①강한 불빛이 켜진 곳이면 어디든 모여들어 달라붙는다.
②얼핏 봤을 땐 동화 ‘피터팬’에 나오는 요정 팅커벨 같기도 하다.
③수명이 짧다.
〈정답〉
동양하루살이.
동양하루살이는 늦봄 불청객으로 불린다. 가로등이나 간판 등 주변에 떼를 지어 모여 가게 영업이나 산책 등을 방해한다. 하지만 ‘해충’은 아니다.
26일 서울시와 국립생물자원관 측의 설명을 종합해보면, 동양하루살이는 하루살이과 수서(水棲)곤충이다. 2급수 이상의 비교적 깨끗한 물이 흐르는 강이나 하천 등지에 주로 서식한다. 수질이 좋아진 한강 주변에 출몰하는 이유다. 유충일 땐 물속에서 살다가 성충이 되는 5~6월쯤부터 물 위로 나와 활동한다. 성충이 된 뒤 수명은 길어야 일주일 정도라고 한다. 몸길이는 1~2㎝인데, 날개를 펴면 4~5㎝까지 커진다.
성동구청은 블로그를 통해서 동양하루살이 대처 방안 등에 대해 안내했다. [사진 성동구청 블로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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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 퇴화해 사람 물지 못해
동양하루살이는 성충이 되는 과정에서 ‘입’이 퇴화한다. 아예 사람을 물지 못한다. 그래서 모기처럼 감염병을 옮길 염려가 없다. ‘위생 해충’은 아니라는 게 곤충학계의 설명이다. 또 동양하루살이는 물고기나 새에겐 훌륭한 먹잇감이다. 수생생태계 유지를 위해 필요하단 의미다. 이에 “익충이므로 공존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주장하는 곤충학자도 있다.
일반 시민 사이에서 불청객이 된 건 동양하루살이 습성 때문으로 보인다. 해 질 무렵부터 번식을 위한 군무(群舞)를 추는데, 강한 불빛에 ‘유혹’된다. 간판 등이 환하게 켜진 도심으로 수백 마리가 한 번에 떼 지어 날아오르기도 한다.
기자에게 조명이 비추자 동양하루살이가 모여들었다. [JTBC 뉴스룸 캡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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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혐오스러워” 민원에 방역 진행
지난 18일 오후 야간 조명이 밝은 서울 잠실야구장에 동양하루살이 떼가 출몰했다. 이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에선 동양하루살이 사진을 올리며 “크기도 너무 크고, 많기도 너무 많다”는 글이 잇따랐다. 동양하루살이가 불빛을 따라 가게 외벽·창문 등에 붙다 보니 “손님이 불쾌해해 영업에 방해가 된다”며 상인들까지 가세했다.
민원이 잇따르자 지자체는 방역에 나섰다. 한강과 맞닿은 서울 성동구는 방역 소독을 하고, 한강이나 중랑천변 공원·산책로에 친환경 해충 퇴치기 353개를 가동했다. 살충제를 사용하지 않고, 빛을 이용해 벌레를 유인해서 잡는 방식이다. 방역기동반까지 꾸렸다.
이웃 광진구도 기존에 설치된 해충 퇴치기 66개에 더해 주택가·공원, 한강 변 중심으로 44대를 추가로 설치할 예정이다. 2019년 드론까지 동원해 동양하루살이에 대응했던 경기 남양주시는 올해 신형 포충기를 확대 설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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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데이터 ‘예보제’ 의견
일각에선 친환경 해충 퇴치기나 방역 등이 동양하루살이 대응에 근본 해결책이 되지 못한다고 지적한다. 해충 퇴치기는 오히려 먹이를 쫓는 거미 등 다른 벌레까지 한 데 모이게 하는 역효과가 나올 수 있다고 한다. 끈끈이 보드도 방제 효과가 비교적 적고, 폐기물이 발생한다.
생태학자인 김동건 삼육대 스미스학부대학 교수는 “물가 주변으로 강한 불빛을 쏘아 동양하루살이가 도심으로 넘어오지 못하게 하는 것도 한 방법”이라며 “동양하루살이로 인한 시민 불편이 매년 빚어지는 만큼 언제 어떨 때 벌레가 많이 발생하는지 데이터를 모아 ‘예보제’를 해보면, 선제 대응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나운채 기자 na.uncha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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