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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5 (금)

이슈 시위와 파업

집시법 허점 파고드는 택배노조 … 어린이집 소음시위 ‘몸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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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조 쿠팡로지스틱스 본사 시위
직원 어린이집 인근서 소음 유발
집시법, 초·중·고교는 시위 막아
어린이집 시위는 규제 없어 논란


26일 오후 서울지하철 2호선 선릉역 4번 출구 인근. 이날 택배노조원 10여명은 마이크와 앰프를 가져와 집회를 열었다. 이곳에는 쿠팡의 물류 자회사 쿠팡로지스틱스(CLS)의 본사가 자리 잡고 있다. 이들은 지난달 택배노조 쿠팡택배지회를 설립한 뒤 CLS 본사는 물론 각종 물류창고 등에서 폭력 집회를 이어가고 있다. 특히 이날 집회는 어린이집 인근에서 열려 논란이 벌어지고 있다. CLS 본사 3층에 쿠팡 직원들을 위한 어린이집이 있기 때문이다. 이 어린이집에는 쿠팡과 자회사 직원들의 자녀 30여명이 생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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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서울 강남구 역삼동에 있는 쿠팡 어린이집 앞에서 택배노조가 집회를 개최한 가운데 어린이가 창밖을 바라보고 있다. <사진=독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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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택배노조가 어린이집 앞에서 각종 구호를 고성으로 외치면서 소음을 유발했다는 것이다. 이날 오후에도 택배노조는 점심 식사를 막 끝낸 어린이들이 휴식하고 있는데 “뭉치면 주인 되고 흩어지면 노예 된다”, “쿠팡을 야단쳐달라” 등과 같은 구호를 마이크에 외쳤다. CLS 본사 건물에 어린이집이 있다고 알리는 입간판이 설치돼 있었지만 아랑곳하지 않았다. 어린이집 교사 A씨는 “낮잠 자는 아이들이 소음 때문에 깰까 봐 걱정된다”라면서 “집회가 길어지면 아이들에게 트라우마가 될 것 같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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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서울 강남구 역삼동에 있는 쿠팡로지스틱스 본사에서 택배노조가 집회를 개최한 가운데 시민들이 소음으로 불편을 호소하고 있다. <사진=독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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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배노조는 앞으로 한 달 동안 CLS 본사 앞에서 집회를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매일 낮에 집회를 가지면 아이들의 오전 오후 등·하원 시간과 겹치고 야외 활동을 비롯한 소음 등 과격한 노조 활동에 고스란히 노출될 위기에 처했다. 어린이집 관계자는 “우리 아이에게 정제되지 않은 시위 구호들이 고스란히 전해질까 두렵다”라면서 “노조가 민중가요를 틀면 아이들이 따라부를 것 같아 걱정된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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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서울 강남구 역삼동에 있는 쿠팡로지스틱스 본사에서 택배노조가 집회를 개최하고 있는 모습이다. <사진=독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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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조계는 국회가 하루속히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을 개정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현행 집시법에 따르면 유치원이나 초중등학교, 특수학교 인근에서 집회와 시위를 제한하거나 금지하고 있지만 어린이집은 제외된다. 어린이집 인근 집회를 제한하는 집시법 개정안이 국회에 발의돼 있지만 1년 넘게 계류 중이다. 법조계 관계자는 “집시법으로 어린이집이 초·중등교육법에 해당하지 않아 경찰도 별다른 조처를 할 수 없을 것”이라면서 “법원에 집회를 멈추게 하는 가처분신청을 제기할 수밖에 없지만 인용될지는 미지수”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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