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말까지 우크라 피해 배상 여부 결정
유럽연합(EU)가 동결한 러시아 중앙은행 자산에서 발생한 수익을 우크라이나에 지원하는 걸 논의하기 시작했다. 러시아 중앙은행 건물 위에 러시아 국기가 걸려 있다. 모스크바/EPA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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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연합(EU)이 역내에 묶어두고 있는 러시아 자산에서 발생한 수익을 우크라이나에 넘겨주는 문제를 논의하기 시작했다. 유럽연합이 이 돈을 우크라이나에 지원할 경우, 러시아와의 갈등은 더욱 고조될 전망이다.
유럽연합 집행위원회와 회원국 관리들이 24일(현지시각) 회의를 열어 벨기에에 있는 자금 정산소인 ‘유로클리어’에 묶어둔 러시아 자산의 수익분을 우크라이나에 넘겨주는 방안을 논의했다고 영국 <파이낸셜 타임스>가 보도했다. 유럽연합 관리들은 오는 6월 말 열릴 회원국 정상회의 때까지 구체적인 방안을 마련한다는 목표다.
유럽연합은 지난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제재하기 위해 러시아 중앙은행 등이 유럽에 보관한 자금을 동결했다. 이에 따라 현재 유로클리어에는 1966억유로(약 281조원)의 자산이 묶여 있다. 이 가운데 1800억유로는 러시아 중앙은행 소유다. 유로클리어는 동결된 러시아 자금을 재투자해서 지난 1분기에 7억3400만유로(약 1조450억원)의 수익을 올렸다고 밝혔다.
논의에 정통한 한 소식통은 “이자 수익이 누구 소유인지 명확하지 않다”며 “이를 우크라이나에 넘겨주는 것은 ‘미지의 영역’에 해당하는 조처지만 충분히 가능한 일이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또 다른 소식통은 “금융기관들이 이런 자금을 어떻게 처리해야 할지 몰라 하고 있다”며 우크라이나 지원금으로 쓰는 것이 유력한 처리 방안이라고 말했다.
일부 관리들은 룩셈부르크에 있는 정산소인 ‘클리어스트림’에 묶어 둔 자금 등 다른 러시아 동결 자산에도 같은 처리 방침을 적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유럽연합 내부에서는 수익을 적극적으로 투자해 더 많은 수익을 얻는 것까지 거론되고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하지만 고객의 자산으로 얻은 이익을 임의로 처분하는 것에 대한 법률적 검토가 필요하다는 주장도 나온다. 한 관계자는 정산소의 경우 일반적으로 자산 관리자 구실만 하는 만큼, 이익의 처분은 정산소 기능에도 영향을 끼칠 수 있는 사안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유로클리어의 기능을 보호하는 것과 자금을 우크라이나로 보내는 문제 사이의 균형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 자금의 처리가 국제 금융 시장에도 영향을 끼칠 수 있어 국제적인 합의가 이뤄져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유로클리어는 러시아쪽으로부터 동결 자산 반환 소송을 당한 상태이다. 이들은 러시아 제재와 관련해 얻은 어떤 수익도 상황이 분명해질 때까지는 분배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유럽연합 집행위원회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 끼친 피해를 배상하도록 하는 방안을 찾고 있다”며 “국제 파트너들과도 논의를 진행하고 있지만 사안이 법률적·기술적으로 복잡하다”고 밝혔다.
신기섭 선임기자 marishi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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