을 기대하며 자녀를 사립학교로 옮기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류재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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